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이 늘어난 세금 체납액이 줄어든 것처럼 보이기 위해 고액·상습 체납자의 세금 약 1조4000억 원을 탕감해 줬다는 감사원 감사 결과가 12일 나왔다.
감사원에 따르면 국세청은 2020년 자체 집계한 누적 체납액이 122조 원에 이르자 당시 국세청장이었던 김대지 전 청장 보고를 거쳐 이를 ‘100조 원 미만’으로 축소하기로 계획했다. 국회 요구에 따라 누적 체납액을 공개하면 ‘세금 추징이 제대로 되고 있지 않다’는 비판을 받을 것을 우려해서다. 이후 국세청은 각 지방청에 누적 체납액 감축 목표(20%)를 일률적으로 할당하고 세무관서·지방청별 실적 순위를 공개하는 방식으로 체납액 감축을 압박했다.
이에 따라 이듬해 누적 체납액은 98조7000억 원으로 23조3000억 원 감축됐다. 문제는 국세청이 받아야 할 세금 자체를 없애는 방식으로 체납 세금을 줄였다는 것. 국세청이 체납자의 재산을 파악해 압류하면 세금 소멸 시효가 중단돼 체납자가 계속 납세 의무를 지게 되는데 애초에 체납자 재산 압류가 이뤄지지 않은 것처럼 조작해 세금을 탕감한 것이다.
이로 인해 2021년부터 2023년까지 3년간 부당하게 탕감된 세금은 총 1조4268억 원에 이른다. 감사원은 국세청장에게 개선 방안을 마련할 것을 통보하고 관련자에 대해서는 인사자료 통보 및 주의 조치를 결정했다. 이에 대해 국세청은 “명백하게 잘못된 일처리였고, 일부 직원들의 일탈이 있었다”면서도 “조직적으로 누적 체납액 통계를 줄이려는 의도는 없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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