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소비자 인정받은 브랜드, 세계 무대서 ‘이름값’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3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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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한국산업의 브랜드파워]
소비재 시장 1, 2위 경쟁 치열… 39.7%가 순위 엎치락뒤치락
‘LG TROMM’ ‘하나투어’ ‘스타벅스’ 등 2위와 큰 격차로 롱런

신한카드
한국능률협회컨설팅(KMAC, 대표이사 사장 한수희)은 ‘2024년도 제26차 한국산업의 브랜드파워(K-BPI)’ 조사 결과를 26일 발표했다. 2024년 K-BPI 주요 특징은 세 가지로 요약된다.

특징 1, 박빙 중 새로 1위에 올라선 라이징 브랜드 주목

산업 내 1∼2위 브랜드 간 경쟁력 총점이 70점 이내(1000점 만점)로 좁혀진 ‘박빙 산업’의 경우 효과적인 마케팅 활동 또는 브랜드 및 기업과 관련한 부정적 이슈 발생 시 언제든지 순위가 뒤바뀔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2024년 조사에서는 39.7%(93개 산업)가 박빙 산업으로 나타났다. 기존 K-BPI 1위 브랜드가 후순위 브랜드에 역전을 허용한 ‘역전 산업’ 비율은 11.0%(25개 산업)로 나타났다.

소비재 감기약 부문에서 ‘판피린’(634.6점, +175.5점), 내구재 창호재 부문에서 ‘LX하우시스 Z:IN(지인)창호’(663.6점, +181.3점), 서비스재 은퇴설계금융서비스 부문에서 ‘하나 연금닥터’(450.1점, +256.7점) 등이 2023년 대비 가장 큰 폭의 브랜드 경쟁력 상승을 보이며 새롭게 K-BPI 1위로 등극했다.

특징 2, 20년 이상 1위 롱런 브랜드의 비결 ‘초격차’

한국산업의 브랜드파워는 1999년 첫 발표 이후 지난 26년간 매년 시계열 데이터에 기반한 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이는 산업 및 기업의 브랜드 경쟁력에 대한 객관적인 진단으로 향후 우리 기업의 미래를 예측하는 기준점이 되기에 충분하다.

올해 조사에서는 ‘초격차’를 둔 넘버원 브랜드들이 돋보였다. 초격차는 넘버원 브랜드가 2위 대비 K-BPI 총점이 200점 이상 앞서는 것을 의미한다.

LG전자는 세탁기 부문에서 ‘LG TROMM’(866.0점)이 2위 브랜드 대비 270.7점의 격차를 보이며 22년 연속 1위를 차지했고, 여행사 부문에서 ‘하나투어’(761.8점)는 2위 브랜드 ‘모두투어’와 274.1점의 격차를 벌리며 20년 연속 넘버원 브랜드의 자리를 지켜오고 있다. 대형커피전문점 부문의 ‘스타벅스’(769.3점)는 2위 브랜드 ‘이디야커피’ 대비 347.2점 앞서며, 전 산업에서 가장 큰 격차로 22년간 1위를 차지하고 있다.

특징 3, 가격을 넘어 가치로 승부하는 상위 1% 브랜드

K-BPI 조사 모델은 크게 두 가지로 구성된다. 소비자가 브랜드를 수용하는 크기인 ‘인지’ 파워와 소비자가 브랜드를 수용하는 강도인 ‘로열티’ 파워다.

K-BPI 로열티를 측정하는 항목 중 ‘가격대비가치’ ‘가격프리미엄’ ‘품질우수성’ 등이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가치 측정 항목으로 나타났다.

가격대비가치가 상품과 서비스에 대한 ‘가성비’나 ‘가심비’를 뜻한다면 가격프리미엄은 ‘가격이 오르더라도 해당 상품·서비스를 구매하겠다’는 강도 높은 충성도를 의미한다. 품질우수성은 상품·서비스가 지녀야 할 가장 근본의 ‘품질 가치’다. 가격대비가치, 가격프리미엄, 품질우수성 항목을 중심으로 살펴볼 때 K-BPI 전체 브랜드 중 상위 1%에 해당하는 브랜드는 ‘삼성생명’(생명보험 부문), ‘제네시스’(국산승용차 부문), ‘스타벅스’(대형커피전문점 부문), ‘CJ제일제당 햇반’(즉석밥 부문)으로 나타났다.

2024 K-BPI 향상을 위한 제언은 다음과 같다.

제언 1, 넘버원 브랜드 글로벌 시장에서도 통하는 시대

K-BPI 조사는 1999년 국내 최초로 개발된 브랜드 진단 평가 제도로 전 세계적으로도 앞서 개발된 브랜드의 경쟁력을 체계적으로 진단하는 지표다.

