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고채 이상 수익 목표… “공격적 투자는 어려워”

장윤정 기자 입력 2020-09-19 03:00수정 2020-09-19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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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 리포트]Q&A로 풀어 본 한국형 뉴딜펀드 ‘한국판 뉴딜’을 추진하고 있는 정부가 뉴딜펀드를 만들어 민간 자금을 끌어들이겠다는 청사진을 공개했다. 부동산 시장에 쏠리는 시중 유동성을 디지털과 환경 등 성장 산업으로 끌어들일 수 있다는 기대와 함께 용두사미로 전락했던 과거 관제펀드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우려가 엇갈린다. “투자처도 구체화되지 않았는데 대규모 계획을 덜컥 발표했다”거나 “국민들에게 섣불리 국채 이상의 수익을 홍보했다”는 비판도 있다.

정부는 이달 뉴딜펀드 투자 대상을 구체화한 가이드라인을 내놓을 계획이다. 뉴딜펀드를 둘러싼 이슈들을 문답 형식으로 정리했다.

Q. 뉴딜펀드가 나온 이유는 뭔가.

A. 정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핵심 키워드로 ‘디지털’과 ‘그린’을 꼽고 있다. 160조 원을 투입해 이 두 분야를 축으로 ‘한국판 뉴딜’을 추진한다는 게 정부의 계획이다. 시중 유동성을 한국판 뉴딜 사업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구상한 것이 뉴딜펀드다. 뉴딜펀드는 △정책형 뉴딜펀드 △뉴딜 인프라펀드 △민간 뉴딜펀드 등 3가지 유형으로 나뉜다. 핵심은 20조 원 규모로 새로 조성하겠다는 정책형 뉴딜펀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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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세금으로 투자 손실을 보전해 주는 정책 펀드가 이전에도 있었나.

A. 정책형 뉴딜펀드는 재정 3조 원과 정책금융기관의 돈 4조 원 등 총 7조 원을 투입해 ‘안전판’을 깐다는 점에서 일반 민간 펀드와 다르다. 투자를 한 사업에서 손실을 보면 어느 정도까지 정부가 재정으로 감당한다는 뜻이다. 과거 ‘기업구조혁신 펀드’(손실부담률 7.5%) 등 재정으로 투자 손실을 일부 커버해 주는 펀드가 있었다. 뉴딜펀드의 손실부담률(기본 10%)은 이보다 다소 후한 편이다.

Q. 어디에 어떻게 투자를 한다는 건가.

A. ‘데이터 댐’, ‘지능형 스마트그리드’, ‘신재생에너지 지원’ 등 한국판 뉴딜 사업 대상이 일부 공개됐으나 투자 대상에 대한 명쾌한 정의나 기준은 아직 없다. 정부가 이달 내놓을 ‘뉴딜 투자 가이드라인’에서 구체화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성장성이 있는 뉴딜 기업, 투자 프로젝트를 발굴해 제시하는 것은 민간의 몫”이라며 “운용사 등이 사업성 있는 프로젝트를 가져오면 이를 한국성장금융과 KDB산업은행이 심의해 자금을 투입하는 식”이라고 설명했다. 우리자산운용 최영권 대표는 더불어민주당이 연 뉴딜 관련 간담회에서 데이터센터에 투자하는 펀드 운영안을 발표한 바 있다. 사업자금의 30%는 정부와 사업자의 출자, 정책자금의 후순위대출로 채우되 70% 정도는 민간에서 공모로 끌어와 마련하고 임대수익 등으로 3%대 수익을 제공한다는 아이디어였다.

Q. 투자 손실을 정부가 부담하면 투자할 만한가.

A. 손실이 나면 정부가 메워준다는 게 아니라 민간과 정부가 같이 투자를 하되 수익률이 마이너스가 되면 정부 돈부터 손실이 발생하게 한다는 것이다. 이를 알기 쉽게 손실부담률로 표현하고 있다. 당초 알려진 것처럼 손실부담률이 35%까지 되는 건 아니다. 정부는 “펀드에 따라 차이는 있으나 손실부담률이 기본적으로 10%”라고 정정했다. 예를 들어 풍력발전소와 같은 장기 투자 프로젝트는 정부와 정책금융기관의 출자 비중을 높여 손실부담률을 40%로 높이고 데이터센터 같은 안정적인 프로젝트는 손실부담률을 10% 안팎으로 정할 수 있다는 뜻이다. 사업이 수익을 내지 못하면 원금이 깨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뉴딜 사업의 특성상 장기간 돈이 묶이는 것도 투자자로서는 고민스러운 부분이다. 금융위도 “뉴딜 분야 성격상 불확실성이 크고 투자 기간이 길어 민간 자금이 선뜻 투자에 적극 나서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인정했다.

