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진스키 “벤츠 EQS 이어 EQE에 CATL 배터리 셀 탑재”… 中과 고급 전기차 협력 강화

  • 동아경제
  • 입력 2022년 4월 19일 10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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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진스키 메르세데스벤츠 전기차 개발 총괄 인터뷰
지난해 한국 E클래스 전 세계 판매 1위
E클래스급 전기차 EQE 한국 시장 기대감↑
EQE 주요 특징, 주행성능·EQS급 편의사양 및 기술
EQE 이상 주요 모델 CATL NCM811 배터리 셀 적용

크리스토프 스타진스키 메르세데스벤츠 전기차 개발 총괄
크리스토프 스타진스키 메르세데스벤츠 전기차 개발 총괄
메르세데스벤츠는 지난 8일부터 10일(현지시간)까지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새로운 전기차 세단 ‘EQE’ 글로벌 시승행사를 개최했다. 한국 기자단 요청으로 브랜드 전기차 개발을 이끌고 있는 ‘크리스토프 스타진스키(Christoph Starzynski)’ 부사장을 9일 직접 만날 수 있었다. 스타진스키 부사장은 벤츠 전기차 아키텍처·E-드라이브 개발을 총괄하고 있다. 브랜드 전기차 기술 개발 분야 최고위직 임원으로 본사 기준으로 보면 웬만한 해외 법인장보다 직급이 높다고 한다.

인터뷰를 통해 한국 시장에 대한 메르세데스벤츠의 높은 기대감을 엿볼 수 있었다. 지난해 한국은 중국을 제외한 전 세계에서 E클래스가 가장 많이 판매된 시장으로 등극했다. 중국에서 E클래스는 현지 업체와 합작으로 생산한 중국 전용 롱바디 버전이 판매된다. E클래스급 전기차 세단 모델인 EQE 출시를 앞두고 한국 시장에 대한 기대가 클 수밖에 없다. 때문에 기자단 규모도 한국이 일본, 중국보다 컸다. 일본과 중국 기자는 2~3명이 초청받았지만 한국 기자는 5명이 이번 행사에 초대됐다. 벤츠코리아는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여파로 해외 시승 참가를 망설였지만 독일 본사 측이 적극적으로 요청해 급작스럽게 출장을 준비했다는 후문이다. 이번 스타진스키 벤츠 전기차 개발 총괄 부사장 인터뷰 역시 한국 시장 비중을 고려해 특별히 마련됐다. 다양한 질문이 나오면서 정해진 인터뷰 시간(1시간)이 부족할 정도였다.
크리스토프 스타진스키 메르세데스벤츠 전기차 개발 총괄
크리스토프 스타진스키 메르세데스벤츠 전기차 개발 총괄
스타진스키 부사장을 만나 브랜드 전기차 방향성과 전략을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벤츠코리아가 선뜻 알려주지 않는 배터리 셀 관련 내용도 직접 들을 수 있었다. EQE 제품에 대해서는 벤츠 독일 본사와 벤츠코리아가 약간 다른 방향성을 견지하고 있었다. 벤츠코리아는 EQE를 E클래스의 전기차 버전이 아닌 새로운 세단이라고 강조했지만 독일 본사 측은 EQE가 E클래스 전기차 버전이라고 설명하는데 거부감이 없었다. EQE 제원 수치를 설명할 때도 E클래스를 비교 대상으로 삼았다.

배터리 셀 공급업체에 대해서도 국내에서보다 시원스러운 답변을 들을 수 있었다. 벤츠코리아는 그동안 파트너업체 관련 내용에 대해서는 본사 지침으로 인해 밝힐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업계에 공공연히 알려진 내용에 대해서도 함구하는 정책을 펼쳐왔다. 비밀유지조항(NDA) 등을 이유로 독일 본사 직원들 역시 관련 정보를 밝히는데 신중했지만 전반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명확한 답변을 줬다. 이번 글로벌 시승행사를 통해 벤츠가 고급 전기차 모델 배터리 셀 공급업체로 중국 CATL과 협력관계를 더욱 강화하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 CATL이 프랑크푸르트 인근에 배터리 생산 공장 구축을 추진한다는 소식도 들린다. 다음은 일문일답.
메르세데스벤츠 EQE
메르세데스벤츠 EQE
―새 전기차 EQE 배터리 셀 공급업체는...

