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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경제

정부, 내년 예산 13년 만에 감축… 장-차관 보수 10% 반납한다

입력 2022-08-15 03:00업데이트 2022-08-15 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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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장’ 대신 ‘건전재정’ 강조
추경 포함 올해 총지출 679조5000억…내년 본예산 630~640조 수준될듯
국정과제 이행-경기침체 등 변수
장-차관 임금 삭감 14년 만에 처음…하위직은 물가수준 등 고려해 결정
정부가 내년 본예산 규모를 올해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포함한 예산(679조5000억 원)보다 줄이기로 했다. 내년 지출 예산을 전년도 총지출보다 축소하는 것은 2010년 이후 13년 만에 처음이다.

문재인 정부 때 확장 일변도였던 재정 운용 기조를 ‘건전성 강화’로 전환하기 위한 조치다. 이를 위해 공공 부문 솔선수범 차원에서 정부는 대통령을 포함해 장차관급 이상 공무원의 내년도 임금을 10% 반납하기로 했다.
○ 13년 만에 내년 본예산 줄인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3일 강원 강릉시 안반데기 마을의 고랭지 배추 재배 현장을 점검한 뒤 기자들과 만나 “최근 다음 해 본예산을 편성할 때 그해 지출보다 증가한 상태에서 예산을 편성했다. 하지만 내년 본예산은 올해 추경을 포함한 규모보다 대폭 낮은 수준이 될 것”이라고 했다.


내년 본예산 지출을 올해 2차 추경까지 합한 총지출(679조5000억 원)보다 크게 낮추겠다는 것이다. 이듬해 본예산 총지출이 전년도 전체 지출보다 줄어든 적은 2010년 한 번뿐이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등을 감안해도 문 정부 때의 예산 지출 증가 속도가 지나치게 빨랐다는 게 기재부의 판단이다.

기재부는 지난주 윤석열 대통령에게 내년 예산안 초안을 보고한 데 이어 이번 주 쟁점 사업들의 이견을 조율한 뒤 다음 주 초 예산안 편성 작업을 마무리할 방침이다. 정부는 앞서 7월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관리재정수지 적자를 국내총생산(GDP) 대비 3.0% 이내로 관리하는 목표를 내년 예산안 편성부터 적용하기로 했다. 연말 관리재정수지 전망치는 5.1% 적자로, 이를 3.0% 내로 끌어내리려면 정부 지출을 상당 수준 줄여야 한다.


재정 전문가들은 이를 달성하기 위해 내년도 본예산 기준 총지출 증가율을 이명박, 박근혜 정부의 평균치인 5% 중반으로 낮춰야 한다고 보고 있다. 문재인 정부의 본예산 평균 증가율(8.7%)보다 크게 낮은 수준이다. 올해 본예산(607조7000억 원)에 5∼6%대 증가율을 적용하면 내년 본예산이 630조∼640조 원대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 “장차관 보수 10% 반납”
정부는 ‘확장 재정’ 기조를 멈추고 ‘건전 재정’ 기조로 전환하기 위해 현재 강도 높은 지출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다. 추 부총리는 전날 “역대 최대 수준의 지출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다”며 “부채 증가 속도를 줄이는 차원에서 국고채 발행도 조금 줄여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공공 부문 솔선수범 차원에서 장차관급 이상의 임금은 동결하되 10%를 반납하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위직 공무원 보수에 대해선 “현재 물가 수준과 공무원 사기, 국민의 공공 부문에 대한 솔선수범 기대치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마지막 검토를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코로나19 고통 분담 차원에서 2020년 4∼7월 장차관급 이상 공무원의 급여를 30% 반납한 적은 있지만 이번처럼 이듬해 예산안에서 장차관 임금을 깎기로 한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8년 이후 14년 만이다. 정부는 당시 2009년 예산안을 편성하면서 고위 공무원 보수를 10% 줄인 바 있다.

다만 9% 안팎을 이어오던 본예산 증가율을 5%대로 떨어뜨리는 것이 어려울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윤 정부의 국정과제 이행에 필요한 예산만 5년간 209조 원으로 추산된다. 최근 수도권과 중부 지역을 강타한 집중호우도 예산 편성의 변수로 꼽힌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경기 침체도 예산 편성의 변수가 될 수 있다”며 “내년 예산을 올해 본예산 대비 소폭 늘리되 추경을 통해 경기 침체에 대응하는 카드가 고려될 수 있다”고 했다.

세종=김형민 기자 kalssam3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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