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 엽 기자] 가수 김완선(27)이 댄스곡 「탤런트」에 이어 「운명의 장난」으로 컴백무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홍콩과 대만에서 4년간 활동한 뒤 최근 재기에 성공한 그가 「인기뜀틀」 2단계에 돌입한 것. 김완선은 「운명의 장난」을 위해 패션 안무 분장 등을 통틀어 바꾸었다.
『재기에 성공했다고 하지만 이제야 시작이라는 느낌입니다. 「운명의 장난」처럼 4년을 타국에서 보냈는데…』
지난해 가을 김완선의 재기는 실패할 것이라고 점치는 이들이 많았다. 한때 한국의 댄싱퀸으로 불렸지만 지난 4년간 댄스계의 변화가 컸고 나이도 20대 중반을 넘어섰기 때문이다. 게다가 현재 소속사 대표 김모씨와 방송사 사이에 2년전 PD사건을 둘러싼 앙금이 풀리지 않은 탓으로 방송출연이 차질을 빚었고 재기후 지금까지 MBC에는 출연한 적이 없다. TV무대의 영향을 크게 받는 댄스가수로서는 위기의식마저 없지 않았다.
이같은 상황에서 「탤런트」로 기반을 잡자 『역시 김완선』이라는 소리를 들었다. 경쾌한 댄스리듬과 쉬운 멜로디를 가진 이 곡은 방송에서 첫선을 보이자 댄스클럽 등에서 쉽게 주목받았다. 또 코걸이 선글라스와 몸에 달라붙는 체크무늬 티셔츠 등 별다른 패션으로 바람을 일으키기도 했다.
후속곡으로 내민 「운명의 장난」은 「탤런트」보다 더 강렬한 리듬의 댄스곡으로 삼각관계를 묘사한 노래다. 김완선은 『신세대춤에 재즈댄스를 가미해서 관능적인 분위기를 이끌어낼 것』이라고 말했다. 또 출연할 때 얼굴에 붙이는 별모양의 스티커는 이미 주목을 끌고 있다.
요즘은 대만과 한국에서 활동을 병행하고 있는 상태. 최근 설을 전후해서는 대만에서 10여일을 보냈다. 「볼거리」를 내세우는 김완선은 특히 KBS 2TV 「슈퍼선데이」의 한 코너 「우리들의 이야기」에서 푼수역을 맡아 해프닝 메이커로도 활약하고 있다. 김완선은 『가수가 코미디를 한다는 지적도 있지만 그만큼 하고싶은 일이 많은 셈』이라고 말했다.
92년 11월 돌연 은퇴를 선언한 지 불과 4개월만에 『잘못했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그는 오랜 공백뒤 잡은 재기기회는 행운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여러 루머가 얽혔던 은퇴배경에 대해서는 『피에로같은 모습만 있는 연예계에 염증을 느꼈기 때문』이라고 짧게 설명했다.
『18세 데뷔부터 정상에 오른 여가수의 갑작스런 은퇴 외유 재기는 결코 평범할 수 없잖아요. 그러나 데뷔 10년이 넘은 만큼 이제는 인상깊은 여가수로 남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