Q. 뉴딜펀드 수익성은 얼마나 될까.

A. 처음 뉴딜펀드가 공론화됐을 때 연 3%대 수익률이 거론됐다. 점차 수치가 낮아지더니 요즘은 국고채(현재 10년물 연 1.527%)보다 조금 더 높은 수준이라고 하고 있다. 벤처캐피털 업계 관계자는 “정부 자금이 투입되면 공격적으로 수익을 좇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며 “투자처를 선정하는 산은으로서도 고위험·고수익 프로젝트보다는 안정적인 선택을 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당국에서는 10년 이상의 장기 프로젝트의 경우 단계별로 쪼개서 투자 만기를 단축시키는 등 아이디어를 검토 중이다.

Q. 언제 정책형 뉴딜펀드 가입이 가능한가.

A. 정부는 17일부터 정책형 뉴딜펀드 실무준비단을 가동했다. 펀드의 실행 방안을 마련하고 세부 계획 등을 안내할 예정이다. 예산 편성 등이 필요해 자(子)펀드 운용사 모집 공고, 선정 절차는 내년 1월 이후 진행된다. 투자자가 은행, 증권사에서 펀드에 가입하는 시기는 이르면 내년 2분기(4∼6월) 정도로 예상된다. 정책형 뉴딜펀드 20조 원 중 실제 일반 국민이 투자할 수 있는 몫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20조 원 가운데 민간 자금은 13조 원이 들어오게 되는데, 당국은 민간 자금의 대부분을 은행, 보험사, 연기금으로 구성할 계획이다. 일반 국민들의 참여는 최대 1조 원 규모로 예상했다.

Q. 정권이 바뀌면 흐지부지되는 것 아닌가.

A. 정부는 뉴딜펀드는 과거 녹색펀드, 통일펀드와는 다르다고 강조한다. 실체가 불분명했던 이들 펀드와 달리 ‘디지털’, ‘그린’은 전 세계적으로 각광받고 있는 신산업 분야이며 이미 관련 예산도 책정됐다는 것이다. 정권이 바뀌어도 이 같은 세계 산업의 흐름은 바뀌지 않는 만큼 뉴딜펀드에 대한 투자는 이어질 것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이명박 정부의 녹색펀드나 박근혜 정부의 통일펀드도 세계 산업의 흐름이나 국가적 과제에 초점을 맞췄다고 주장했었다. 정부 주도 관제 펀드들의 대부분은 정권 교체와 함께 힘을 잃었다. 뉴딜펀드는 앞으로 5년간 운영된다. 임동민 교보증권 연구원은 “한국판 뉴딜의 방향은 시기적절하다”면서도 “사회적 합의와 지속 가능성 등이 뉴딜 성패의 중요한 요인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Q. 저리 대출 등 170조 원의 금융 지원에 금융권이 적극 동참할까.

A. 다수의 금융회사들이 디지털, 그린 등 뉴딜 분야를 ‘새로운 기회’로 인식하고 있다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하지만 일각에선 정책 사업에 동원돼 금융회사의 주주가치가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와 금융 지원에 대한 국책 금융기관의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정책형 뉴딜펀드 사업을 주관하고 뉴딜 기업 육성을 위한 약 100조 원 규모의 온렌딩(On-lending·중개기관을 통한 간접 대출)까지 맡은 산은의 노동조합은 “실체가 명확하지 않고 비중이 작은 디지털뉴딜과 그린뉴딜 기업을 발굴해 자금을 공급하려면 무리한 영업과 손실, 금융기관 간 경쟁 심화가 명약관화하다”고 주장했다.

장윤정 기자 yunjng@donga.com
#한국형 뉴딜펀드#금융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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