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R]변혁적인 상사, 가끔 자유방임해도 직원들의 신뢰 계속 받아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4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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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獨 연구진 리더십 분석
직원들, 리더에 대한 믿음 두터워 이따금 방임은 외부탓으로 여겨
부하에 책임 떠넘기는 방임형은 변혁적 리더십 보여도 신뢰 못받아

조직에서의 리더십은 크게 두 가지 스타일로 나눠볼 수 있다. 첫째는 직원들에게 영감과 지적 자극을 주며 성장과 발전을 촉진하는 변혁적 리더십이다. 둘째는 직원들에게 의사결정과 업무수행을 위임하고 그에 대한 책임도 넘기는 자유방임형 리더십이다. 일반적으로는 변혁적 리더십이 자유방임형 리더십보다 낫다고 여겨진다. 리더가 자유방임적이면 그 부하들은 더 많은 심리적 고통에 시달리고 동료와의 갈등도 많이 겪는다고 한다.

그러나 세상에 완벽한 리더는 없다. 리더십은 매일 같은 방식으로 작동하지 않는다. 평소에 변혁적 리더십을 발휘하던 사람도, 때로 피곤한 날에는 자유방임형 리더십을 보일 수 있다. 자유방임적인 리더가 때때로 변혁적 리더십을 보일 수도 있다. 이 같은 리더의 비일관성은 직원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까.

네덜란드 에라스무스대와 독일 라이프치히대 연구진은 비일관적 리더십이 부하들에게 미치는 영향을 조사했다. 네덜란드의 한 대형 맥주회사에서 일하는 직원 59명이 매주 작성한 메모와 설문지를 기반으로 분석했다. 연구진은 ‘이번 주에 상사는 우리의 미래에 대해 열정적으로 이야기했다’와 같은 문항으로 변혁적 리더십의 수준을 측정했고, ‘이번 주에 상사는 의사결정을 회피했다’ 같은 문항으로 자유방임 리더십의 수준을 측정했다. 그리고 이번 주 자신의 상사를 얼마나 신뢰할 수 있었는지, 상사의 리더십이 효과적이었다고 보는지도 물었다.

분석 결과, 역시 변혁적 리더십이 자유방임 리더십보다 효과적이었다. 변혁적 리더십을 보인 리더는 부하들의 신뢰가 높았고 이런 긍정적인 효과는 일주일 후에도 유지됐다. 반대로 리더가 자유방임적 리더십을 보이면 부하들의 신뢰가 낮아졌다.

그런데 이 같은 패턴은 두 가지 리더십 스타일이 어떻게 상호작용을 하는지에 따라 달라졌다. 구체적으로, 상사가 평소에 변혁적 리더십을 꾸준히 보여온 경우 가끔씩 자유방임적인 모습을 보이더라도 부하들이 그에 대해 갖는 신뢰가 유지됐다. 그러나 평소에 자유방임적 리더십을 보이다가 가끔씩 변혁적 리더십을 보이는 사람의 경우에는 신뢰도가 더욱 낮아졌다.

이는 직원들이 변혁적 리더십을 주로 사용하는 리더에 대해서는 평소에 신뢰를 갖고 있음을 뜻한다. 오랜 기간 믿음이 쌓이면, 가끔 자유방임적 리더십이 나타나더라도 그게 리더의 책임이라기보다는 외부 요인 탓으로 해석한다는 의미다. 이에 반해 자유방임 리더십 아래서는 직원들이 상사의 지도나 격려를 받지 못하기 때문에 그 주에 달성해야 할 목표를 이루지 못할 가능성이 높았고, 이에 따른 부정적 영향은 이따금 변혁적 리더십을 보여주더라도 지속적으로 나타났다.

결론적으로 이 연구는, 리더가 신뢰를 잃어버리지 않으려면 직원들을 적극적으로 이끌고 지적으로 자극하는 변혁적 리더십 행동을 꾸준히 보이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말해준다. 때때로 일관성이 떨어질 수 있더라도 말이다.

문광수 중앙대 심리학과 교수 ksmoon@cau.ac.kr

정리=김윤진 기자 truth311@donga.com
#리더십#변혁적 리더십#자유방임 리더십#신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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