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횡령까지 발생한 테라셈, 상폐 수순 밟나

  • 뉴시스
  • 입력 2022년 5월 16일 11시 5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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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감사의견 거절로 거래가 정지된 테라셈이 대규모 횡령·배임 혐의가 드러났다. 경영진 교체 후 약 2년만이다. 특히 자기자본의 400%에 달하는 횡령·배임 규모에 따라 상장폐지 위기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전망이다.

16일 한국거래소 상장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테라셈은 이학우 대표이사 외 임원 1인의 횡령·배임 혐의가 발생했다.

금액은 횡령 194억원, 배임 270억3000만원으로 나타났다. 총합하면 464억3000만원의 횡령·배임이 발생한 것이다. 이는 테라셈의 자기자본의 400.12%에 해당된다.

테라셈은 이미지센서, 카메라모듈, 블랙박스 제조기업이었다. 지난 2006년 6월 설립돼 2014년 10월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2015년까지 흑자였으나 지난 2016년을 기점으로 적자가 지속되면서 관리종목에 지정됐고, 결국 지난해 3월 감사보고서 의견 거절로 거래가 정지됐다.

당시 감사를 맡았던 삼덕회계법인은 “매출과 관련해 충분하고 적합한 감사증거를 확보할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피투자기업 등과의 자금거래 및 이와 관련해 적정성을 확인할 수 있는 충분하고 적합한 감사증거를 확보할 수 없었다”면서 “대체적인 절차로도 이를 확인하거나 검증할 수 없었다”고 전했다.

주목할 점은 이 대표는 지난 2019년말 최대주주 변경과 함께 교체된 경영진이란 점이다. 지난 2019년 10월16일 테라셈은 최대주주가 변경되는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회사가 어려워져 새로운 최대주주를 찾은 것이다.

첫 3자배정 대상자는 배양에너지였으나 관광모노레일로 변경됐고, 관광모노레일의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던 이 대표가 2020년 3월 임시주주총회를 통해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새롭게 최대주주가 된 관광모노레일은 최초 유상증자에 대해 단순투자라고 했으나 이후 경영참여가 목적이라며 투자목적도 변경하기도 했다.

즉, 새로운 경영진이 회사를 운영한지 약 1년만에 감사의견 거절이 발생했고, 약 2년만에 대규모 횡령까지 발생한 것이다. 새로운 경영진은 테라셈 인수 후 사업다각화를 모색했다. 폐기물 매립장을 운영하는 이앤컴퍼니 인수에 나선 바 있으며, 올해 3월에는 신규사업진출을 위해 상호명을 마이크로로봇으로 변경했다.

하지만 회사의 상황은 매우 악화된 상황이다. 사업다각화를 위해 발행했던 전환사채(CB)의 채권자들의 소송으로 가압류가 진행되기도 했고, 전 대표이사의 퇴직금 청구 소송 등으로 부동산 강제매각 등이 이뤄졌다.

여기에 횡령·배임 등의 발생으로 상장폐지 수순을 밟을 전망이다. 첫 거래정지의 문제가 됐던 감사의견 거절 해소가 아직 이뤄지지 않은 가운데 자기자본 400%가 넘는 횡령·배임으로 이후 감사의견도 적정을 받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약 4000명의 소액주주들의 주식은 휴지조각이 됐다. 그간 소액주주들은 테라셈의 경영진들이 거래재개와 경영 정상화를 방해하고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개인투자자들은 종목 토론방을 통해 “거래정지 후 1년간 기다렸는데 휴지조각이 되버렸다.”, “이젠 정리매매에서 잘 파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는 것 같다.” 등의 글을 게시하고 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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