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서울 종로구의 한 금은방에서 고객이 금 거래를 하고 있다. 2025.09.24 뉴시스
금 가격이 무서운 상승세를 이어가며 역사상 처음으로 4300달러(약 610만 원)를 돌파했다. 특히 국내 금값이 국제 시세보다 10% 이상 높은 ‘김치 프리미엄’ 현상이 나타나 금융당국이 소비자 경보를 발령했다.
금융정보 플랫폼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16일(현지 시간) 국제 금 현물 가격은 전 거래일 대비 3.74% 오른 트로이온스(약 31.1g)당 4365.82달러로 장을 마쳤다. 금 가격이 4300달러를 넘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종가 기준 나흘째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은 현물 가격도 전 거래일 대비 2.24% 상승한 트로이온스당 54.28달러로 장을 마쳤다. 이틀 연속 종가 최고치를 갈아치우며 사상 처음 54달러대에 진입했다.
금과 은 가격이 급등세를 보인 지난달 3일 서울 종로구 한국금거래소에서 관계자가 골드바와 실버바를 내보이고 있다. 2025.9.3 뉴스1올해 들어 금과 은 가격은 거침없는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금과 은 현물은 연초 대비 각각 66%, 88%가량씩 올랐다. 미국발 관세 전쟁이 불거지자 각국 중앙은행이 안전자산인 금 매입을 늘렸고, 금·은 기반 상장지수펀드(ETF)로 투자 자금이 몰린 탓이다.
세계금협회(WGC)에 따르면 올해 9월 말 기준 글로벌 금 기반 ETF의 운용자산(UAM) 규모는 4725억 달러에 달한다. 6월 말 대비 23% 증가한 역대 최대 규모다.
최근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기준 금리 인하를 시사하는 발언을 한 것도 금 투자 심리를 자극한 것으로 풀이된다. 일반적으로 금리가 낮아지면 신규 발행 채권의 투자 매력도가 떨어지고, 인플레이션을 우려해 금 투자 수요가 늘어난다. 미국 지역은행에서 잇따른 부실 대출 논란이 터진 것도 안전자산 선호 현상을 부추긴 것으로 보인다.
금 투자가 과열되면서 김치 프리미엄 현상도 심화됐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16일 기준 국내 금 현물 가격은 국제 가격보다 약 13.2% 높다. 금 투자 인기는 치솟고 있는데 수급이 뒷받침되지 않아 발생한 일이다. 금감원은 “지난달부터 괴리율이 확대돼 10%를 상회하고 있다”며 “국내 금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금융상품 투자 시 유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금과 은 가격이 급등세를 보이는 2일 서울 종로구 한국금거래소에서 관계자가 실버바를 내보이고 있다. 2025.9.2 뉴스1은 가격 상승으로 실버바 품귀 현상도 발생했다. 한국거래소는 시중은행에 이달 20일부터 내년 1월 1일까지 실버바 공급을 중단하겠다고 통보했다. 이에 따라 NH농협·KB국민·우리은행은 20일부터 실버바 판매를 중단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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