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의원연맹 정책세미나 특강
“데이터센터는 지능 생산하는 공장
국가 차원 10~30GW 인프라 투자를”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소회의실에서 열린 ‘미중 AI 기술 패권 경쟁 속 대한민국 성장전략 세미나’에서 특별 강연을 하고 있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겸 SK 회장이 인공지능(AI) 시대 국가 경쟁력의 핵심으로 ‘데이터센터 인프라’를 꼽으며 대규모 AI 인프라 투자 필요성을 제기했다. 단순한 기술 경쟁을 넘어 국가 차원의 인프라 구축 없이는 AI 경쟁에서 뒤처질 수밖에 없다는 경고다.
최 회장은 2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한중의원연맹 주최 ‘2026년 제1회 정책세미나’ 특별강연에서 “더 많은 AI 데이터센터가 한국에 필요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AI 데이터센터는 ‘지능을 생산하는 공장’”이라며 “AI를 하려면 ‘AI 공장’이 있어야 하는데 현재 우리의 포지션은 좋지 않다(데이터센터가 부족하다)”고 진단했다. 이어 “과거 중화학 공업과 통신 산업도 인프라를 먼저 깔았기 때문에 성장할 수 있었다”며 “인프라 없이 산업 발전은 어렵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인 수치도 제시했다. 최 회장은 “국내 1GW(기가와트) 규모 데이터센터 중 AI에 활용 가능한 비중은 5%도 되지 않는다”며 “이런 상황을 극복하려면 대규모 투자가 필요하다. 1GW급 AI 데이터센터를 짓는 데 약 500억 달러(약 74조 원)가 들어간다”고 말했다. 이어 “울산에서 아마존과 100MW(메가와트) 규모로 추진 중인 데이터센터를 1GW로 확대하더라도 충분하지 않다”며 “국가적으로 10∼30GW 수준의 인프라를 목표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메모리 반도체 수급 상황과 관련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요즘 메모리 공급이 부족해 자동차 업계 등에서 누군가를 만나기만 하면 메모리를 달라고 못살게 군다”며 “어찌 보면 저한테는 돈을 많이 버는 즐거운 이야기이지만 영원히 갈 수 있는 상황은 아니기에 공급을 가능하면 빨리 늘려줘야 하는 문제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국회의원들과의 질의응답에서는 전력 확보 문제를 둘러싼 논의가 이어졌다. ‘광주·전남에 전기가 있는데 반도체 공장을 설립할 생각이 있나’라는 정진욱 더불어민주당 의원 질의에 최 회장은 “전기가 있는 곳에 가야 하는 건 맞지만 거기에 꼭 반도체 공장이 가야 하는지는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SK에 전기요금을 절감해줄 경우 1∼3년 정도 선납할 의향이 있느냐’는 박정 민주당 의원의 질문에는 “처음 듣는 제안이라서 숙고해서 답을 드리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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