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을 해임하는 방안을 케빈 워시 전 연준 이사와 논의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7일(현지 시간) 전했다. 자신의 기준금리 인하 요구에도 파월 의장이 연준의 독립성을 강조하며 금리 동결을 고수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WSJ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사저인 플로리다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워시 전 이사와 함께 파월 의장을 임기 종료 전에 퇴출시키고 그를 후임으로 임명하는 가능성에 대해 여러 차례 논의했다. 2018년부터 연준 의장을 맡았고 2022년 연임한 파월 의장의 임기는 내년 5월까지다.
워시 전 이사는 반대 입장을 피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파월 의장을 해임하지 말 것을 주장하면서 파월이 간섭 없이 임기를 마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 또한 해임에 반대하고 있으나, 일부 참모가 트럼프 대통령의 편을 들어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파월 의장의 해임을 공개 요구했다. 고율 관세 부과로 인한 경제 혼란 가운데 파월 의장에게 책임을 떠넘기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17일 트루스소셜에 “너무 늦은 파월은 ECB처럼 진작 금리를 인하해야 했고, 지금이라도 반드시 인하해야 한다”며 “파월의 해임을 더는 미룰 수 없다!”고 적었다. 같은 날 백악관 집무실에서 열린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와 회담 자리에서도 파월 의장 관련 기자단 질문에 “내가 그를 내쫓고 싶다면, 아주 빠르게 그렇게 될 것”이라며 “나를 믿어라”라고 말했다.
파월 의장은 앞서 2월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을 해임하려는 시도에 대해 대통령이 자신을 해임할 권한이 없다고 말하면서 “이는 법적으로도 허용되지 않는다”고 했다.
파월 의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집권 1기 때 직접 임명한 인사이나 악연이 깊다. 당시에도 금리 인하를 압박하며 파월 의장을 공격했다. 2019년 8월에는 “파월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중에 누가 더 큰 적(enemy)인가?”라고 X에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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