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매 80% 줄었는데도 소비자 집값 전망 4년 만에 최고
KB지수·한은 전망지수 동반 상승…“거래 한파 속 기대심리 유지”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에서 바라본 한강변 아파트 단지. 뉴스1
정부의10·15 대책 시행 이후 서울 아파트 거래가 80% 가까이 급감한 반면, 아파트값과 소비자들의 집값 전망 지수는 오히려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거래 한파 속에서도 시장의 기대심리가 쉽사리 꺾이지 않는 모양새다.
29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 등에 따르면, 10월 16일부터 28일까지 13일간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는 713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직전 13일(3~15일) 3447건보다 79.3% 감소한 수준이다. 같은 기간 아파트 매물도 7만4044건에서 6만4845건으로 12.5% 줄었다.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으로 전세를 낀 갭투자가 막히고, 주택담보인정비율(LTV) 축소로 매수 자금 마련이 어려워지면서 거래가 빠르게 얼어붙은 영향으로 풀이된다.
KB부동산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이달 20일 기준 101.64를 기록하며 지난해 6월 이후 상승세를 유지했다. 10·15 대책 이후에도 강남권(107.95)과 강북권(95.06) 모두 상승했다. 특히 광진구(1.85%), 성동구(1.65%), 동작구(1.58%), 마포구(1.45%) 등의 상승률이 두드러졌다.
아파트값 상승은 거래 증가에 따른 실질적인 흐름이라기보다, 시장의 관성적 기대가 유지된 결과로 보인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10월 주택가격전망 소비자동향지수(CSI)는 122로, 전월 대비 10포인트(p) 급등하며 4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지난 6·27 가계부채 관리방안, 9·7 주택공급 확대방안, 10·15 주택시장 안정화 대책에도 불구하고 “집값은 더 오른다”는 소비자 인식이 여전히 강고한 셈이다.
서울에서는 다음 달 7242가구, 12월에도 4583가구가 입주를 앞두고 있어 임대차 시장에는 다소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매매시장의 거래 위축세가 장기화하더라도 아파트값 상승 기조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6·27대책이나 9·7대책 이후에도 아파트값은 상승폭만 줄었을 뿐 하락하지 않았다”며 “전세시장의 변화와 월세화, 공급 부족 요인 등을 감안하면 가격 하락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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