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대목 어쩌나”…日오염수 방류 D-1, 수산물시장 침체

  • 뉴시스
  • 입력 2023년 8월 23일 14시 2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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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예약 주문 급감, 못팔고 폐사한 전복 수북
원산지 문의 속출…방사능 측정기 구매 고심도
“장기 침체 우려…범정부 차원 지원책 마련해야”

“방류 소식을 기점으로 수산물이 안 팔려 죽을 맛입니다. 추석 대목 앞두고 방류라니 더 착잡하네요.”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 해양 방류를 하루 앞둔 23일 오전 광주 동구 남광주수산물시장은 오염수 방류 소식에 침체된 분위기였다.

전남 완도·무안·보성에서 들여온 전어·꽃게 등 신선한 제철 수산물들이 진열대에 놓여있었지만 찾는 발길은 뜸했다.

수산물 시장 입구엔 ‘임대’ 팻말이 붙은 상가 두 곳도 눈에 띄었다.

상인들은 “싸게 줄게 가져가”며 지나가는 시민을 향해 가격 할인을 제안하기도 했지만 선뜻 구매하려는 사람은 없었다. 한 상인은 빈 장부를 뒤적이다 한숨을 푹 쉬었다.

추석을 한 달 앞둔 상인들은 오염수 방류 소식을 접하고 상심이 크다.

이맘때면 시장은 명절 단체 선물 주문으로 바쁘지만 최근 방류를 코앞에 두고 주문량이 확 줄어서다. 오염수 방류가 수산업 장기 침체를 불러오지 않을까 염려하기도 했다.

수산물 도소매업을 하는 천석빈(70)씨는 팔리지 않아 폐사한 전복을 건져내며 시름에 잠겼다.

천씨는 “명절 대목인데, 기대도 안 한다”며 “명절 한 달 전이면 회사·가정에서 굴비·전복 예약 건이 하루 매출의 70%를 차지하는데, 방류를 앞두고 주문량이 5%도 안 된다”고 토로했다. 또 “전복 생물이 2주간 팔리지 않아 폐사해 절반을 버렸다”고 말했다.

소비자들은 오염수 방류 임박을 의식하는 듯 구매 전 방류 시점을 문의하거나 “안심하고 먹어도 되느냐”고 되묻기도 했다. 원산지 표를 살피면서 일본산 여부를 묻는 구매자들도 있었다.

한 상인은 방사능 오염을 문의하는 손님이 부쩍 늘자 방사능 측정기 마련까지 고심하고 있다.

홍어를 판매하는 김준호(42)씨는 “오염수 방류량이 인체에 무해한 수준이라고 발표했지만 이미 소비 심리는 위축됐다”며 “방류시 수산물 판매 급감으로 이어질 것으로 본다”고 걱정했다.

상인들은 방류수 위험·안정성에 대한 정부의 정보와 함께 대응책 마련을 강조했다.

손승기 남광주시장상인회장은 “소비자에게 신뢰만 요구해선 안된다”며 “방류에 따른 생태계 변화와 구체적인 데이터를 공개하고 방류 이후 어업 종사자들의 매출 급감에 대비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광주=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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