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팔겠다” > “사겠다”…매매수급지수 100이하로 하락

최동수 기자 , 세종=송충현 기자 입력 2021-11-19 16:53수정 2021-11-19 1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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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서울스카이 전망대에서 젊은 남녀가 아파트를 보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동아일보DB
#1. 서울 강남구 대치동 A아파트. 2400채 규모의 강남 대표 재건축 단지다. 19일 부동산중개업소에 나와 있는 매물은 101채로 한 달 전(21채)보다 5배 많아졌다. 올 초엔 매물이 귀해 비싸도 거래가 성사됐지만 이제는 매물이 나와도 매수자가 안 붙는 데에 따른 것. 인근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집값이 최고가를 찍었다는 분위기가 형성되며 집주인들이 호가를 낮춰 내놓으려 한다”고 전했다.

#2. 내년 2월 결혼하는 김모 씨(37)는 최근 고심 끝에 신혼집 매입을 포기했다. 올 초 점찍은 서울 동작구의 소형 아파트가 반 년 새 5000만 원 올랐다. 그는 “대출도 어렵고 집값도 너무 올라 일단 전세로 살며 집값 추이를 보겠다”고 했다.

서울 아파트 시장에서 팔려는 사람이 사려는 사람보다 많아졌다. 대출 규제와 금리 인상 등으로 매수 심리가 얼어붙고 매물이 쌓이며 시장이 관망세로 바뀌고 있다.

19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1월 셋째 주(15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99.6으로 전주보다 1.3포인트 하락했다. 이 지수가 100 밑으로 떨어진 건 4월 5일(96.1) 이후 7개월여 만이다. 매매수급지수가 100 미만이면 공급이 수요보다 많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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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5개 권역 중 도심권(용산구 종로구 중구·103.5)을 제외한 4개 권역에서 지수가 일제히 100 이하로 내려왔다. A아파트가 포함된 강남4구(강남구 서초구 송파구 강동구·동남권)가 지난주 101.5에서 이번 주 99.5로 하락하며 매수자 우위로 전환됐다.

서남권(강서구 구로구 영등포구 등)은 100.9에서 99.7로, 동북권(노원구 도봉구 강북구 등)은 101.0에서 99.4로 각각 낮아졌다. 서북권(은평구 서대문구 마포구)은 97.6으로 5개 권역 중 매수 심리가 가장 많이 위축됐다. 은평구의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매수 문의가 거의 없다”며 “간간이 오는 매수 문의도 시세보다 1억~2억 원 낮은 급매가 나오면 연락 달라는 요구가 대부분”이라고 했다.

시장이 관망세로 돌아서면서 서울 아파트 값 상승 폭이 둔화되고 있다. 이번 주 서울 아파트 값은 지난주보다 0.13% 올라 오름 폭이 전주 대비 0.01%포인트 줄었다. 매물도 늘고 있다. 부동산 정보업체 ‘아실’에 따르면 이날 서울 아파트 매물은 4만4687채로 한 달 전(4만1880채)보다 6.7% 늘었다.

전문가들은 이달 22일 종합부동산세 고지서가 발송되고 25일 기준금리가 추가로 오를 경우 매수 심리가 더 위축될 것으로 본다.함영진 직방 빅데이터 랩장은 “집값이 급락할 가능성은 낮지만 집값 상승에 따른 피로감이 워낙 크다”며 “대선을 치르는 내년에도 거래 절벽이나 숨고르기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이날 국세청에 따르면 내년 전국 오피스텔 기준시가가 8.06% 오른다. 이 같은 상승폭은 2008년(8.30%) 이후 14년 만에 최대 폭이다. 기준시가는 실거래가를 확인할 수 없을 때 양도소득세와 상속·증여세 기준으로 활용돼 내년 오피스텔 투자자의 세금 부담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최동수 기자 firefly@donga.com
세종=송충현 기자 balg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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