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게임 날개 단 넥슨, 日기업 제치고 ‘닛케이 225’ 입성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10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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닛케이 225, 日증시 대표적 지표
온라인게임 성장세 높은 평가
시가총액, 연초대비 87% 늘어
향후 주가에도 긍정적 영향 기대

국내 대표 게임회사 넥슨이 일본 주요 기업들을 제치고 일본 증시 대표 주가지수인 ‘닛케이평균주가’에 편입되면서 한국 게임의 위상을 다시 한 번 높였다. 일본 게임회사들보다 PC에서 모바일로 빠르게 업종 전환한 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전부터 유연한 조직문화를 갖춰 셧다운 없이 업무 연속성을 높인 점이 높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보인다.

넥슨은 29일부터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발표하는 닛케이평균주가를 구성하는 225개 종목에 편입된다고 26일 밝혔다. 닛케이평균주가(닛케이 225)는 도쿄증권거래소 1부에 상장된 225개 종목으로 구성된 일본 대표 주가지표다. 미국의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처럼 일본 주식시장의 움직임을 대표한다. 일본 언론에서는 온라인 가격비교 사이트 카카쿠닷컴, 패션 이커머스 조조, 게임회사 스퀘어 에닉스 홀딩스, 유통업체 로손 등을 편입후보군으로 거론했지만, 넥슨이 최종 선정됐다.

넥슨이 일본 증시를 대표하는 기업에 포함된 것은 장기적인 유동성과 산업구조의 변화 등을 반영하는 닛케이 225 편입 조건을 충족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넥슨은 2019년 회사의 주력 사업을 PC에서 모바일로 전환하기 시작했다. 온라인보다는 모바일 게임에, 소수의 확실한 흥행작에 역량을 모았다. 닛케이 225에 포함된 소니, 코나미 홀딩스, 반다이남코 홀딩스 등 일본 게임사 모두 콘솔 게임 위주의 사업구조를 갖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모바일 전략은 코로나19 시대에 빛을 발했다. 재택근무가 늘고 경제 활동이 중단되면서 사람들이 모바일 게임에 열광한 것이다. 2019년 11월부터 내놓은 모바일 게임 5개 중 3개가 현재 애플리케이션(앱) 장터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상위 10위 안에 있다. 이에 힘입어 상반기(1∼6월) 영업이익이 683억 엔으로 전년 동기 대비 4% 상승하며 견고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연초 대비 시가총액이 2배 가까이로 급등하며 코로나19 시대 유망 성장 기업으로 평가받고 있다. 26일 종가 기준 넥슨 시총은 2조4920억 엔(약 26조9000억 원)으로 연초(1월 6일·1조3310억 엔)에 비해 87% 상승했다.

이진만 SK증권 애널리스트는 “올해 상반기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 ‘바람의나라: 연’ 등 모바일 게임에서 좋은 실적을 보이면서 기업 체질을 전환하는 데 성공했다”며 “향후 기대작인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의 중국 출시가 확정되면 더 높은 평가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넥슨 편입과 동시에 대형 유통체인 패밀리마트가 닛케이 225에서 제외됐음을 고려할 때 코로나19 이후 정보기술(IT) 기업의 달라진 위상이 반영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넥슨은 팬데믹(대유행) 상황에서 타 산업군 대비 빠르게 재택근무로 전환하면서 중단 없이 전 세계에 모바일 게임을 공급해왔다.

닛케이 225 편입은 넥슨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일본 시장에 투자하는 대형 펀드들이 닛케이 225를 벤치마크로 사용하고 있어 매수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편입 소식이 처음 알려진 23일 넥슨 주가는 전날 대비 17.2% 급등하기도 했다.

신무경 yes@donga.com·이건혁 기자
#넥슨#모바일게임#닛케이 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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