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투기 재점화에 LH 개혁까지’…노형욱, 일주일 만에 시험대

  • 뉴스1
  • 입력 2021년 5월 20일 17시 02분


코멘트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 © News1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 © News1
노형욱 신임 국토교통부 장관이 취임 일주일 만에 시험대에 올랐다. 연초부터 사회적으로 논란이 된 공직자의 부동산 투기 이슈가 최근 재부상하고 있어서다.

여기에 부동산 시장 점검 관계 장관회의에서 사실상 한국토지주택공사(LH) 혁신에 대한 정부안이 도출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업계에서는 노 장관의 업무추진력과 결단력 등이 검증대에 올랐다는 해석이 나온다.

20일 국토부와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이날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행복청)과 국토부에 근무하는 공무원 형제가 세종시의 개발 예정지를 공동 매입한 것을 두고 경찰의 수사를 받고 있다.

이들이 지난 2017년 7월 세종시 연기면 보통리 농지를 매입할 당시 국토부 주무관인 동생은 도시재생 업무를 총괄하는 부서에 있었다.

특별수사본부는 이들 형제의 부친이 이미 수사를 받는 전 행복청장 A와 절친한 사이라는 점에서, A가 이들 가족에서 개발 관련 내부 정보를 전달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사고 있다.

국토부는 해당 직원과 관련 “이미 출산 휴가 중이어서 별다른 인사조처를 하지는 않았다”며 “수사 결과에 따라 엄정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관세청 산하 관세평가분류원이 세종시에 지은 유령청사. © News1
관세청 산하 관세평가분류원이 세종시에 지은 유령청사. © News1
앞서 17일에는 관세청 산하 관세평가분류원(관평원)이 세종시에 ‘유령청사’를 짓고 전체 직원의 절반가량이 이전기관 특별공급을 받아 국민적 분노를 사고 있다.

지난 3월 LH 사태에 이어 공직자의 부동산 투기 정황이 또 다시 연이어 꼬리를 물고 나타나는 모습에 야당에서는 벌써부터 이를 ‘제2의 LH 사태’로 규정하고 정부와 여당을 향한 비판의 날을 한껏 세우고 있다.

배준영 국민의힘 대변인은 “제2의 LH 사태”라며 “도덕적 해이가 정말 하늘을 찔렀다고 본다. 어떻게 보면 사기이자 범죄에 가깝다”라고 비판했다.

이날 오전 열린 부동산 시장이 점검 관계장관 회의에서는 정국을 흔들어놓았던 LH 사태의 후속 조치인 정부의 혁신안이 사실상 도출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를 실행해야할 노 신임 장관의 어깨가 한층 무거워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회의 모두발언에서 “LH의 혁신과 관련 정부안을 오늘 사실상 마련하고 앞으로 당정 협의에 임할 계획”이라며 “국민 기대에 부합하는 과감한 혁신과 강도 높은 경영혁신 대책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기존 부동산 정책의 큰 골격과 기조는 견지하되 변화가 필요한 부분은 가능한 다음 달까지 모두 결론 내고 발표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국회 국토위 소속 야당 관계자는 “정부가 스스로 ‘6월’이라는 마지노선을 제시한 셈”이라며 “LH 혁신안의 이행과 민심을 받든 부동산 정책 등이 제때 적절하게 구사되는지 면밀히 살피고 꼼꼼히 검증하겠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민간공급’의 역할 확대를 강조한 노 장관의 발언에 의미를 부여했다. 정부 출범 이후 지속돼온 부동산 정책의 패러다임을 전환하면서, 시장에는 꾸준한 공급 시그널을 줄 수 있는 묘수라는 설명이다.

실제로 노 장관은 지난 18일 취임 후 첫 정책간담회에서 “(주택공급 기관은) 풍부한 정비사업 수행경험을 가진 민간의 노하우도 적극적으로 벤치마킹해 줄 것을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민간 사업자 단체는 제도개선 사항과 민간참여 활성화 방안을 적극적으로 제안해달라”고도 했다.

심교언 건국대 교수는 “현 정부는 출범 이후 민간 재건축 등 집값 불안을 야기하는 민간 공급을 최대한 억제하고, 가격 관리가 가능한 공공주도 주택공급을 늘리는 것에 집중하면서 시장왜곡에 따른 부작용이 더 커졌다”고 지적하면서 노 장관의 ‘민간 공급확대’ 발언에 기대감을 보였다.

이어 “LH 혁신안의 이행과 민심을 받든 부동산 정책 등이 제때 적절하게 구사되는지 면밀히 살피고 꼼꼼히 검증하는 것도 노 장관의 과제”라고 덧붙였다.

(서울=뉴스1)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