“EQE에 탑재되는 배터리 셀은 CATL이 공급한다. 메르세데스벤츠는 전기차 생산과 관련해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 등 한국 배터리업체를 비롯해 유럽과 미국 등 다양한 업체와 협력하고 있다.”

―EQE를 비롯해 EQS(SUV 포함) 등 한국 시장에서 인기가 많은 차급 전기차(고급 전기차)에 중국산 배터리 셀이 탑재되는데 일부 한국 소비자는 중국산 배터리 셀에 대한 신뢰가 높지 않다. 이에 대한 입장은...


“벤츠는 배터리 셀 뿐 아니라 화학·소재 등 다양한 분야 업체와 협력한다. 벤츠 전기차에 탑재되는 배터리팩은 벤츠가 만들었다고 여기면 된다. 가령 사이드미러 역시 여러 업체로부터 부품을 공급받아 만들어지는데 사이드미러 공급업체를 따로 구분해 말하지 않는다. 이처럼 배터리 역시 벤츠가 만든 부품이라고 보면 된다. 또한 배터리 셀만 중국산일 뿐 다른 부품은 다양한 국가 파트너업체와 협력해 만들어진다. 안전성과 향후 품질에 대한 보증은 모두 벤츠가 담당하기 때문에 배터리 셀 공급업체에 대해 소비자가 신경 쓸 필요가 없다.”
메르세데스벤츠 전기차 아키텍처
메르세데스벤츠 전기차 아키텍처
―다양한 전기차 제조사들이 배터리 효율을 위해 도입하는 ‘히트펌프’가 EQE에도 적용되지 않았는데 그 이유는...

“히트펌프가 없어도 충분히 만족스러운 배터리 효율을 확보했기 때문이다. 다만 앞으로 나올 신차에 대해서는 필요하다면 히트펌프 도입을 검토할 수 있다. 지금은 히트펌프가 필요하지 않다는 관점이다.”

―전기차 전비와 관련해 EQS가 유럽 기준(WLTP)으로 1회 충전 시 최대 주행가능거리가 750km를 넘고 국내에서는 300km 이상 낮아진 470km대에 불과하다. 아직 상용화되지 않은 전고체 배터리가 1회 충전으로 최대 800km 주행이 가능할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꿈의 배터리’라고 불리는데 EQS에 탑재된 배터리가 전고체 배터리에 버금가는 수준을 형성했다고 볼 수 있는지...


“배터리 효율을 말하는 1회 충전 시 최대 주행가능거리 공식 전비는 지역별 규정과 기준에 맞춰 정해진다. 배터리 효율은 배터리 자체 성능 뿐 아니라 다양한 요소가 조합된 결과이기 때문에 주행가능거리가 배터리 기술력 자체를 말한다고는 할 수 없다. 배터리 셀 뿐 아니라 벤츠가 배터리팩을 제작하는 과정에서 더해진 기술력이 모두 조화를 이뤄 각 규제당국으로부터 주행가능거리를 인증 받는다. 한국의 경우 EQS 최대 주행가능거리가 왜 그렇게 낮게 나왔는지는 확인해봐야 한다. 인증 방식이 비슷한 미국에서도 EQS 최대 주행가능거리는 560km(EPA 기준)를 인증 받았다.”
메르세데스벤츠 EQE
―EQS와 EQE에 탑재된 중국 CATL NCM811(니켈, 코발트, 망간) 배터리 셀은 과거에 화재이슈가 있었던 제품으로 알고 있다. 화재에 대한 우려는 없나...

