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수급난 ‘7년來 최고’…공급부족 논란 지속

  • 뉴시스
  • 입력 2019년 12월 20일 13시 2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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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원, 서울 수급동향지수 120.3…'9·13대책 직전' 수준 돌파
정부 '수급 불안→규제' 반복하면서도 "공급 부족하지 않다"
세대수 증가, 9년來 최대…입주물량은 감소세 전환 '미스매치'

서울 아파트 매매시장이 ‘추가 상승 기대감’으로 공급 부족 현상이 심화하면서, 최근 7년 내 가장 심각한 수준의 수급난이 발생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한국감정원 주간 아파트 매매시장 동향 자료에 따르면, 12월 셋째 주(16일 기준) 서울의 아파트 수급동향지수는 120.3를 기록해, 전주(112.6) 대비 7.7p 증가했다. 이는 관련 통계 작성을 시작한 2012년 7월 이후 역대 최고치다. 종전 최고치인 지난해 9·13대책 직전(9월10일·116.3) 수준을 돌파했다.

이 지수는 해당 지역의 공급-수요 상황을 0부터 200까지 점수로 나타낸 것이다. 기준치(100)보다 높으면 공급보다 수요가 많다는 뜻이다.

권역별로는 서울 동남권, 이른바 강남4구(강남·서초·송파·강동구)가 131.0를 기록해 수요가 집중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 최근 서울 아파트 매매시장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 중인 양천구가 속한 서남권(양천·강서·구로·금천·영등포·동작·관악구)도 121.7로 공급자 우위가 지속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도심권(종로·중·용산구) 116.9 ▲서북권(은평·서대문·마포구) 115.5 ▲동북권(성동·광진·동대문·중랑·성북·강북·도봉·노원) 114.2 등도 집을 사려는 사람이 크게 늘고 있다.

이번 조사에는 정부가 지난 16일과 17일 연이어 발표한 ‘12·16 주택시장 안정화 방안’과 ‘2020년 부동산 가격공시 및 공시가격 신뢰성 제고방안’의 영향은 반영되지 않았으나, 이를 고려하더라도 서울 아파트 시장에 수급 불균형이 나타나고 그 결과 정부가 추가 규제에 나서는 상황이 해마다 되풀이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일반적으로 12월은 가을 이사철을 넘기고 주택 거래도 소강 상태로 접어드는 전통적인 부동산 비수기인 데도 시장이 과열 상태로 치닫고 있다.

최근에는 치솟는 서울 아파트값에 당장 집을 사려는 사람이 크게 늘어나면서 강남4구를 중심으로 매물 부족 현상이 확산되고 있다.

반면 양도소득세 중과 부담과 추가 상승을 기대하는 집주인은 매도에 나서지 않는 상황이 지속되면서 수요 증가세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정부는 다주택자가 10년 이상 장기 보유한 주택에 한 해 양도세 중과를 내년 6월까지 한시적으로 유예하기로 한 상태다.

정부는 공급 부족에 대한 우려가 과도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최근의 집값 상승의 배경은 실제로 주택수가 부족해서 생긴 것이 아니라, 시중에 넘치는 부동자금과 저금리로 대출 부담이 낮아진 상황에서 앞으로 주택 공급이 줄어들 수도 있다는 ‘불안심리’에 의한 것이라는 것이다.

국토부에 따르면 내년 서울 아파트 입주 예정 물량은 4만1000호로, 올해(4만5000호)를 정점으로 감소 추세로 돌아설 전망이다. 국토부는 다만 최근 5년 평균(2013~2017년) 3만2000호 대비 공급이 많고, 수도권 30만호 등을 통한 도심 내 주택 내주택 공급이 지속돼 수급 상황은 충분한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가 공급을 확대하기보다 세제 강화, 대출 규제 등 수요 억제에 주력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김 장관은 지난 정부서울청사에서 관계부처 합동으로 발표한 ‘주택시장 안정화 방안’ 브리핑을 통해 “2021년 한 해의 공급이 줄어들 수 있지만 우려하는 수준은 아니다”라며 “공급이 줄어들 것이라는 공포마케팅을 작용해서 시장 불안감을 더욱 더 증폭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서울 내 주택 수요가 최근 들어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는 반면, 입주물량은 감소하고 있어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주민등록인구통계에 따르면 서울의 인구는 지난 2016년 말 기준 1000만명 밑으로 떨어진 데 이어 감소 추세를 지속 중이다. 올해도 10월 현재 974만명으로, 작년 말 977만명 대비 감소했다.

하지만 세대수는 되려 늘고 있는 추세다.

올해 10월 현재 주민등록세대수는 432만세대로, 작년말 426만세대 대비 5만8586세대 증가했다.

지난 2010년(10만7521) 이후 최근 9년 내 가장 큰 증가폭으로 ▲2017년 3만243세대 ▲지난해 4만3786세대에 이어 올해는 더 많이 늘었다.

반면 입주물량은 감소 추세를 지속할 전망이다.

감정원에 따르면 서울 입주물량은 지난해 4만세대에서 올해 3만9000세대로 감소하며, 내년에는 3만2000세대로 줄어들 전망이다.

특히 경기도의 경우도 입주물량 감소가 더욱 급격하다. 경기도 입주물량은 ▲지난해 약 17만세대 ▲올해 약 13만세대에 이어 내년에는 약 7만세대까지 급감한다.

부동산114에서 입주시점이 확정된 아파트만 집계하는 서울의 입주물량도 ▲올해 4만3006호 ▲내년 4만2012호 ▲2021년 21939만호 ▲2022년 1만862호로 감소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대학원 교수는 “서울 내 주택수요는 지속해서 증가하는 반면 정부의 분양가 통제와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시행으로 재개발·재건축이 위축돼 당분간 공급은 감소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면서 “공급을 서두르는 한편 1·2기 신도시 등 경기 지역으로 주택 수요를 분산할 수 있는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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