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귀영 대표글로벌 물류 시장에서 화학물질과 식품 등 특수 액체, 가스의 안전한 운송을 책임지는 ISO 탱크 컨테이너 산업이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ISO 탱크는 국제표준화기구(ISO) 규격에 맞춰 특수 제작된 컨테이너를 말한다. 단순 운송 용기를 넘어 고도의 기술 관리가 요구되는 영역으로 재편되면서 내부 상태 진단과 미세 오염 관리, 금속 피로도 분석 등 전문성의 중요도가 날로 높아지고 있다.
이 같은 변화의 한가운데서 부산에 위치한 ㈜아이에스오탱크는 ISO 탱크 컨테이너를 ‘단계적으로 관리되는 기술 자산’으로 재정의하며 독자적인 영역을 구축해왔다.
정귀영 대표가 이끄는 이 회사의 기술 프로세스는 국제 제3자 인증을 전제로 설계된 구조다. 모든 컨테이너는 내부 수리 및 세척 공정을 완료한 후 반드시 ‘로이즈 레지스터’ ‘뷰로 베리타스’ 등 글로벌 공인 검사기관의 검사를 통과해야만 출고가 가능하다.
정 대표는 “검사 과정에서 단 하나의 항목이라도 기준에 미달하면 출고 여부를 협의하거나 예외를 두지 않는다”며 “일정 지연이나 비용 증가를 감수하더라도 재작업을 원칙으로 하는 이유는 국제 기준을 기술 운용의 출발점이자 최소 조건으로 삼겠다는 명확한 철학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ISO탱크 정비 시설 내부
ISO 탱크 컨테이너는 내용물에 따라 내부 상태, 미세 오염, 금속 피로도까지 철저한 관리가 요구되는 고난도 기술 영역으로 아이에스오탱크는 바로 이 지점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해왔다. 특히 ISO 탱크 관리에서 가장 까다로운 영역은 용도 전환 판단이다. 식품과 화학물질은 동일 컨테이너 사용이 불가능하다. 하지만 아이에스오탱크는 내부 스테인리스 구조와 미세 오염 가능성, 잔류 물질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검사해 식품용 컨테이너의 사용 종료 시점을 판단하고 이후 기술 테스트를 거쳐 화학용 전환 여부를 결정한다. 해당 결과는 기술 리포트 형태로 제공된다. 식품, 화학, 고위험 물질 등 단계별 사용 전환 판단은 경험과 기술 데이터가 결합된 영역으로 회사의 핵심 경쟁력이다.
컨테이너를 단일 용도로 소비하는 자산이 아닌 생애주기 전반을 관리하는 기술 자산으로 정의하는 이 접근법은 정 대표가 50년 넘게 현장에서 쌓아온 노하우의 결정체다.
안전에 대한 정 대표의 철학은 더욱 명확하다. “보상보다 중요한 것이 사람의 몸”이라는 그의 말처럼 무사고 운영은 기업의 최우선 가치다. 과거 사고 이후 전기 설비와 작업 환경을 전면 개선해 기술 운용 단계에서의 리스크를 구조적으로 차단했다. 작업 현장에서 느끼는 불만이나 개선 의견을 자유롭게 제안할 수 있도록 장려하고 실제 제안이 나오면 약 3개월간의 테스트를 거쳐 안전성과 효율성을 함께 검증한 뒤 제도화한다. 성과보다 안정을 우선하는 운영 체계는 직원들의 높은 주인의식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거래처와의 관계에서도 정 대표의 철학은 일관되게 관철된다. 가격 변동이 필요한 경우에도 일방적인 통보가 아닌 시장 상황과 비용 구조를 설명한 뒤 고객사와의 협의를 통해 조정한다. 단기 수익보다는 장기적인 파트너십과 사고 없는 운영을 중시하는 거래 방식이다. 이러한 경영 철학은 ‘2025 대한민국 중소·중견기업 대상’ 지속가능 부문에서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상 수상으로 인정받았다.
정 대표의 목표는 분명하다. “외형적인 확장보다는 ISO 탱크 기술의 완성도를 높이는 데 집중하고 싶습니다. 산업의 전면에 나서기보다 컨테이너 기술을 통해 물류 흐름을 지탱하는 기술 기반의 파트너 기업으로 기억되고 싶습니다.”
1974년 항만 물류업계에 첫발을 내디딘 이후 50년 넘는 세월 동안 정 대표가 쌓아 올린 방대한 데이터와 경험, 타협 없이 국제 기준을 준수해온 원칙은 아이에스오탱크의 경쟁력이 됐다.
ISO 탱크를 소모품이 아닌 기술 자산으로 재정의한 이 회사는 한국 물류 산업의 숨은 기술 파트너로서 오늘도 묵묵히 제 역할을 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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