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29일 한미 정상회담을 위해 경북 경주국립박물관에 도착하는 미 트럼프 대통령을 맞이하고 있다. 2025.10.29. 대통령실 제공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간 정상회담에서 한미 관세 협상이 타결되면서 재계는 일제히 환영한다는 반응을 내놨다. 고율 관세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았던 현대차그룹은 “협상 타결에 이르기까지 헌신적으로 노력해 주신 정부에 감사드린다”고 공식 입장을 냈다. 다른 기업들도 “경영 불확실성을 상당 부분 덜어냈다”는 반응을 보였다.
미국이 한국보다 앞서 일본과 EU에서 수입하는 차의 관세율을 15%로 인하하면서 ‘역관세’에 고전하던 현대차 측은 큰 짐을 내려놓았다는 분위기가 뚜렷했다. 2분기까지는 관세 부과 전 미리 수출해 놓은 물량을 판매하며 관세 영향을 최소화했지만 3분기에는 이미 수출된 재고 물량이 거의 없어 관세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았기 때문이다.
호세 무뇨스 현대차 사장이 미국 뉴욕에서 인베스터데이 행사를 열고 “관세율이 25%에서 변하지 않는다는 상황을 가정하고 전략을 수립할 것이며 가격에 관세분을 최대한 반영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지만 실제 타격은 작지 않았다. 현대차는 이날 발표한 3분기(7~9월) 실적에서 매출 46조7241억 원, 영업이익 2조5373억 원을 기록했다. 관세 영향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매출이 8.8% 늘었는데도 영업이익은 29.2%나 감소한 것이다.
하지만 일본, EU와 동일한 15%의 관세율을 적용받게 되면 현대차도 다시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팰리세이드 하이브리드 차량 등 대형·고부가가치 차량들의 판매량이 미국 시장에서 크게 늘고 있어 4분기에는 이익률을 다시 끌어올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정부가 “대만과 비교해 불리하지 않은 조건”, “사실상 최혜국 대우”라고 밝힌 반도체 관세율 결과를 확인한 관련 업계 역시 “품목별 관세 협상을 끝까지 지켜봐야 한다”고 신중한 모습을 보이면서도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마지노선은 지켜냈다”고 반겼다. 한 기업 관계자는 “불확실성이 조기에 수습된 것이 가장 긍정적”이라며 “앞으로 이 협상안을 바탕으로 기업들이 향후 전략을 수립할 수 있게 됐다”고 전했다.
경제단체도 일제히 환영 성명을 냈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관세 협상 타결 직후 “글로벌 경쟁이 치열한 첨단 분야에서 상호 국익을 증진하는 중요한 계기가 됐다”며 “정부의 노고에 감사드리며, 앞으로 양국이 더욱 긴밀하게 소통해 동맹 관계를 공고히 이뤄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국경제인협회도 “양국 대통령의 리더십 아래 달성한 중요한 외교·경제 성과”라면서 “한미 양국이 상호 이익과 공동 번영이라는 대원칙을 공유하고 있음을 재확인시켰다”고 평가했다. 무역협회도 “주요 수출 품목에 대해 경쟁국과 동등한 조건을 확보해 우리 기업들이 불확실한 통상 환경 속에서도 예측 가능성과 안정성을 높일 수 있게 됐다”고 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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