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각 앞둔 아시아나…코로나 쇼크 속 ‘내부 과제’도 산적

  • 뉴시스
  • 입력 2020년 4월 23일 15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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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에 A380 조종사 운항 자격 유지 위기
전직원 50% 무급휴직 등 비상경영도 장기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암초를 맞은 HDC현대산업개발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작업이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KDB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이 아시아나항공에 1조7000억원 규모의 추가 유동성을 공급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아시아나항공이 당장은 운영을 위한 여유자금을 쥐게 되고 매각 절차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이지만, 비상경영 와중에 불거진 조종사 운항 자격 유지 문제, 내부 분위기 추스르기 등 과제도 남아있다.

23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은 코로나19 사태로 비상경영에 돌입한 가운데 A380 기종을 띄우지 않아 A380 조종사 145명이 A380 운항 자격을 유지하기 어려워지게 됐다. 코로나19 이후 아시아나항공의 국제선 운항률은 평시 대비 10% 밑으로 떨어졌다.

조종사는 특정 항공기 운항을 위해서는 조종사 면허 외에도 기종별 비행 경험을 유지해야 한다. 항공안전법 시행규칙에 따라 해당 항공기를 조종하려는 날부터 기산해 90일 이내에 해당 기종의 이륙 및 착륙을 각각 3회 이상 행한 비행경험이 있어야 한다.

국토교통부가 이러한 사정을 감안해 3개월 간은 이·착륙 및 훈련을 시뮬레이터(모의비행장치)로 할 수 있게 했지만, 국내에 A380 시뮬레이터는 대한항공이 소유한 1대밖에 없다. 그동안 방콕에 있는 타이항공훈련센터에서 훈련을 해온 아시아나항공 조종사들은 코로나19로 하늘길이 막히며 종전의 훈련을 할 수 없게 됐다.

이 때문에 이르면 이달 말부터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자격 중단이 현실화될 수 있다. 향후 경영 정상화가 이뤄져도 재교육에 걸리는 시간, 비용 등이 만만찮아 회사 측의 우려도 크다. 아시아나항공은 국토교통부에 훈련 기간을 한시적으로 늘려달라고 요구하는 상황이다.

코로나19 사태 대응으로 돌입한 비상경영도 장기화되며 임직원들의 어려움도 커지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4월 한 달간 실시했던 전직원 15일 이상 무급휴직을 연장해, 5월부터는 아예 사업량이 정상화될 때까지 매달 전직원 최소 15일 이상의 무급 휴직에 들어간다는 방침이다. 캐빈승무원, 국내 공항 지점 근무자 대상으로는 5월 이후 2개월 단위 유급 휴직 신청도 받는다.

당초 고강도 자구안을 두고 노사 갈등 조짐이 보이기도 했다. 아시아나항공은 당초 3~5월에 걸쳐 전 직원 대상 10일의 무급휴직을 적용키로 하다가 3월에 무급휴직을 조기 실시하기로 했다. 기간도 10일에서 10일 이상으로 변경했다.

당시 아시아나항공노동조합은 “전 직원 10일 간의 무급휴직 효과는 33%의 임금 삭감으로 금액으로 치면 약 120억여원 수준으로 이는 경영난을 바꿀만한 금액이 아니”라며 구조조정 시뮬레이션이라는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아울러 4월에는 전 직원이 15일 이상의 무급휴직을 사용하게 했고, 5월부터는 아예 ‘사업량 정상화 전까지’라고 기약 없는 무급휴직 기간을 못박았다.

이 가운데 아시아나항공은 금호산업과 120억원 규모의 상표권 사용 계약을 연장하며 일부 직원들 사이에서는 불만이 나오는 상황이다.

HDC현대산업개발로의 인수가 지연되며 아시아나항공은 전날 최대주주 금호산업과 금호산업 소유 상표 사용 계약을 연장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아시아나항공이 향후 1년간 금호산업에 상표 사용료로 건네는 금액은 119억4600만원이다.

다만 아직 매각 작업이 진행 중이어서 상표권 사용 연장이 불가피하며, HDC현대산업개발로의 매각 절차가 완료되면 상표권 사용 계약을 해지할 수도 있다.

한편, 제주항공에 매각이 결정된 이스타항공도 내부 반발에 부딪힌 상황이다. 전날 이스타항공 조종사노조는 민주노총 전국공공운수노조에 가입한 뒤 기자회견을 열고 정리해고 중단과 국내선 운항 재개를 요구했다.

최근 이스타항공은 전체 임직원의 20% 수준인 350여명 규모의 정리해고 안을 밝혔으며, 24일 정리해고 대상자 명단을 공지할 예정이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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