“배터리 문제에 대해서는 다른 업체 사례를 통해 충분히 숙지하고 있고 벤츠 EQE 등에 탑재된 배터리에 대한 우려는 소비자가 전혀 할 필요 없다. 모든 문제에 대해서는 벤츠가 보증하며 기본적으로 배터리에 대해서는 10년·50만km에 달하는 보증이 제공된다.”

―벤츠 전기차 전략과 방향성, 부족한 충전 인프라 보완 계획은...

“비전 발표를 통해 다양한 계획을 공개했는데 핵심은 오는 2025년부터 모든 신차를 전기차로 출시할 예정이고 10년 내 모든 판매차종은 전기차로 전환될 것이다. 완전한 EV 브랜드 전환이 진행 중인 것으로 시장 상황도 이에 부응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충전 인프라 역시 유럽지역 완속과 급속 충전기를 포함해 총 30만개가 구축돼 있고 전 세계적으로는 70만개가 운영될 예정이다. 벤츠 뿐 아니라 BMW와 포르쉐 등 다른 브랜드와 협력해 유럽에서만 약 7000여개 충전 거점이 조성되고 있으며 유럽지역에서 제도적으로 충전소 구축에 대한 압력도 강해지고 있다. 현재 구축 중인 충전소 인프라가 몇 년 후에는 크게 부족하지 않게 될 것으로 예상한다. 유럽 외 다른 지역의 경우 현재까지는 전기차 선호 국가가 있고 여전히 내연기관을 선호하는 지역이 있는 상황으로 한국 등 전기차 선호 국가를 중심으로 충전 인프라 구축이 충분히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 EQE
―벤츠는 메르세데스-EQ 브랜드를 앞세워 전기차 사업을 전개 중인데 2025년 이후 모든 신차가 전기차로 될 예정인 상황에서 ‘메르세데스-벤츠’ 브랜드는 없어지는 것인가. 비교적 최근에 개념이 정립된 서브브랜드 메르세데스-AMG와 메르세데스-마이바흐 등은 유지되는가...

“메르세데스-벤츠 브랜드는 절대로 없어지지 않는다. 다른 서브브랜드 역시 존재할 것이다. 전기차 시대에서 메르세데스-벤츠가 중심이라는 사실은 변함이 없다. 다만 2025년부터 서비브랜드 전략 방향에 대해서는 향후 자세하게 공개될 것으로 예상한다. 지금까지는 각 브랜드별 각각의 특색을 앞세워 소비자 니즈와 시장 상황에 맞춰 맞춤 전략을 추진해왔고 기본적으로 이러한 방향성은 유지될 것으로 보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 EQE
메르세데스벤츠 EQE
―2번째 전기차 전용 플랫폼 모델이면서 2번째 세단인 EQE의 경쟁력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한국 소비자들이 EQE를 E클래스 장점과 특징을 모두 갖춘 전기차라는 점을 알아주면 좋겠다. 벤츠 특유의 안전 철학을 기반으로 편안하고 고급스러운 전기차 세단을 구현한 것이 주요 특징이다. EQS보다 스포티한 주행감각을 경험할 수 있고 배터리 용량이 다소 줄었지만 최신 기술과 EQS에 적용되는 고급 사양이 EQE에도 적용됐다. 하이퍼스크린과 헤파필터, 리어휠스티어링 등이 대표적이다.”

―직접 타봤을 때 EQE 완성도가 우수하기 때문에 EQS 대신 EQE를 선택해도 큰 무리가 없어보인다. 판매 간섭에 대한 전략이 있는지...

“볼륨 모델로는 당연히 EQE를 앞세운다. 다만 EQS와 EQE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 배터리 용량 뿐 아니라 내부 공간과 레그룸, 시트, 소재, 운전감각, 에어서스펜션, 퍼포먼스 등 많은 부분이 다르기 때문에 판매 간섭이 발생할 것으로 여기지는 않는다. 가격도 차이가 있다. EQE 독일 판매가격(시작가 기준)은 7만1000유로(약 9454만 원)부터다. EQS보다 저렴하다.”

프랑크푸르트=동아닷컴 김민범 기자 mbkim@donga.com

동아닷컴 김민범 기자 mb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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