[대선후보 TV토론 가능성과 한계]「미디어선거」길 개척

  • 입력 1997년 6월 13일 20시 29분


이제 TV방송을 이용한 선거운동, 즉 「미디어선거」는 대세다. 고비용정치구조를 개선해야 한다는 국민적 요구도 그렇지만 최근 TV3사가 여야 대선주자초청토론을 경쟁적으로 방영함으로써 오는 12월의 대선이 사상 처음으로 미디어선거로 치러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미디어선거의 최대 장점은 후보와 유권자의 거리를 「TV시청거리」로 좁혀주는 점이다. 각 후보는 큰 경비부담없이 한꺼번에 많은 유권자와 만날 수 있고 유권자는 큰 어려움없이 후보들의 정견을 안방에서 듣고 선택할 수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미디어선거가 가져오는 역기능과 부작용을 외면해서는 안된다고 지적한다. TV에 나타난 후보들의 영상이미지를 곧장 후보들의 참모습으로 인식하는 잘못을 저지를 수 있기 때문이다. 후보들이 영상매체의 특징을 최대한 이용, 말솜씨나 매너 의상 등에 신경을 쓰고 진실성이 없더라도 번지르르한 말이나 비전을 늘어놓는데 매달리는 등 TV토론이 흥미위주로 진행되면 더욱 그렇다. 미디어 전문가들은 『정책쟁점보다는 이미지중심으로 토론이 이뤄질 경우 수백만명의 부동층이 몇차례의 TV토론을 통해 지지후보를 결정하는 것 자체가 큰 「함정」』이라고 우려했다. 따라서 유권자들은 토론에서 제시된 후보들의 표면적 이미지나 정책구상에 의존할 것이 아니라 언행일치와 진실성, 실현가능성 등을 면밀히 따져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서울대 梁承穆(양승목·언론정보학)교수는 『TV토론이 정착돼 있는 외국에서도 비판적 시각이 많다』며 『정책중심으로 진정한 대통령의 자질을 평가할 수 있는 길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원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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