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 컨설팅]ESG 투자 시작, ‘에너지전환’ 펀드부터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11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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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이후 글로벌 화두 돼
세계 ESG 투자, 4년새 54% 성장
ESG 실천 기업 찾기 쉽지 않아
초보 투자자, 간접투자 바람직

김지영 SC제일은행 엘시티PB센터 부장
김지영 SC제일은행 엘시티PB센터 부장
Q. 최근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에 대한 뉴스를 자주 접한 A 씨는 만기를 앞둔 정기예금 2억 원을 ESG와 관련된 분야에 투자하기로 마음먹었다. 하지만 막상 투자를 하려고 보니 어디에, 어떻게 투자해야 할지 막막하다.

A. ESG라는 단어는 요즘 매체를 가리지 않고 등장하는 새로운 트렌드다. ESG는 환경(Environmental),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의 약자로 기업을 평가하거나 투자 여부를 결정할 때 매출액, 영업이익, 성장성, 수익성 등 재무적 요소 외에 추가로 고려해야 할 비재무적 요소를 말한다. 쉽게 말해 과거에는 단순히 돈을 잘 버는 기업을 좋은 기업이라고 했지만 이젠 재무적 성과 외에도 기업의 지속 가능성과 사회적 책임까지 함께 고려한다는 뜻이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세계적으로 전염병에 대한 경계심이 높아지고 소득 격차 등 불평등이 심화되면서 ESG는 더욱 중요한 화두가 됐다.

ESG와 관련된 투자 규모도 빠르게 커지고 있다. 글로벌지속가능투자연합(GSIA)에 따르면 글로벌 ESG 투자 규모는 2016년 22조8000억 달러에서 지난해 35조3000억 달러로 54% 성장했다. 2030년에는 130조 달러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블랙록 같은 글로벌 자산운용사들이 ESG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각국 연기금들이 ESG 투자에 앞장서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개인투자자 입장에서 ESG 투자는 녹록지 않은 과제다. 가장 큰 장애물은 ‘그린 워싱’(위장 환경보호 행위)이다. ESG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거의 모든 기업이 친환경을 표방하고 있지만 실제로 의미 있게 ESG를 실천하고 있는 기업과 상품을 골라내는 것은 쉽지 않다.

또 올바른 ESG 평가를 위해선 여러 측면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점도 중요하다.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 연료를 생산하는 아프리카 코발트 광산이 좋은 사례다. 전기차는 탄소 배출을 감축시키기 때문에 전기차 기업들이 ESG 측면에서 높은 평가를 받아야 한다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코발트 광산의 채굴 과정에서 노동 착취와 아동 인권 문제 등이 발생한다는 점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이 때문에 연구개발(R&D)을 통해 코발트 비중을 낮춘 배터리를 개발하고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착한 코발트’ 공급망 구축에 나선 기업들이 높은 ESG 평가를 받고 있다.

이처럼 개인투자자가 처음부터 기업을 직접 선별해 ESG 투자에 나서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에 전문가의 힘을 빌리는 게 바람직하다. 초보 투자자라면 우선 펀드를 활용한 간접 투자 방식으로 ESG 투자를 시작하는 게 좋다. 먼저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가장 중요한 과제인 에너지 전환과 관련된 주식형 펀드를 추천한다. 최근 영국에서 열린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와 함께 에너지 전환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주식형 펀드뿐 아니라 채권형 펀드 중에서도 ESG 평가를 활용하고 있는 펀드들이 있다. 따라서 A 씨에게 에너지 전환 관련 주식형 펀드와 함께 글로벌 주식형 및 한국 채권형 ESG 펀드에 투자하는 포트폴리오를 추천한다.

지금 우리는 ESG라는 이름의 세계적 변화가 시작되는 출발점에 서 있다. 이 변화는 우리가 앞으로 살아가는 동안 계속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ESG 투자는 단기 성과에 집착하기보다 장기적 관점에서 긴 흐름으로 접근하는 게 바람직하다.


김지영 SC제일은행 엘시티PB센터 부장
#머니컨설팅#투자#esg#펀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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