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R]창업가 출신 인재 채용, 기업 혁신에 긍정적

  • 동아일보

실패 경험도 혁신에 기여
중간관리자로 영입하고
기업가정신 자극해야

과거 창업을 해본 경험이 있는 인재를 채용하는 것이 기업의 혁신, 특히 신제품 매출 증대에 긍정적인 역할을 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비록 창업에 실패했더라도 창업을 경험해본 직원이 그렇지 않은 직원보다 더 나은 혁신 성과를 냈다.

덴마크 오르후스대 경영 및 사회과학대와 스페인 폼페우 파브라대 연구진이 2007년부터 2016년까지 덴마크의 고용-직원 연계 데이터와 커뮤니티 혁신 서베이 자료를 활용해 분석한 결과 창업가 출신 직원을 채용하면 일반 직원을 채용할 때보다 기업의 혁신 매출이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혁신 매출 기여도는 23.4배나 높았다.

창업가 출신 직원이 혁신을 이끄는 원동력은 특허 출원 같은 기술적 능력이 아닌 ‘실행력’에 있었다. 연구팀 분석에 따르면 창업가 출신은 불확실한 환경에서 인력, 자금, 기술 등 다양한 자원을 조합해 아이디어를 실제 시장에 내놓는 역량이 탁월했다. 새로운 기술을 발명하기보다는 이미 존재하는 아이디어를 시장성 있는 상품으로 연결하는 능력이 뛰어나다는 의미다. 반면 최근 미국 실리콘밸리 등에서 유행하는 ‘인재 영입을 위한 스타트업 인수’를 통해 유입된 창업가는 직접 채용된 이들보다 혁신 기여도가 낮거나 오히려 부정적이었다. 연구진은 인수 후 통합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화적 충돌과 동기 부여 저하를 그 주요 원인으로 지목했다.

그렇다면 창업가 출신 인재는 어떻게 활용하는 것이 유리할까? 연구진은 이들의 최적 포지션이 최고경영진이 아닌 중간관리자라고 밝혔다. 창업가 출신을 바로 임원급으로 영입할 경우 스타트업과 대기업 간 조직 규모의 차이로 인한 부적응 문제가 발생해 성과가 저조했다. 하지만 중간관리자로 배치될 경우 실무적 권한과 실행력을 효과적으로 결합해 강력한 혁신 성과를 냈다.

또한 이들은 세상을 뒤집는 급진적 혁신보다는 기존 제품을 개량하거나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점진적 혁신에서 더 두각을 나타냈다. 다만 이런 효과는 채용 후 약 3년이 지나면 조직 관료주의에 동화되거나 이직하는 등의 이유로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다. 따라서 기업이 창업가 출신을 채용할 때는 중간관리자로 영입해 적절한 권한을 위임하되 그들의 창업가적 야성이 관료주의에 묻히지 않도록 지속적인 자극과 새로운 프로젝트를 부여해야 한다.

이 연구는 혁신을 갈망하는 기업에 직원의 창업 경험이 강력한 비즈니스 자산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막대한 비용과 리스크가 따르는 스타트업 인수보다 검증된 실행력을 갖춘 창업가 출신을 중간관리자로 개별 영입하는 것이 비용 대비 효율적인 전략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기업은 이들을 단순히 채용하는 것을 넘어 조직 내 기업가 정신을 이식하고 유지할 수 있도록 인사 관리 시스템을 정교하게 재설계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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