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사 69곳 올 3분기 영업이익
올초 29조서 20조로 하향 전망
반도체-해운-철강 모두 내리막
일각선 “내년 상반기까지 부진”
“반도체 등 저점 지나 반등” 분석도
증권업계가 국내 주요 상장사들의 올 3, 4분기 실적 전망치를 대폭 낮췄다. 주력 품목인 반도체의 수출 개선이 더딘 데다 중국의 경기 회복이 지연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상장사 실적이 하반기(7∼12월)에는 개선될 것으로 본 증권가의 ‘상저하고(上低下高)’ 전망에 빨간 불이 켜졌다.
13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 3곳 이상이 실적 전망치를 내놓은 코스피 상장사 69곳의 올 3분기(7∼9월) 영업이익 전망치는 총 20조1367억 원으로 집계됐다. 올 초 증권사들이 내놓은 전망치(29조223억 원)보다 30.6% 급감했다. 이들의 올 4분기(10∼12월) 실적 전망치도 31조2153억 원에서 24조1363억 원으로 22.7% 낮아졌다.
이는 반도체 수출 부진으로 삼성전자, SK하이닉스의 실적 전망치가 대폭 감소한 것이 큰 영향을 미쳤다. 올 초만 해도 증권사들은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을 7조8158억 원으로 예상했으나, 최근에는 2조8918억 원으로 낮춰 잡았다. SK하이닉스의 3분기 영업손실 전망치도 6477억 원에서 1조7507억 원으로 대폭 늘었다.
해운, 철강, 디스플레이 기업들의 3분기 실적 전망도 하향세다. 국내 최대 선사인 HMM 전망치는 운임비 하락과 글로벌 경기 침체 여파로 연초 9144억 원에서 최근 2456억 원으로 급감했다. 포스코홀딩스도 1조7378억 원에서 1조3126억 원으로 감소했고, LG디스플레이는 129억 원 이익에서 4715억 원 손실로 바뀌었다.
중국 수출 감소도 기업 실적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 이달 들어 10일까지 대중(對中) 수출은 25.9% 급감했다. 중국 수출 감소는 지난달까지 14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이는 지난달 중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대비 0.3% 하락하고, 고용도 위축되는 등 경기 침체가 본격화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일각에선 반도체 수출 회복이 지연되고, 중국의 디플레이션 우려가 현실화되면 국내 기업들의 실적 부진이 내년 상반기(1∼6월)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금리 인상 등으로 인한 세계 경기 둔화 여파는 올 상반기보다 하반기에 더 클 것”이라며 “기업들의 경기 둔화는 하반기부터 본격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반면 일각에선 한국 경제가 저점을 지나 반등을 시작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7일 발표한 경제 동향에서 “반도체 경기 부진이 완화되고 내수 소비도 완만한 증가세를 보인다”며 하반기 2.0% 성장의 ‘상저하고’ 전망을 유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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