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복소비를 잡아라”… 총알배송 이어 무료반품 경쟁

황태호 기자 입력 2021-05-11 03:00수정 2021-05-11 0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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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커머스, 반품서비스 앞다퉈 도입
배송 속도에 초점을 뒀던 이커머스 업체들의 경쟁이 반품 서비스로 확산되고 있다. 제품을 직접 보지 못하고 구매하는 이커머스 특성상 반품률(전체 구매에서 반품이 발생한 구매가 차지하는 비중)은 높을 수밖에 없다. 이런 반품 과정상의 서비스를 강화하면 비용은 더 들지만 그만큼 소비자를 끌어들이는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보고 ‘공짜 반품’에 나선 것이다.

○ 패션 중심으로 불붙는 반품 서비스 경쟁

신세계 SSG닷컴은 9일 신선식품과 가전을 제외한 신세계백화점 전체 상품 52만 종에 대해 배송과 함께 반품도 무료 서비스로 해주는 프로모션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반품에 드는 비용을 SSG닷컴에 사용할 수 있는 ‘SSG머니’로 돌려주는 방식이다. 김현수 SSG닷컴 백화점몰 담당은 “사이즈, 색상 차는 물론이고 단순 변심에 따른 반품도 월 10회까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유통업계가 꼽는 반품 경쟁의 격전지는 패션 분야다. 패션 이커머스 시장의 반품률은 40% 안팎으로 알려져 있다. 오프라인 유통 시장의 평균인 9%의 4배 이상이고 이커머스 전체 평균인 30%보다 10%포인트 높다. 최근 SSG닷컴의 ‘W컨셉’ 인수에 이어 카카오가 ‘지그재그’(크로키닷컴)를 사들이면서 뜨거워진 패션 이커머스 경쟁에 반품이 주요 서비스 지표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SSG닷컴의 무료 반품 서비스의 타깃 카테고리도 백화점의 전통 효자 품목인 패션, 뷰티다. SSG닷컴 관계자는 “올해 2, 3월 SSG닷컴의 패션, 뷰티 카테고리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5%, 4월에는 20%대 성장률을 보였다”며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확산하는 ‘보복 소비’ 트렌드를 잡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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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에는 아예 무료 반품을 전제로 한 의류 ‘선배송 후구매’ 서비스도 있다. 아마존이 2017년 내놓은 ‘워드로브’는 최대 15종의 의류를 받은 후 마음에 드는 것만 구매하고 나머지는 반품할 수 있는 유료 회원(프라임) 전용 서비스다. 아마존은 미국 3대 백화점 체인 중 하나인 콜스의 전 매장을 무료 반품 플랫폼으로 이용하기도 한다.

○ 지속하기 힘든 ‘쩐의 전쟁’

유통가에 부는 무료 반품 서비스 경쟁의 진원지는 쿠팡이다. 쿠팡은 2018년 10월 월 2900원의 유료 멤버십 ‘와우멤버십’을 도입하며 로켓배송(직매입) 상품에 대해 무료 배송과 함께 ‘30일 이내 무료 반품’ 혜택을 내걸었다.

물론 이런 반품 서비스를 유지하려면 만만찮은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 글로벌 물류기업 유나이티드파셀서비스(UPS)의 ‘온라인 구매 소비자 행동 보고서’에 따르면 온라인 유통에서 반품 비용은 상품 가격의 최대 60%에 이른다. 무료 반품 혜택을 악용하는 ‘블랙 컨슈머’ 문제도 있다. 티몬이 쿠팡보다 먼저 2015년 시작한 전 제품 무료 반품 서비스를 2년 만에 중단한 것도 물류와 함께 일부 악성 소비자로 인한 기하급수적 비용 증가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이커머스 기업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경쟁이 격화된 신선식품 분야에 초점을 맞춘 반품 서비스를 내놓고 있다. 위메프 ‘갓신선’, 티몬 ‘신선무료반품’, 옥션 ‘파머스토리’ 등은 ‘품질에 만족하지 못하면 무료 반품’을 내걸고 있다. 이커머스 업체 관계자는 “실제 반품도 물론 가능하지만 그보다 소비자에게 그만큼 제품 선도를 보증하는 차원”이라고 말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이커머스 업계 경쟁이 치열한 만큼 반품 경쟁도 확산될 것”이라며 “하지만 무료 배송처럼 버텨내기 힘든 ‘쩐의 전쟁’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황태호 기자 taeho@donga.com기자페이지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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