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공채 줄고 수시 채용 확대
‘정규직 전환’ 일자리 늘어난 영향
인턴 지원 위한 스펙 쌓기 붐… 자격증 어학성적 등 취득 열기 서울에 있는 정보기술(IT) 관련 중견기업에 다니는 김모 부장은 최근 인턴사원 평가에 참여했다가 깜짝 놀랐다. 인턴의 업무능력뿐 아니라 근무태도, 생활패턴 등에 대한 여러 가지 평가결과를 ‘객관적인 자료’와 함께 꼼꼼히 적어 제출해야 했기 때문이다. 수십 쪽에 이르는 평가서에 혀를 내두를 정도였다. 김 부장은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인턴사원은 회사를 찾아온 손님 정도로 여겼는데 이제는 ‘인턴 고시’가 됐다는 말이 실감났다”고 했다.
국내 채용시장 구조가 바뀌면서 기업과 구직자 모두에게 인턴과정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학점과 외국어 점수 등이 중요시되던 대규모 공채 대신 직무 중심의 소규모 수시채용이 ‘대세’가 되면서 인턴 근무 경력이 그만큼 중요해진 것이다.
이처럼 취업에 인턴 경험이 중요해지다 보니 인턴 기회를 잡는 것 자체가 어려워졌다. 취업준비생들은 “인턴 되는 것이 정규직보다 더 어렵다”(전체의 14.9%)거나 “비슷한 난도”(37.7%)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설문에 답한 구직자 A 씨는 “인턴 경험을 해 보고 싶은데 지금은 인턴 되는 것이 ‘금턴(금+인턴)’ 수준”이라며 “인턴에 합격하기 위해 여러 경험을 하는 사람들도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인턴 지원을 위해 다양한 스펙을 쌓는 구직자도 있다. 취업준비생들에게 “인턴 지원을 위해 필요한 스펙이 무엇인가”를 묻자 ‘전공’(262명·47.0%·복수응답)이란 답이 가장 많이 나왔다. ‘자격증’(251명·45.1%)이나 ‘어학성적’(227명·40.8%)을 취득한다는 이들도 적지 않았다. IT기업에 합격한 B 씨는 “자기소개서에 인턴 경험을 쓰면 이무래도 관련 질문을 많이 받게 된다”며 “면접 질문을 예상 가능한 범위로 유도할 수 있는 것도 인턴 경험의 큰 장점”이라고 말했다.
대표적인 기업이 LG그룹이다. LG그룹은 올해부터 신입사원의 70% 이상을 채용 연계형 인턴으로 선발한다고 밝혔다. KT 역시 올해 하반기(7∼12월)에 대졸 신입공채를 폐지하고 6주 동안의 인턴 과정을 거친 뒤 정식 채용하는 방식을 택했다. 진학사 캐치 관계자는 “인턴 채용공고를 할 때 ‘체험형’이라고 따로 명시하지 않으면 채용형 인턴으로 인식될 정도로, 최근 채용형 인턴 공고 건수가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 인턴 채용에 자주 나서는 기업은 어디일까. 올해 1월 1일부터 11월까지 기업의 인턴 채용 공고를 분석한 결과 삼정회계법인이 15차례로 가장 많았다. 이어 미래에셋자산운용과 카카오엔터프라이즈가 14번씩 인턴 채용 공고를 냈다. 네이버, BAT코리아도 13번씩 인턴을 뽑아 인턴 채용이 활발한 기업으로 꼽혔다. 금융, IT 등 업종이 인턴 채용 상위권 기업에 포진해 있었다. 진학사 캐치 김정현 소장은 “기업은 신입사원을 뽑아 교육하는 것보다 인턴으로 선발해 실무 경험부터 쌓게 하는 방식을 선호한다”며 “앞으로도 정규직 채용에 인턴 과정 도입이 점점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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