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상승세 진정 양상” 文대통령 발언에, 전문가들 평가는…

문병기기자 , 이새샘기자 입력 2020-08-10 21:12수정 2020-08-10 2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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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10일 “과열 현상을 빚던 주택 시장이 안정화되고 집값 상승세가 진정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며 “부동산 투기의 시대를 끝내겠다는 강력한 의지”라고 말했다. 부동산 감독기구를 설치해 부동산 거래를 상시 감시하고 표준임대료와 무제한 계약갱신요구권 등 임차인 보호도 더욱 강화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7·10대책과 8·4대책에 대한 문 대통령의 평가에 대해 시기상조라고 지적했다.

● “부동산 안정효과 본격화” vs “시기상조”

문 대통령은 이날 수석·보좌관회의에서 7·10대책과 8·4대책을 언급하며 “4대 방향의 정책 패키지를 마련했다. 주택·주거 정책의 종합판이라고 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과열 현상을 빚던 주택 시장이 안정화되고 집값 상승세가 진정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며 “앞으로 대책의 효과가 본격화되면 이런 추세가 더욱 가속화되리가 기대한다”고 말했다. 최근 부동산 가격 상승세가 주춤한 것을 들어 부동산 대책의 ‘집값 안정’ 효과가 앞으로 본격화될 것이라고 자평한 것. 또 문 대통령은 “보유세 부담을 높였지만 다른 선진국에 비해선 아직도 낮은 편”이라며 “우리나라의 보유세 실효세율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절반 수준”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아직 부동산 시장이 안정됐다고 보기는 이르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국감정원이 발표한 8월 첫째 주(3일 기준) 전국 주간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12% 상승해 지난주와 상승폭이 같았다. 서울도 0.04% 올랐다. 7월 초보다는 오름세가 다소 둔화됐지만 여전히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다. 전세시장 불안도 계속되고 있다. 전국 기준 아파트 전세 가격은 0.2% 올랐는데 이는 2016년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보유세 수준이 낮다는 설명도 한쪽만 본 평가라는 지적이다. OECD 통계에 따르면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보유세수는 0.9%로 캐나다(3.1%)나 프랑스(2.6%)보다는 낮지만 독일(0.4%)이나 스웨덴(0.7%)보다는 높다. 또 한국의 거래세 수입은 GDP 대비 2% 수준으로 OECD 국가 중 1위다.

● 부동산 감독기구로 투기와의 전쟁 상시화

문 대통령은 “국민들께서 불안이 크신 것을 잘 알고 있다”며 보완대책 마련 방침도 밝혔다. 특히 “주요 선진국은 일정한 예외 사유가 없는 경우 무제한의 계약갱신요구권을 인정하고 있고, 주요 도시들에는 표준임대료나 공정임대료제도를 통해 임대료 상승을 제한하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시도지사가 매년 표준임대료를 산정하도록 하는 표준임대료 공시제 등을 본격 검토할 수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중산층을 위한 공공임대주택 마련과 부동산 감독기구 설치 구상도 내놨다. 올해 2월 국토교통부가 주축이 돼 출범한 ‘부동산 시장 불법행위 대응반’을 상설화한 기구를 통해 주택거래 과정의 편법 증여와 불법 전매, 집값 담합 등 각종 부동산 불법행위를 조사하겠다는 것. 부동산 투기와의 전쟁을 상시화 하겠다는 의미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실효성에 우려를 나타냈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부동산 특별사법경찰제도가 도입됐지만 그동안 큰 효과가 없었다”며 “중산층용 공공임대 역시 재정을 쏟아 부어 일부에게만 혜택을 주는 방식에 그칠 수 있다”고 말했다.

야당은 이날 부동산 메시지에 “공포스러운 현실인식”이라고 비판했다. 미래통합당 김은혜 대변인은 문 대통령의 발언에 “귀를 의심했다”며 “절망하고 있는 국민 앞에서 획기적 공급 등 부동산대책이 효과를 나타내고 있다는 자평에 할 말을 찾지 못한다”고 말했다.

문병기기자 weappon@donga.com
이새샘기자iams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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