2024년 조사 대상은 234개 산업군으로 대한민국 GDP의 약 71%에 해당한다. 각 산업별 1위 브랜드의 글로벌 진출 현황을 조사한 결과 이 중 182개 브랜드(약 77.8%)가 글로벌 시장에서 이미 인정받았거나 진출한 브랜드로 나타났다.

삼성전자, LG전자, 현대자동차를 비롯한 가전, 자동차, IT 시장은 물론 전 세계 소비자의 소비생활과 밀접한 에너지, 패션, 금융, 유통, 통신 산업에서 SK에너지, 삼성물산 패션부문, 신한금융그룹, 하나금융그룹, KB금융그룹, 삼성생명, GS리테일, KT 등이 ‘포브스’가 선정한 ‘글로벌 톱 2000’ 브랜드에 선정되기도 했다.

K-BPI 1위 브랜드가 글로벌 시장에서도 ‘통(通)’하는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두 가지가 필요하다.

롯데면세점
롯데면세점
첫째, 한국 넘버원 브랜드 가치를 등에 업고 글로벌 시장에 침투하는 것이 중요하다. 해외 소비자가 단 한 번이라도 자사 상품이나 서비스를 접할 수 있도록 브랜드의 핵심 콘셉트를 전달하는 과정이 중요한데 이를 통해 브랜드에 대한 관심과 애정을 갖도록 만들어야 한다.

롯데월드어드벤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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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이러한 경험을 소비자가 추구하는 가치와 연결시키도록 브랜딩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우리나라는 이미 문화·예술·IT·디지털·푸드 등을 중심으로 ‘한류’ 브랜드파워를 갖고 있다. 한국을 대표하는 K-BPI 1위 브랜드인 만큼 핵심 가치를 연결시킨다면 글로벌 시장에서 주목받는 브랜드로 거듭날 수 있다. 현시대야말로 ‘Korea No.1 = World Best’가 어울린다.

제언 2, K-BPI를 기반으로 한 브랜딩 과학화

귀뚜라미보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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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PI 조사는 국내 소비생활을 영위하는 만 15세 이상∼60세 미만의 소비자 인식을 중심으로 인지도와 로열티의 세부 문항을 토대로 지수화된다. K-BPI 조사의 특장점 중 하나는 국내 대다수의 산업에서 지난 26년간 브랜드의 생성과 소멸, 변화 과정을 트래킹할 수 있는 시계열 데이터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세라젬
이제 K-BPI 지표에 내부 마케팅 실적 데이터를 결합하거나 외부 고객 행동 데이터, 소셜 빅데이터 등 자사 브랜드의 활동과 관련된 다양한 데이터를 결합함으로써 브랜딩 과학화를 실현해 나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소비자 인지 중심의 K-BPI 데이터를 기반으로 기업 내부의 재무 성과 및 마케팅 비용+소비자의 실제 구매·이용 행태 및 소비자 구전에 해당하는 실태 데이터 등을 결합해 종합적으로 진단해 나감으로써 자사 브랜드 경쟁력에 대한 과학적인 진단이 가능하다.

이기동 KMAC 사업가치진단본부장은 “전 세계적인 경제 위기와 불황 속에서도 K-BPI 1위 브랜드가 글로벌 시장에서 통하는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대한민국의 대표 브랜드라는 가치를 가지고 침투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를 위해서 데이터를 중심으로 한 브랜드 진단과 차별화된 브랜드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 2024년 한국산업의 브랜드파워(K-BPI) 조사 주요 1위 브랜드



2024년 K-BPI 어떻게 조사했나
올해 한국산업의 브랜드파워(K-BPI) 조사는 2023년 10월 초부터 2024년 1월 중순까지 약 3개월 반에 걸쳐 진행됐다. 서울 및 6대 광역시에 거주하는 만 15세 이상∼만 60세 미만 남녀 1만2500명을 대상으로 일대일 면접 방식으로 조사했다. 조사 지역과 대상은 통계청의 인구주택총조사 결과를 기준으로 인구 비례에 따라 배분했다. 시장점유율, 회원 가입자 수, 판매량 등에 따른 브랜드 선별 없이 각 산업 내 인지된 모든 브랜드를 조사 대상으로 소비재 91개, 내구재 52개, 서비스재 89개, 스페셜 이슈 2개까지 총 234개 산업군을 조사했다. 브랜드 자산에 대해 측정할 수 있는 구성 요소인 브랜드 ‘인지도’와 ‘로열티’를 바탕으로 1000점 만점 기준으로 산출했으며 이에 따라 각 산업별 1위를 선정해 발표했다.


태현지 기자 nadi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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