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전문은행 3사가 일제히 마이너스통장 한도를 줄이며 ‘빚투’(빚내서 투자) 억제에 나섰다. 모바일로 쉽게 대출받을 수 있는 인터넷은행 마이너스통장 이용이 빠르게 늘자 금융 당국이 정상 범위 내에서 운용해 달라고 주문한 데 따른 조치다.
인터넷은행은 그동안 은행 창구를 갈 필요 없이 모바일에서 간단하게 마이너스통장 개설이 가능했다. 시중은행에 이어 인터넷은행 대출 문턱도 크게 높아지면서, 당분간 개인 대출 규모는 뚜렷하게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는 22일부터 마이너스통장(신용한도 대출) 최대 한도를 기존 2억4000만 원에서 1억 원으로 58% 축소한다. 정부의 6·27 대출 규제 이후 신용대출은 연 소득 내에서만 가능하다. 연 소득이 많은 의사, 변호사 등 전문직이나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대기업 직장인도 일제히 한도가 1억 원으로 줄어든다.
카카오뱅크 마이너스통장 보유자(한도 5000만 원 이상)가 다음 달부터 만기를 연장할 때는 최근 6개월간 사용률이 20% 이하라면 한도를 기존의 최대 20% 줄인다. 한도가 5000만 원인 마이너스통장 이용자가 최근 6개월간 500만 원만 썼다면 사용률이 10%이므로, 만기 연장 시 한도를 20% 줄여 4000만 원까지만 쓰게 한다.
토스뱅크는 18일 오후 6시부터 신용대출 한도를 3억 원에서 1억 원으로, 마이너스통장은 1억5000만 원에서 5000만 원으로 줄인다. 케이뱅크는 16일부터 7월 말까지 신규 마이너스통장 판매를 중단한다.
인터넷 전문은행들의 이 같은 움직임은 금융당국이 가계부채를 줄이는 관리 강화 기조에 따른 것이다. 금융위원회는 11일 가계부채 점검 회의를 열고 ‘가계부채 비상 관리체계’를 가동했다. 연초 각 금융회사가 약속한 것보다 가계대출을 오히려 늘리거나 덜 줄인 곳을 매주 집중적으로 점검하겠다는 것이다. 금융 당국은 인터넷은행이 마이너스통장 한도를 넉넉하게 주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대출 조이기에 동참할 것을 촉구했다.
시중은행들은 이미 비대면 대출 제한, 한도 제한, 갈아타기 중단, 우대금리 축소 등 다양한 수단을 동원해 개인 대출을 줄이고 있다. 최근 은행권 신용대출이 급증하면서 주가 변동성 확대, 개인 투자자의 금융 리스크 등에 대한 우려가 커지자, 시중은행들은 잇따라 신용대출 자율 관리 방안을 도입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신규 신용대출 한도를 1억 원으로 낮췄고 KB국민은행은 신규 신용대출은 1억 원, 마이너스통장 한도는 5000만 원으로 묶었다. 우리은행은 온라인 대출 비교 플랫폼을 통한 신용대출 접수를 막았다. 신한은행은 마이너스통장 만기를 연장할 때 한도를 최대 20% 감액했다.
NH농협은행은 19일부터 가계 신용대출 한도를 대출자당 최대 1억 원으로 제한한다. 특히 마이너스통장의 경우 한도 1억 원과 대출자 연 소득의 절반 중 금액이 작은 쪽을 기준으로 대출 한도를 제한한다.
김영도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주가 상승으로 신용대출이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어 자금 쏠림을 막는다는 차원에서 급한 불을 끌 필요가 있다”면서 “다만 급전이 필요한 중저신용자가 피해를 보지 않도록 대출 관련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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