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수사심의 요청 이틀 만에 구속영장…“檢, 외부 의견 차단”

뉴스1 입력 2020-06-04 13:39수정 2020-06-04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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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2019년 10월 10일 오전 충남 아산시 삼성디스플레이 아산공장에서 열린 삼성디스플레이 신규 투자 및 상생협력 협약식에 도착, 이재용 부회장과 인사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2019.10.10/뉴스1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검찰 외부 전문가들로부터 수사 적정성을 판단받기 위해 ‘수사심의위원회(수사심의위)’ 소집을 요청한 지 이틀만인 4일 검찰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사실상 이 부회장 측은 꺼내들 수 있는 ‘마지막 카드’로서 수사심의위 요청이란 배수의 진을 친 것인데, 만약 법원에서 구속영장이 발부될 경우 검찰 외부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을 기회조차 잃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대해 검찰은 “절차상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국민적 관심이 높은 사안에 대한 투명하고 공정한 수사를 위해 스스로 도입한 ‘수사심의위’ 제도의 무력화를 자초했다는 비판도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서울중앙지검 경제범죄형사부(부장검사 이복현)는 이 부회장과 최지성·김종중 전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사장에 대해 자본시장법위반(부정거래 및 시세조종 행위), 주식회사등의외부감사에관한법률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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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과정에서 이 부회장에게 유리하도록 제일모직 가치를 고의적으로 부풀리며 이 과정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등이 이뤄졌다고 의심하고 있다.

앞서 검찰은 지난달 26일과 29일에도 이 부회장을 각각 비공개 소환조사하며 직접 보고받거나 지시했는지 여부를 캐물었는데, 당시 이 부회장은 “보고받거나 지시한 사실이 전혀 없다”며 혐의 일체를 강하게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삼성은 이 부회장이 최근 검찰 외부 인사들에게 이번 수사를 둘러싸고 적정성과 기소 여부를 공정하게 판단해달라는 수사심의위 소집을 요청한 지 불과 이틀만에 검찰이 구속영장을 청구한 데 대해 매우 당혹스러워하는 모양새다.

이병태 KAIST 경영학 교수는 “경영적으로 지금같은 경제 위기에서 오너의 주인의식이 발휘되는 것인데 지금도 삼성은 전대미문의 위기에 처해있다”고 말했다.

2018년 검찰이 수사심의위 제도를 도입한 이후 위원회 소집 요청을 받은 상황에서 수사팀이 구속영장을 청구한 것은 이 부회장 사건이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법조계 일각에선 검찰의 수사 공정성과 투명성을 확보하고 ‘기소독점주의’ 폐해를 막기 위해 자신들이 도입한 수사심의위 제도를 스스로 유명무실하게 만든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올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수사심의위 규정에도 국민적 의혹이 제기되거나 사회적 이목이 집중되는 사건일 경우 심의대상에 해당된다고 나와있으나 검찰은 우선 구속영장을 청구를 강행했다.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는 기소를 전제로 하고 있는 만큼 수사의 계속 여부와 공소제기 또는 불기소 처분 여부 등에 대한 외부 전문가들의 판단을 들어볼 기회를 검찰이 먼저 나서서 차단한 것으로 보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 검찰은 이 부회장 측에서 신청한 수사심의위 소집은 ‘기소 여부’와 ‘수사 계속 여부’에 관련된 것이기 때문에, 구속영장 청구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앞서 이 부회장은 ‘국정농단’ 사건과 관련해 2017년 1월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구속영장 청구가 기각된 이후 한달여만인 2월 16일 재청구된 구속영장이 법원에서 발부되며 삼성 오너가 중 ‘첫 구속’이라는 불명예를 안았다.

이후 이 부회장은 2018년 2월 5일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국정농단 항소심에서 징역 2년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고 석방됐다. 만약 이날 검찰이 청구한 영장이 발부될 경우 이 부회장은 석방 이후 28개월만에 재구속되는 사상 초유의 사태를 맞을 가능성도 있다.

조동근 명지대 명예교수는 “삼성전자가 무너지면 대한민국이 무너질 수도 있다”면서 “지금처럼 경제가 어려운 상황인데 조심스럽게 접근하지 않고 기업을 쥐락펴락하는 모습은 기업 경영에 분명한 피해가 된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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