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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경제

내년 사전청약 7만채, 기존물량 시기만 당겨… 공급확대 효과 불투명

입력 2021-12-28 03:00업데이트 2021-12-28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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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내년에 3기 신도시 등 신규 택지와 공공 주도의 도심 고밀개발 사업지에 짓는 아파트 7만 채를 본청약보다 2, 3년 앞당기는 ‘사전 청약’으로 공급하기로 했다. 또 민간 재건축·재개발 사업도 공공성을 갖추면 인허가 절차를 줄여 사업 속도를 높여주기로 했다.

국토교통부와 기획재정부, 금융위원회, 국세청은 27일 이런 내용을 뼈대로 한 ‘내년 부동산 시장 안정방안’을 내놓았다. 정부는 내년 사전 청약 물량과 기존 분양 물량 등 총 46만 채를 공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는 올해 공급량(39만 채)보다 7만 채 많은 물량이다. 사전 청약은 무주택자의 불안 심리를 줄이겠다는 취지이지만 공급 시기만 앞당기는 것이어서 ‘숫자 맞추기’에 급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정부는 지난해 9월 공공분양에 한해 도입한 사전 청약을 올 8월 민간 아파트로 확대하면서 내년 사전 청약 물량을 6만2000채로 늘렸다. 이어 올 11월 이를 6만8000채로 높여 잡았고 이번에 7만 채로 맞추게 됐다.

민간 재건축·재개발 사업도 안전진단 규제나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등 핵심 규제는 유지해 도심 공급 확대로 이어질지 실효성이 의문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민간 재개발-재건축 촉진 한다지만… 정부, 핵심 규제는 손도 안대

내년 부동산 안정방안, 실효성 의문

정부가 27일 발표한 ‘내년 부동산 시장 안정방안’은 주택 공급 시기를 앞당기고 민간 재건축·재개발 규제를 일부 완화하겠다는 게 핵심이다.

최근 금리 인상과 대출 규제 여파로 주춤해진 집값 상승세를 내년에 반드시 안정시키겠다는 의도다.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가 내년 업무보고를 이날 이례적으로 정부합동이라는 형태로 ‘내년 부동산 시장 안정방안’을 발표한 것도 집값 안정 의지가 그만큼 강하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수요자들이 원하는 공급과 거리가 먼 데다 도심 공급을 늘릴 수 있는 실질적인 규제 완화 방안은 빠져 있다고 평가했다.

○ ‘사전 청약’ 당장 공급난 해소 역부족
청약 시기를 본청약보다 2, 3년 앞당기는 사전청약 물량은 내년 7만 채로 올해(3만8000채)의 1.8배로 늘어난다. 3기 신도시 입주가 시작되는 2023년 이후 충분한 공급이 예정돼 있지만 내년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이 3만6000채로 올해(4만2000채)보다 줄면서 공급난 우려가 불거질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역세권과 저층 주거지 등 도심에서 4000채가 사전청약으로 공급된다. 사업 진척이 빠른 서울 은평구 증산4구역, 연신내역, 도봉구 방학역, 쌍문역 등에서 내년 12월경 사전청약을 받는다.

정부는 이 같은 사전청약과 본청약 물량을 포함해 총 46만 채가 내년 전국 분양 시장에 공급된다고 밝혔다. 이는 공공·민간 분양을 합한 것으로 올해 물량(38만8000채)은 물론이고 10년 평균치(34만8000채)보다 많은 수준이다. 노형욱 국토부 장관은 “향후 10년간 서울 10만 채를 포함해 수도권 31만 채 등 역대 최고 수준으로 주택 공급을 하겠다”며 “기존 주택 매수세를 확실히 흡수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주택 시장에서는 공급 물량 자체는 충분하지만 수요자들이 원하는 서울 도심 공급 등과 다소 거리가 있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사전청약은 입주 시기가 불확실해 당장 공급 부족 문제를 해소하기엔 한계가 있다. 실제 최근 신혼희망타운 사전청약은 물론이고 민간 사전청약에서도 일부 평형에서 지원자가 미달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여기에 내년 대선 결과 등에 따라 분양을 연기하는 단지가 나올 수도 있는 등 목표치대로 공급되기까지 변수가 적지 않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당장 입주할 수 있는 것도 아닌 사전청약 물량 확대로는 시장 안정화에 한계가 있다. 청약 대기자들이나 당첨자들이 입주 전까지 전월세시장에 장기간 머물러 전세난을 부추길 수도 있다”고 했다.

○ “규제 완화 알맹이 빠져”
민간 재건축과 재개발 속도를 높이기 위한 규제도 일부 완화된다. 먼저 공공 재건축이나 재개발에 참여하는 사업장에 인센티브로 제공하던 ‘통합심의’를 공공성을 갖춘 민간 사업장으로 확대한다. 이에 따라 서울시가 주도하는 민간 주도 정비사업 ‘신속통합기획’에 참여하는 사업장뿐만 아니라 공공성 기준을 충족하는 다른 민간 사업장도 통합심의를 받을 수 있게 된다. 통합심의를 받으면 사업 속도를 5개월가량 단축할 수 있다.

하지만 민간에서 원하는 안전진단 기준 또는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 등 핵심 규제는 이번 완화 대상에서 빠졌다. 이를 풀어 재건축 시장 등이 다시 과열되면 주변 집값을 자극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정부는 이날 “시장 안정을 저해하지 않는 범위에서 재건축 재개발을 촉진하는 것”이라며 “그간 규제가 큰 틀에서 바뀌는 것은 아니다”라고 못 박았다. 이창무 한양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재건축, 재개발 정비사업 규제 완화에 알맹이가 빠져있다”며 “재건축 추진의 실질적인 걸림돌에 대한 규제 완화 없이는 정비사업을 통한 공급 확대에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호경 기자 kimhk@donga.com
최동수 기자 firefly@donga.com
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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