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특수’ 끝난 바이오 기업들, 작년 4분기 ‘어닝 쇼크’

  • 동아일보

SK바사, 영업益 작년比 76% 감소
‘1조 클럽’ 씨젠 등도 고전 못 면해
해외 알짜 기업 인수로 활로 모색
해외 기업들도 인력감축 등 나서

‘코로나 특수(特需)’가 끝나며 코로나19 관련 제품의 의존도가 높았던 바이오 기업들의 실적이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바이오 기업들은 해외 기업 인수 등 다양한 전략을 통해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새로운 먹거리를 찾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8일 SK바이오사이언스는 지난해 4분기(10∼12월) 및 연간 실적을 발표하며 연결 기준 연간 매출액은 4567억 원, 영업이익은 1150억 원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전년 대비 각각 50.8%, 75.7% 감소한 수치다.

SK바이오사이언스 매출 중 80%를 차지했던 노바백스의 코로나19 백신 위탁생산(CMO)의 수요가 줄어든 게 실적 악화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지난해 SK바이오사이언스가 노바백스에서 수주한 계약은 두 건으로, 한 건은 종료됐고 다른 한 건은 계약 기간이 올해 4월로 종료된다.

코로나19 진단 키트 판매로 ‘1조(兆) 클럽’에 들었던 에스디바이오센서와 씨젠 역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두 기업 모두 이달 중 실적을 발표할 예정으로, 증권가 컨센서스(실적 전망 평균치) 기준 연간 매출은 전년과 비슷하거나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엔데믹으로 구멍난 매출을 채우기 위해 SK바이오사이언스와 에스디바이오센서는 해외 ‘알짜 기업’을 인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지난해부터 mRNA, 세포유전자치료제(CGT) 플랫폼 기술을 가진 해외 기업을 검토하고 있다. 관련 의약품을 생산할 수 있는 CMO 역량을 갖춘 기업도 검토 대상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 관계자는 “당초 지난해 말까지 인수를 완료하는 것이 목표였으나 회사 가치 등을 검토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렸다”며 “올해 안에는 인수를 완료해 차세대 의약품 플랫폼을 확보할 것”이라고 했다.

자체적인 mRNA 연구 역량 확보를 위한 투자에도 집중할 계획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8일 인천 송도에 ‘송도 글로벌 R&D 센터’를 신설하고 mRNA 연구 시설과 인력을 확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에스디바이오센서는 지난달 미국 진단 기업인 메리디안 바이오사이언스를 약 2조 원에 인수했다. 메리디안을 교두보 삼아 미국 진단 시장에 진출하겠다는 계획이다. 현재 에스디바이오센서가 해외 진출에 가장 주력하고 있는 제품은 ‘스탠다드 M10’이다. 그 자리에서 바로 PCR이 가능한 현장 분자진단 기기다. 기기를 먼저 수출한 뒤 기기에서 진단 가능한 질환을 늘려 나간다는 ‘록인(lock-in)’ 전략이다. 씨젠 역시 미국 법인의 조직 개편을 마무리하고 올해 본격적으로 현지 생산 시설 구축에 나설 예정이다.

엔데믹으로 매출 부진을 겪고 있는 해외 바이오 기업들도 활로 모색에 나섰다. 인력 감축 등으로 비용을 줄이며 허리띠를 졸라매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존슨앤드존슨은 자회사인 얀센이 개발한 코로나19 백신 매출이 감소하며 과감하게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존슨앤드존슨은 3일(현지 시간) 백신 개발 부서와 감염병 부서를 하나로 합쳐 인원을 대폭 감축한다고 밝혔다.

얀센 백신의 CMO 계약도 모두 해지했다. 지난해 5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혈전 부작용을 이유로 얀센 백신의 사용을 제한한 이후 얀센 백신 매출은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 지난해 4분기 얀센 백신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2%가량 급감했다.

#코로나 특수#바이오 기업#어닝 쇼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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