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차기 대표 후보에 윤경림…‘與 반대’ 장애물 남아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3월 7일 19시 1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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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차기 대표이사 최종 후보로 확정된 윤경림 KT 그룹트랜스포메이션부문장(사장). KT 제공
KT 차기 대표이사 최종 후보로 확정된 윤경림 KT 그룹트랜스포메이션부문장(사장). KT 제공
정치권의 외압 논란이 불거진 KT가 윤경림 현 그룹트랜스포메이션부문장(60·사장)을 차기 대표이사 최종 후보로 확정했다.

KT는 7일 이사회가 이사 전원 합의로 윤 사장을 차기 대표이사 후보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이날 면접 심사엔 6명의 사외이사가 참여했다. KT는 윤 사장의 대표이사 선임 안건을 이달 말로 예정된 정기 주주총회에 상정할 예정이다. 정기 주총에서 차기 대표로 확정되면 2026년 정기 주총까지 KT 대표이사를 맡는다.

윤 사장은 2006년부터 KT에서 일하며 신사업추진본부장, 미디어본부장 등을 역임했다. 2019년 현대자동차그룹 오픈이노베이션전략사업부장(부사장)으로 영입돼 미래 모빌리티 사업을 맡다가 2021년 9월 구현모 현 대표의 요청으로 KT에 돌아왔다. KT 내부에선 구 대표가 추진해온 디지털 플랫폼 기업 전환(디지코) 전략을 가장 잘 이행할 적임자라는 평가를 받았다.

강충구 KT 이사회 의장은 “윤 사장은 (심사 과정에서) 급변하는 시장 환경에서 KT가 글로벌 디지털 플랫폼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미래 전략을 명확히 제시했다”고 최종 후보 추천 배경을 설명했다.

차기 대표이사 후보에 오른 윤 사장이 KT 대표로 확정되려면 주총에서 국민연금 등 주요 주주들의 찬성표가 필요한 상황이다. KT의 최대주주인 국민연금공단의 선택에 따라 주총에서 최종 확정 여부가 갈릴 수 있다. 국민연금은 아직 새로 진행된 대표 후보 선정 과정에선 별 의견을 내지 않았지만 지난해 12월 KT 이사회의 구현모 현 대표 연임 결정을 공개적으로 반대힌 것처럼 최종 선임 과정의 변수가 될 가능성이 있다. 지난해 12월 31일 KT의 주주명부 폐쇄일 기준으로 국민연금은 10.12%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정보통신기술(ICT) 업계에선 KT와 협력 관계로 지분을 보유한 현대자동차·현대모비스(7.78%)와 신한은행(5.58%)도 국민연금이 반대 의견을 유지할 경우 찬성표를 던지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주총 문턱을 넘더라도 KT의 지배구조, 경영 체계 개선을 요구하는 여권 내 목소리가 분출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의원 7명은 2일 성명서를 내고 KT 차기 대표 후보자 4명이 전·현직 임원 출신인 점을 겨냥해 “그들만의 리그로 전락했다”고 비판했다.

통신 업계 관계자는 “KT의 차기 대표가 주총에서 선임돼 임기를 시작하더라도 정치권의 압력을 이겨내면서 내부 조직을 안정시켜야 하는 무거운 숙제가 남아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KT 내부에서도 정치권과 업계 안팎의 우려를 의식하고 있다. KT 이사회는 외부 컨설팅을 거쳐 최고경영자(CEO) 선임 과정과 사내 후보자군 육성 현황 등을 점검하기로 했다. 강 의장은 “정부와 국회에서 우려하는 소유 분사나 기업의 지배구조 이슈와 관련해 개선 작업에 속도를 내겠다”고 했다.

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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