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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경제

우체국이라는 자산 가치에 관심을[기고/김용철]

김용철 가톨릭대 경영학과 교수
입력 2022-05-18 03:00업데이트 2022-05-18 0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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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철 가톨릭대 경영학과 교수
요즘 우체국이라는 자산의 가치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된다. 몇 년 전 라돈 매트리스 문제로 많은 사람이 불안해할 때 우체국은 직원 3만 명과 차량 3200대를 투입해 신속한 수거를 지원한 적이 있다. 최근에는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해 보건 당국의 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우체국 창구를 활용해 공적 마스크를 판매했다. 재택치료 대상자들에게 치료키트도 배송하고 있다.

누구도 선뜻 나서기 힘든 상황에, 신속한 대응이 절실한 위기 순간에 우체국은 큰 힘이 돼주었다. 예전부터 우체국은 국민의 삶에 도움을 주는 여러 역할을 맡아왔다. 기업이 수익성을 이유로 외면해도 우체국은 서민에게 안정적으로 서비스를 제공해왔다. 금융 취약계층에 대한 포용적 금융을 통해 서민생활 안정을 지원하고 있다. 지역경제에 도움을 주고 재난 상황에서 물품을 전달하는 역할도 수행했다. 공익성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최근에는 새로운 공적 역할의 가능성을 발견한 것이다.

우정사업본부는 공적 역할 수행에 있어 어떤 기관보다도 뚜렷한 강점을 갖는 조직이다. 산간 도서(島嶼) 지역까지 포괄하는 광범위한 우체국 네트워크를 갖고 있다. 오랜 기간 지속적인 접촉으로 지역에 대한 폭넓은 지식을 갖춘 많은 인력도 보유하고 있다. 이 외에도 금융 기능, 친근하고 신뢰감 가는 이미지, 광범위한 정보기술(IT) 인프라, 공무원으로서 행정 수행 능력 등 공적 역할 수행에 필요한 다양한 강점이 있다.

이러한 자원과 역량은 개별적으로도 큰 강점이지만 결합하면 더 큰 시너지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만약 창구 네트워크뿐만 아니라 배달 네트워크까지 보유하면 더욱 높은 품질의 공공서비스 전달 체계를 구축할 수 있다. 금융 기능도 함께 갖추고 있는 조직이라면 원스톱 복지 서비스가 가능해진다. 여기에 공무원의 행정 수행 능력까지 더해진다면 공공서비스 전달과 관리의 일괄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다.

고령화, 양극화 등 사회 경제적 환경 변화를 고려할 때 향후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공공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질 것이다. 뚜렷한 강점을 갖춘 우정사업본부가 공적 역할 확대를 본격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이를 위해 먼저 우정사업의 기반 정비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특히 자율성을 강화하는 거버넌스 구조 개편은 시급한 이슈다. 우정사업 운영에 관한 특례법 입법 취지와 우정사업본부의 출범을 고려해 볼 때 자율성의 필요성은 오래전부터 공감대가 이뤄져 있다. 그런데 독립적이고 민첩한 의사 결정이 가능하도록 ‘우정청’이라는 외청화 단계로의 이행은 아직 별다른 진전이 없다.

최근 환경 변화의 양상은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을 때 빠른 속도로 뒤처질 수 있다는 위기감마저 주고 있다. 우정사업도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서 중요한 때를 놓치지 않도록 미래상 정립과 기반 정비를 서둘러야 한다. 우체국이라는 소중한 자산의 가치가 빛을 잃지 않도록 해야 한다.

김용철 가톨릭대 경영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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