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차법에 기인한 전세대란과 시중 유동성 자금이 정부가 애써 잡은 집값을 흔들고 있다. 지방까지 전세품귀현상이 벌어지고 있는데다 서울 외곽 등에선 전세 수요의 매매전환이 이뤄지고 있다. 여기에 김포, 조치원, 부산 등 비규제지역으로 자금이 몰리며 아파트값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
13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이번 주(9일 기준) 전국 아파트값 변동률은 0.21%를 기록, 1주 전보다 0.04%포인트(p) 확대했다. 이중 서울은 1주 전과 같은 0.02%를 기록했다. 강남3구가 일제히 보합을 기록했고, 중랑구(0.04%), 강북구(0.03%), 노원구(0.03%) 등 중저가 아파트 밀집 지역이 상승세를 주도했다. 인천과 경기는 각각 0.16%, 0.23%를 기록해 1주 전보다 소폭 상승하거나 같았다. 이중 비규제지역으로 손꼽히는 김포시가 지난주에 이어 이번 주에도 2%에 가까운 1.91% 상승했다. 파주시(0.47%), 고양 덕양구(0.38%), 남양주시(0.29%) 등도 올랐다.
부동산114 지표에서도 서울 외곽 지역과 비규제지역을 중심으로 전세 수요가 매매로 전환되는 분위기가 뚜렷해졌다. 114의 주간 아파트값 동향에 따르면 이번 주 Δ중구(0.14%) Δ노원(0.11%) Δ송파(0.10%) Δ강동(0.09%) Δ영등포(0.09%) Δ중랑(0.09%) Δ구로(0.08%) Δ양천(0.08%) Δ용산(0.08%) Δ은평(0.08%) 등이 올랐다. 신도시에선 Δ김포한강(0.39%) Δ평촌(0.29%) Δ중동(0.20%) Δ분당(0.17%) Δ파주운정(0.15%) Δ광교(0.15%) 등이 올라 비규제 상승세가 뚜렷한 감정원의 지표와 궤를 같이했다.
집값불안은 지방으로 이어지고 있다. 감정원에 따르면 이번 주 지방 5대 광역시 상승률은 1주 전보다 0.1%p 확대한 0.39%를 기록하면서 2012년 5월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많이 올랐다. 이에 지방 전체 집값도 역대급 상승률을 기록했다. 지방 광역시 중 부산이 0.56%로 가장 많이 올랐다. 부산 수영구(1.13%)와 해운대구(1.09%)가 각각 1% 이상 상승률을 기록했고 연제(0.88%)·남(0.81%)·부산진구(0.81%) 등도 올랐다. 이 밖에 대구 0.39%, 대전 0.37%, 울산 0.35% 등을 기록했고, 제주도 0.02%로 상승 전환했다.
정부도 이같은 전국적인 집값불안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 10일 국회에서 “투기 자본들이 지방 광역시를 중심으로 이동하는 것을 통계로 확인했다”라며 추가 규제 가능성을 암시한 바 있다.
그러나 저금리 기조가 여전한 상황에서 전세품귀에 따른 집값불안이 손쉽게 잡히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임대차법에 기인한 전셋값 상승이 전국적으로 확산하면서 집값 상승을 떠받치고 있기 때문이다. 감정원이 발표한 이번 주 전국 아파트 전셋값은 0.27%를 기록, 지난주보다 0.04%p 확대했다. 서울은 1주 전보다 0.02%p 확대한 0.14%를 기록, 72주 연속 상승했다. 강남3구뿐 아니라 강동구(0.2%), 동작구(0.19%), 관악구(0.17%), 마포구(0.19%) 등도 크게 올랐다.
지방 전셋값 변동률도 0.29%를 기록한 가운데 지방 광역시는 전주보다 0.06%p 확대한 0.33%로 나타났다. 세종이 1.16%를 기록해 1%대 상승세를 이어갔고, 울산 0.56% 부산 0.35% 대구 0.33% 대전 0.34% 광주 0.12% 등으로 집계됐다. 이 밖에 경남 0.28%, 강원 0.32% 등을 기록했다.
임병철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전세 매물 부족 현상이 장기화되면서 집값을 밀어 올리는 현상이 퍼지고 있는 분위기”라며 “집값 상승폭이 더 확대될 경우 추가 상승에 대한 조바심으로 시장을 관망하던 내 집 마련 수요까지 자극할 수 있어 주택시장에 불안요인이 더 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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