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 늦어지는 2030…‘그냥 쉬는’ 이들 나란히 역대 최고치

  • 뉴시스
  • 입력 2020년 5월 13일 15시 0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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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발 '고용 쇼크' 본격화…비경제활동인구 1700만
1년새 83만↑…증가분 절반 이상인 44만명 "쉬었음" 인구
20·30대 '쉬었음' 인구 나란히 역대 최대…채용연기 여파
"사회초년생 취업 늦어지면 내년 취업경쟁 더 악화" 우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촉발한 고용대란이 본격화된 가운데 구직활동에 나서지 않아 실업자로 분류되지 않았을 뿐 일하지 않고 쉬는 비경제활동인구가 역대 최대로 불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20대와 30대에서 막연히 ‘쉬었다’고 답한 인구가 역대 최대로 불어나는 등 감염병이 촉발한 경제위기가 사회초년생인 청년층에게 직격탄으로 가해진 모양새다.

청년층의 취업난은 사태가 진정된 후라도 내년도 채용에서 경쟁이 더욱 악화되는 결과를 초래, 후에 더 큰 취업난을 낳을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가 나온다.

13일 통계청이 발표한 ‘4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비경제활동인구는 1년 전보다 83만1000명 늘어난 1699만명을 기록, 같은 방식으로 집계가 시작된 2000년 이래 사상 최대폭으로 증가했다. 반대로 경제활동인구는 55만명 감소해 최대폭 감소를 나타냈다.

일을 구해야겠다는 의사는 있어도 실제 구직활동을 하지 않으면 실업자(경제활동인구로 분류)가 아닌 비경제활동인구가 된다. 취업 공고가 뜨지 않아 자격증 취득 등 공부만 계속하고 있는 취업준비생들이 대표적이다.

실제로 이달 취업자 수는 47만6000명 감소하면서 외환위기 시절인 1999년 2월(-65만8000명) 이래 최악의 역성장을 기록했다. 청년층(15~29세)의 경우 취업자 수가 24만5000명 감소,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1월(-26만2000명) 이래 최대 감소폭을 나타냈다.

연령대별로 보면 비경제활동인구의 전년 동월 대비 증가폭이 가장 큰 세대는 20대로, 30만7000명(13.5%)이나 증가했다. 한창 사회로 진출할 시기인 이들이다. 줄곧 감소세였던 30대도 6만7000명(4.4%)이 늘어났다. 사회초년생인 2030세대의 구직활동 자체가 늦어지고 있는 셈이다.

특히 지난달 비경제활동인구 증가분 중에서 일할 능력은 있지만 별다른 이유 없이 막연히 ‘쉬었음’이라고 답한 이들이 절반을 차지한다. ‘쉬었음’ 인구는 20대에서 42만6000명, 30대에서 24만5000명을 기록해 나란히 동월(4월) 기준 역대 최대치 기록을 다시 썼다.

연령대별로 보면 역시 20대가 11만 명(34.7%)이나 증가해 전 세대 중에서 가장 크게 늘었다. ‘쉬었음’ 인구는 20대에서 42만6000명, 30대에서 24만5000명을 기록, 나란히 역대 최대치 기록을 다시 썼다.

체감 실업률을 의미하는 청년층 고용보조지표3(확장실업률)은 1.4%포인트(p) 상승한 26.6%로 2015년 통계 작성 이래 최대치를 기록했다. 특히 ‘잠재경제활동인구’로 구분되는 이들이 71만9000명에 달해 역시 역대 최대치를 보였다. 잠재경제활동인구에는 근로조건 등 눈높이에 차지 않아 쉬고 있는 ‘잠재구직자’와 구직활동은 했지만 당장 출근하기가 힘들어 쉬고 있는 ‘잠재취업가능자’ 등이 속한다.

청년들이 주로 일하는 숙박·음식점, 예술·스포츠 및 여가관련서비스업, 교육서비스업 등 업종들이 코로나19 타격으로 부진하고 있는 데다 기업들이 채용일정을 연기한 탓이다. 은순현 통계청 사회통계국장은 “기업에서 채용이나 면접을 연기하고 있고 휴업이나 감원 등으로 구직활동이 곤란했던 부분들이 반영됐다”며 “청년층의 경우 작년과 달리 공무원 시험 응시 등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소영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올해 사회초년생인 청년들의 취업이 늦어지면 내년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는 악순환이 벌어지게 된다”며 “청년층이 첫 직장을 안정적으로 잡지 못해 경험을 쌓지 못하면 중장기적으로는 국가 인적자본 형성에도 악영향을 준다”고 분석했다.

또한 코로나19와 같은 경제위기는 청년뿐만 아니라 임시·일용직, 영세자영업자, 여성 등 취약계층 전반에 가장 먼저 타격을 준다는 것도 지난달 지표에서 확인됐다.

도소매업과 음식숙박업을 중심으로 임시·일용직은 78만3000명이 감소했다. 특히 임시직은 58만7000명이 감소해 관련 통계가 작성되기 시작한 1990년 1월 이후 최대폭 감소를 나타냈다.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들은 17만9000명 감소, 자그마치 17개월 연속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 반면 고용원을 두지 않는 소위 ‘나 홀로 사장님’은 지난달에도 10만7000명이 늘었다. 코로나19로 인한 외출 자제, 외식 자제 등 사회적 분위기로 매출이 급감하면서 직원들을 내보내는 식으로 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유추가 가능하다.

여성 취업자 수 감소폭도 29만3000명에 달해 전월(-11만5000명)보다 두 배 이상 확대됐다.

[세종=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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