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모비스, ‘증강현실 HUD’ 선도업체 300억원 전략 투자… 미래차 3대 기술 ‘초격차’ 확대

  • 동아경제
  • 입력 2020년 10월 7일 18시 21분


코멘트

英 엔비직스에 전략 투자 단행
자율주행·전동화 이어 인포테인먼트 성장 동력 확보
AR HUD 기술 오는 2025년 양산 목표

현대모비스가 ‘증강현실 헤드업디스플레이(AR HUD)’ 기술 글로벌 선두업체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한다. 차세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핵심부품에 대한 대규모 투자를 앞세워 다가오는 미래자동차 시대 성장 동력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현대모비스는 영국 소재 AR HUD 업체 ‘엔비직스(Envisics)에 2500만 달러(약 300억 원)를 투자한다고 7일 밝혔다. AR HUD는 주행 정보를 실시간으로 전방도로와 매칭해 전면 유리창에 투영해주는 차세대 안전·편의장치로 꼽힌다.

그동안 자율주행과 전동화 관련 기술 및 부품에 대규모 연구·개발 투자를 집중해온 현대모비스가 미래 성장 동력의 다른 한 축인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분야에서도 선제적인 투자에 나선 것이다.

현대모비스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 사태 등 불투명한 글로벌 경영환경 속에서도 최근 3년간 차세대 기술 관련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이번 투자는 자율주행(벨로다인, 모셔널 협력)과 전동화(충주2, 울산, 평택공장 건설) 분야 투자경험을 바탕으로 인포테인먼트 분야 차세대 먹거리를 적극 발굴해 육성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영국 엔비직스는 지난 2010년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 출신 제이미슨 크리스마스(Jamieson Christmas) 박사가 모교 원천기술을 활용해 설립한 디지털 홀로그램 광학기술 스타트업이다. 현재 글로벌 AR HUD 선두업체로 평가받는다. 홀로그램 기반 HUD 양산 경험이 있는 업체는 엔비직스가 유일한 것으로 알려졌다. AR HUD는 크게 기하 광학 방식과 홀로그램 방식으로 구현이 가능하다. 기하광학은 현재 양산 중인 HUD에 적용되는 방식이다. 이를 AR HUD로 구현하기 위해서는 차량 전면에 20L 이상 넓은 공간이 필요하다. 때문에 크기가 큰 차나 전기차 등 공간이 허용하는 범위에서만 적용할 수 있다는 게 현대모비스 측 설명이다.

디지털 홀로그램은 별도의 광학장치 없이 소프트웨어만으로 넓은 시야각을 제공하는 가장 진화된 방식으로 꼽힌다. 부피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어 차세대 AR HUD 구현에 최적화된 기술로 평가받고 있다.

엔비직스는 디지털 홀로그램 기술을 바탕으로 레벨3 이상 자율주행에 최적화된 원천기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기존 디지털 홀로그램 기술 단점인 속도 지연과 화질 저하 문제를 딥러닝 기반 알고리즘으로 해결했다.

현대모비스는 엔비직스와 오는 2025년 양산을 목표로 자율주행에 최적화된 AR HUD를 공동으로 개발한다는 방침이다. 운전자 시선을 분산시키지 않고 안전성과 편의성을 높인 차세대 AR HUD 기술을 선제적으로 선보이는 것은 물론 이를 바탕으로 글로벌 완성차 시장 공략을 더욱 강화한다는 복안이다.
조성환 현대모비스 전장부(BU)장은 “AR HUD 기술은 안전운전을 위한 필수적인 첨단보조장치로 자율주행 기술과 시너지를 낼 수 있어 글로벌 프리미엄 시장에서 큰 주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원천기술을 갖춘 글로벌 업체 투자를 지속적으로 단행해 전장부품 생태계를 확대·구축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모비스는 그동안 자체적으로 기술 확보에 주력하면서 디지털클러스터와 차량주변모니터링시스템(SVM, Surround View Monitor), 오디오·비디오·내비게이션·텔레메틱스(AVNT), HUD 등 인포테인먼트 핵심부품 4종 양산을 성공한 바 있다.

이번에 투자를 결정한 AR HUD는 현재 초기 시장 생성 단계지만 향후 10년간 급속도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모비스가 보유한 핵심부품 경쟁력을 바탕으로 자율주행과 커넥티비티 기능을 연계한 고부가가치 주행정보표시장치로써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실제로 글로벌 시장조사기관에 따르면 헤드업디스플레이 시장은 오는 2025년까지 연 평균 12% 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AR HUD의 경우 2025년 100만대에서 2030년 1200만대 규모로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에 따라 글로벌 완성차와 부품업체들이 원천 광학기술을 보유한 전문 HUD 업체에 기술제휴나 투자 등을 앞다퉈 실시하며 협력관계 구축에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 현재 홀로그램 기반 AR HUD 기술을 보유한 차량용 광학업체는 극소수에 불과한 것으로 전해진다.

현대모비스는 이번 투자를 바탕으로 자율주행, 전동화와 함께 커넥티비티 등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분야에서 연구개발과 수주성과를 가속화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6월 차량과 외부 인프라를 초고속 통신으로 연결하는 커넥티드 통합관리 제어기를 국내 최초로 개발한데 이어 이미 제네시스 GV80에 12인치 HUD를 공급하고 있다. 또한 현재 5000여명이 넘는 국내 연구개발 인력과 함께 올해 초에는 인포테인먼트 분야에 최적화된 인도 하이데라바드에 소프트웨어 제2 연구개발 거점을 확대 운영하고 있다.

동아닷컴 김민범 기자 mbkim@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