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 대출 1000조… 은행권 비중 줄고 저축銀-캐피털 급증

세종=송충현 기자 입력 2021-11-03 03:00수정 2021-11-03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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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이전보다 173조원 늘어
음식업-개인서비스업 대출 많아
은행 대출규제로 고금리권 몰려
금리 오르면 부실 대출 우려 커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자영업자들의 대출이 1000조 원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저축은행과 카드, 캐피털 등 고금리 대출의 증가세가 높아 자영업자 대출 부실 우려가 커지고 있다.

2일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내놓은 ‘자영업자 부채의 위험성 진단과 정책방향’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8월 말 개인사업자 대출 잔액은 988조5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2019년 12월 말보다 173조3000억 원(21.3%) 늘었다. 개인사업자 대출 증가폭은 같은 기간 일반 가계대출 증가율(13.1%)의 1.6배에 이른다. 개인사업자가 받은 전체 대출 가운데 사업자대출은 572조6000억 원, 가계대출은 415조9000억 원이었다.

특히 코로나19 피해가 큰 음식업과 개인서비스업 등 대면 업종에서 대출이 크게 늘었다. 자영업자들이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 두기 영향으로 매출이 줄자 인건비와 임차료 등을 대출로 마련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2019년 12월 대비 올 8월 대출 잔액 증가율은 음식업(26.9%), 개인서비스업(20.9%), 제조업(11.5%) 순으로 높았다.

KDI는 기준금리가 오르고 가계대출 규제가 강화되고 있는 가운데 정부의 대출 원리금 상환유예 조치가 종료되면 자영업자의 대출이 부실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개인사업자의 가계대출이 금리가 높은 저축은행, 카드, 캐피털 등에서 늘어나고 있기 때문에 금리가 오르면 부담이 커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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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사업자의 은행권 대출 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은 2019년 12월 8.5%에서 올해 8월 11.3%로 늘었다. 같은 기간 저축은행권은 ―2.7%에서 19.8%로 급증했다. 캐피털은 17.5%에서 20.1%로 늘었다. KDI는 보고서에서 “가계부채 총량 관리 등으로 은행권의 자금 공급이 제한되며 개인사업자의 고금리권 대출이 늘어나는 데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저금리 정책금융 상품이 자영업자의 폐업을 막는 데 도움을 줬다”면서도 “폐업 직전에 정책금융을 받은 개인사업자는 대출을 갚지 못해 오히려 신용등급이 떨어지는 등의 부작용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KDI 분석 결과 자영업자의 폐업 확률은 정책금융이 지원된 1년간 10% 줄었다. 매출액과 고용 인원은 각각 28.8%, 22.5% 증가했다.

오윤해 KDI 시장정책연구부 연구위원은 “일시적으로 자금 부족을 겪는 기업은 정책자금을 지원하고 영업이 개선되기 어려운 업체는 폐업과 재기를 지원하는 정책이 낫다”며 “고금리 대출을 한 자영업자를 위해 저금리로 상품을 바꿔 주는 정책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세종=송충현 기자 balgun@donga.com
#자영업 대출#은행 대출규제#고금리권 대출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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