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에서 자동차 부품을 제조하는 A 사는 최근 한국의 기준금리가 2.5%로 높아지며 걱정이 많아졌다. 지난해부터 전기차 부품을 생산하기 위해 설비투자를 하고 있는데 금리가 높아지며 이자 상황이 쉽지 않아졌기 때문이다. A 사는 대출 상환 부담이 급격히 커지다 보니 신규투자를 줄이는 방향을 고민 중이다. A 사의의 한 관계자는 “현재 적용받는 금리는 6% 수준인데 앞으로 신규 대출은 3% 이하 수준이 돼야 설비투자를 지속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21일 예정된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자이언트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 이상의 금리 인상을 단행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국내 기업 10곳 중 6곳이 고금리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리 인상에 따른 이자 부담으로 한계 상황에 기업들이 몰리는 기업들이 늘어나며 기업 투자도 급격히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9일 대한상공회의소가 국내 제조기업 307개사 대상 실시한 ‘최근 금리인상 영황과 기업의 대응실태 조사’에 따르면 응당기업의 62.2%는 “고금리로 실제 어려움을 겪고 있다”라고 답했다. 기업들이 겪는 어려움은 △이자부담에 따른 자금사정 악화(67.6) △설비투자 지연 및 축소(29.3%) △소비위축에 따른 영업실적 부진(20.7%) 등이 꼽혔다.
기업들의 생산·운영 비용 수준을 고려했을 때 감내할 수 있는 기준금리의 가중 평균값은 ‘2.91%’였다. 기준금리 3% 수준을 꼽은 기업이 41.7%로 가장 많았고 이어 2.5%를 꼽은 기업이 23.1%였다.
현재 한국의 기준금리는 2.5%다. 미국이 곧 자이언트스텝을 단행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한국의 기준금리도 조만간 3%를 넘어설 가능성이 크다. 현재 기준금리(2.5%) 수준에서 시중 대출금리가 5~6%를 넘어서고 있기 때문에 기준금리가 3%를 넘으면 대출금리는 7~8% 이상이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기준금리 인상이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지만 기업차원의 대응책 마련은 부족한 것으로 조사됐다. 현재 금리 인상에 대한 대응책을 마련한 기업은 20.2%에 불과했다. 특히 중소기업은 10곳 중 1곳(10.3%)만이 "대응책을 마련 중"이라고 답했다.
기업들은 금융 당국에 바라는 지원책으로 \'고정금리 전환 지원(34.9%)\'을 가장 많이 꼽았다. 이어 \'상환유예 연장(23.5%)\', \'금리 속도조절(22.1%)\' 등 순이었다. 김현수 대한상의 경제정책실장은 “코로나19 이후 신규사업 투자에 적극 나선 기업이나 신용도가 높지 않은 중소기업들이 체감하는 채무부담이 더욱 커지고 있다"라며 "기업들이 유동성 위기에 빠지지 않도록 고비용 경제상황 극복을 위한 지원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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