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맥회동’ 두달만에… 30여분 대화
엔비디아, 벤츠-GM-루시드 등과
자율주행 시스템 개발 협업 추진… 현대차와도 기술 협력 논의한듯
현대차, 올해 임원행사 美서 열어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왼쪽에서 두 번째)이 6일(현지 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에서 열리고 있는 ‘CES 2026’ 현대차그룹 부스를 찾아 인공지능(AI) 모빌리티 로봇 ‘모베드’의 시연을 지켜보고 있다. 라스베이거스=뉴스1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사진)가 6일(현지 시간) 개막한 미국 라스베이거스 CES 2026 현장에서 다시 만났다. 지난해 10월 말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당시 서울 치킨집에서 ‘깐부 회동’을 가진 지 두 달여 만이다. ‘자율주행’에 집중하고 있는 두 회사 정상이 만나면서 현대차의 자율주행이 ‘엔비디아’라는 두뇌를 장착하게 될지에 관심이 집중된다.
● 엔비디아에 ‘구애’하는 자율주행업계
정 회장은 6일 미국 라스베이거스 퐁텐블로 호텔에서 약 30분 동안 황 CEO와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구체적인 대화 내용이 공개되진 않았지만 자율주행 관련 협력 방안을 논의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황 CEO가 하루 전인 5일 자율주행 플랫폼 ‘알파마요’를 현장에서 공개한 직후 이뤄진 만남이어서다.
두 회사는 지난해 1월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10월 피지컬 AI 역량 고도화를 위한 업무 협약을 맺는 등 관계를 두텁게 쌓아 가고 있다. 특히 현대차가 송창현 전 AVP(미래플랫폼) 본부장(사장)의 사임과 테슬라의 전면자율주행(FSD) 기술의 국내 공개 뒤 불거진 ‘자율주행 기술 격차’ 논란에 대한 돌파구를 엔비디아와의 협업에서 찾을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장재훈 현대차그룹 부회장도 CES 개막 하루 전 기자간담회에서 “글로벌 선도 기업들과 빠르게 협력 방향을 결정하고 우리 위치를 확보하는 것이 맞는 전략”이라고 말했다. 현대차의 로봇 전문 기업인 보스턴다이내믹스도 5일 라스베이거스에서 구글 딥마인드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고 휴머노이드 기술을 공동 개발하기로 했다.
글로벌 자동차 업계에서도 엔비디아 등 빅테크 기업과의 자율주행 기술 협업은 대세가 되어 가고 있다. 엔비디아의 ‘알파마요’는 벤츠의 신형 소형차 모델인 ‘CLA’에 이미 탑재돼 올해 1분기 중 미국 시장 출시를 앞두고 있다. GM 역시 최근 공개한 레벨2(운전자 감독형) 완전자율주행 ‘슈퍼 크루즈’를 레벨3(비상시 운전자 감독형)로 업그레이드하기 위한 개발을 엔비디아와 공동으로 진행하고 있다. 미국 전기차업체 루시드와 우버도 엔비디아와 공동으로 레벨4(운전자 비감독형) 자율주행 시스템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다만 현대차그룹이 속도 경쟁 측면에서 엔비디아와 협업하더라도 소프트웨어 AI 개발에 관한 연구 자체를 놓지는 않을 것이라는 해석이 많다. 5일 사전녹화를 통해 현대차그룹 내부에 공개된 신년회 영상에서 정 회장은 “피지컬 AI와 디지털(소프트웨어) AI는 본질적으로 같다”며 “혁신의 원천은 디지털 AI이며, 자체 언어모델 연구를 통해 체화된 AI 방법론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CES서 삼성-현대 깜짝 협업 제안도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6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윈 호텔에 있는 삼성전자 통합 부스를 방문했다. 라스베이거스=이민아 기자 omg@donga.com정 회장은 6일 CES 2026 현장에서 주요 파트너사 부스를 누볐다. 개막 직후 노태문 삼성전자 DX부문장 사장과 함께 삼성, LG, 현대차 홍보관을 둘러봤으며 노 사장에게 “삼성 로봇청소기에 저희 ‘모베드’를 결합해 보시라”고 ‘깜짝 콜라보’를 제안하기도 했다. 모베드는 AI 모빌리티 로봇으로 바닥의 경사나 굴곡에 관계 없이 본체가 원하는 각도를 유지할 수 있는 기술이 탑재됐다. 노 사장은 웃으며 “연락드리겠다”고 화답했다.
정 회장과 노 사장이 LG 홍보관을 방문한 직후 류재철 LG전자 최고경영자(CEO)도 현대차홍보관을 찾았다. 류 CEO는 휴머노이드 ‘아틀라스’와 4족보행 로봇 ‘스팟’, 모베드 등을 세심히 살펴봤다. 두 회사는 자동차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등 디스플레이와 첨단운전자지원시스템(ADAS), 소프트웨어중심차(SDV) 등의 분야에서 지속적으로 협력을 이어오고 있다.
한편 현대차그룹은 매년 진행하는 행사인 글로벌리더스포럼(GLF) 행사도 올해는 라스베이거스 현지에서 진행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위해 현대차그룹 임원 130여 명이 5일 미국에 입국했다.
CES 2026은 이날 오전 10시 공식 개막하며 일반 관람객에 전시장을 공개했다. 개막 시간 전부터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LVCC) 센트럴홀 입구에는 수백 명의 인파가 입장을 기다리다 10시가 임박하자 10초 카운트다운을 한 후 환호하며 식장에 입장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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