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푸드 열풍이 거세지며 된장·간장 등 전통 발효 장류가 차세대 K소스로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특유의 냄새와 불편한 보관·운반 조건은 여전히 세계화의 걸림돌로 꼽힌다. 충남 서산에 위치한 에프엔바이오㈜가 이 문제를 정면 돌파하며 업계의 이목을 끌고 있다.
에프엔바이오는 국내 유일·최초의 발포정 기술로 건강기능식품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낸 강소기업이다. 비타민부터 미네랄까지 액상이나 캡슐 형태로만 여겨지던 원료를 고체 발포정으로 전환하며 업계의 시선을 모았다. 이제 그 혁신의 방향이 조미 식품으로 향하고 있다.
김동호 대표동전 육수는 오랫동안 간편식 시장의 스테디셀러였지만 약점도 뚜렷했다. 물에 잘 녹지 않아 조리 시 불편함을 줬다. 에프엔바이오는 자사의 배합 기술을 접목해 이 문제를 해결한 ‘큐브육수’를 선보이며 조미 식품 시장에 첫발을 내디뎠다. 수많은 원료 배합 실험을 통해 최적화된 깊은 맛을 구현하면서도 용해성을 대폭 개선한 것이 핵심이다.
이 기술력은 자연스럽게 된장으로 이어졌다. 5월 출시를 앞둔 ‘큐브된장’은 에프엔바이오의 차세대 K소스다. 핵심은 페이스트 된장의 향미를 손상시키지 않고 분말 형태로 가공하는 독자 기술이다. 일반적으로 된장은 상온 건조 시 특유의 맛과 향이 대부분 사라진다. 동결건조 방식은 생산 비용이 높아 소비자가격도 크게 오른다. 페이스트 된장은 냄새와 보관 문제로 해외시장에서 경쟁력이 약했다. 큐브된장은 이 모든 한계를 단번에 뛰어넘는다. 뜨거운 물에 쉽게 녹아 된장국은 물론 수프·음료 형태로도 즐길 수 있으며 동결건조 대비 가격은 절반 수준이면서도 성분 유지력이 뛰어나 맛의 풍부함을 그대로 살렸다.
세계화 행보는 이미 가시권에 들어왔다. 김동호 대표는 올해 1월 직접 미국으로 건너가 시장조사를 마쳤고 익산 국가식품클러스터 내 K소스산업화센터 과제에 참여하는 한편 aT(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로부터 대기업 컨소시엄을 통한 수출 지원금 5억 원을 확보했다. 특허청의 해외 출원 지원도 병행하며 국내외 특허·상표권 등록을 동시에 추진 중이다. 서산 본사 공장에서 연구와 시험을 거듭하는 한편 대량생산을 위한 원주 공장은 오는 9월 가동을 목표로 설비 스케일업이 한창이다.
목표 시장은 미국·일본·동남아·중국·대만이다. 그중에서도 일본은 최우선 공략지다. 1인 가구와 홀몸노인 비율이 높고 미소(일본 된장)가 식탁의 기본으로 자리 잡은 일본에서 간편하고 저렴하면서도 맛이 뛰어난 큐브된장은 충분한 경쟁력을 갖는다. 현지 일식당을 겨냥한 B2B 전략과 함께 세계 코스트코 입점도 추진 중이다.
김동호 대표의 눈은 된장 하나에 머물지 않는다. 그는 “큐브된장은 시작일 뿐”이라고 말한다. 큐브 형태의 김치소스를 비롯해 K소스 전 라인업을 글로벌 시장에 순차적으로 내놓겠다는 구상이다. 단백질 보충이나 혈당 관리에 도움이 되는 기능성 간식 등 건강과 편의를 동시에 잡는 신제품 개발도 구체화되고 있다. “소비자의 삶과 가장 가까운 곳에서 불편함을 없애고 건강까지 챙기는 제품을 계속 만들어나가겠다”는 것이 그의 변함없는 경영 철학이다.
에프엔바이오는 앞으로도 기존 제품의 제형 변화를 통해 소비자에게 새로운 가치를 제공하는 사업 방향을 이어갈 계획이다. 발포정으로 건강기능식품 시장에서 제형 혁신을 이뤘던 이 기업은 이제 된장 한 조각으로 K소스의 세계 지도를 다시 그려낼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맛있게, 즐겁게, 건강하게 큐브된장으로 K소스 세계화를 선도하겠습니다.” 수천 년 한국인의 밥상을 지켜온 된장이 에프엔바이오의 손을 거쳐 세계인의 식탁으로 향한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