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스웨덴의 삼성’ 발렌베리家 회장 독대…무슨 얘기 나눴나

  • 뉴시스
  • 입력 2019년 12월 19일 11시 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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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방한' 발렌베리 회장과 서울 모 호텔서 회동
이사회 의장 사상 첫 구속 등 사법리스크 고조에도
해외 기업인 면담 등 글로벌 네트워킹 행보 이어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스웨덴 최대기업인 발렌베리 그룹의 마르쿠스 발렌베리 스톡홀름엔스킬다은행(SEB) 회장과 단독 회동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부회장이 올 들어 꾸준한 글로벌 대외 행보에 나서며, 삼성을 둘러싼 사법 리스크가 고조되는 가운데서도 오너의 존재감을 각인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19일 재계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전날 서울 송파구 모 호텔에서 마르쿠스 발렌베리 회장과 면담했다. 발렌베리 회장은 스테판뢰벤 스웨덴 총리와 함께 전날 경제사절단 자격으로 방한했다.

마르쿠스 발렌베리 회장은 ‘한·스웨덴 비즈니스 서밋’에도 참석해 5G(5세대) 이동통신 분야 등에서의 협력 방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발렌베리그룹은 스웨덴 국내총생산(GDP)의 3분의1을 차지하는 최대 기업이다. 스웨덴 통신장비업체 에릭슨, 가전기업 일렉트로룩스, 중공업기업 ABB와 은행 등 100여개 기업을 거느리고 있다.

특히 오너가의 ‘노블리스 오블리제’ 정신은 스웨덴 사회의 존경을 받아왔다. 발렌베리그룹은 그룹 지배구조 정점에 발렌베리 재단이 위치해 있고, 재단에 보내진 그룹 이익금의 80%는 연구개발, 대학 지원 등 사회공헌활동에 쓰인다.

이건희 삼성 회장은 1856년 창업 이후 오너경영 체제를 유지하면서도 세계 초일류 기업으로 성장함과 동시에 사회의 존경을 받는 발렌베리 가문에 관심이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건희 회장은 지난 2003년에 발렌베리 가문의 오너들을 만났으며 이후 삼성가와 발렌베리가는 꾸준한 관계를 유지해왔다.

이건희 회장에 이어 이재용 부회장도 발렌베리가의 지배구조에 대한 관심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은 지난 2012년 발렌베리 SEB 회장과 경영진의 방한 당시에도 한남동 리움미술관에 초청해 비공개 만찬 회동을 가졌다.

당시 마르쿠스 회장은 기자간담회에서 “이 부회장이 북유럽 기업들이 가진 문제점과 그 해결 방안에 대해 깊은 관심을 보였다”며 “기업의 성장성과 기술적 부문에 대해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고 전한 바 있다.

재계에서는 이 부회장과 발렌베리 회장과의 이번 면담에서 각국 최대 그룹 간 사업 협력 방안이 논의됐을지 주목하고 있다. 15년째 인연을 이어온 발렌베리 회장에게 이 부회장이 경영 전반에 대한 조언을 구했을 것이란 분석도 이어진다.

아울러 삼성의 ‘내우외환’이 깊어지는 와중에도 이 부회장이 지속적인 글로벌 대외 행보로 ‘총수 이재용’의 존재감을 부각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달 들어 삼성 고위급 경영진은 노동조합 와해 사건,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증거 인멸 사건 등 공판에서 잇달아 유죄 판결을 받았다. 특히 이 부회장의 ‘복심’으로 불리는 이상훈 삼성전자 이사회 의장이 지난 17일 법정 구속되며 이사회 중심 경영에 차질을 빚게 됐다.

삼성전자 창사 이래 사상 첫 이사회 의장 구속의 충격파가 이어지며 삼성 주요 계열사의 정기인사와 조직 개편 등도 해를 넘길 전망이다. 내년 1월17일에는 이 부회장의 국정농단 사건 파기환송심 4차 공판도 예정돼 있다.

예상보다 장기화되는 사법 리스크 속에서도 이 부회장의 글로벌 네트워킹은 연말까지 지치지 않고 이어졌다. 이 부회장은 올해들어 글로벌 비즈니스 리더 및 해외 정상들과 연달아 만남을 가지며 활발한 대외행보를 이어왔다.

앞서 이 부회장은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대비하기 위해 무케시 암바니 인도 릴라이언스그룹 회장,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 NTT도코모·KDDI·도이치텔레콤 경영진 등 ICT 업계 리더들을 연달아 만나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미국 트럼프 대통령, 부시 전 대통령, 사우디 빈 살만 왕세자, UAE 빈 자이드 왕세제, 인도 모디 총리, 베트남 푹 총리 등 해외 정상들도 방한 일정 중 이 부회장과 만남을 가졌다.

이 부회장은 수출 규제 이슈로 한일 관계가 냉각돼 있던 상황에서 한국 기업인으로는 유일하게 일본의 국가적 행사인 럭비월드컵 개·폐막식에 초청을 받아 참석한 바 있다. 또한 일본 비즈니스 리더들과도 활발히 교류하는 등 한일 재계를 이어주는 가교 역할을 해왔다는 평가다.

재계 관계자는 “각 국가와 기업 입장에서 ‘삼성과 이재용 부회장’은 성장을 위한 중요한 파트너고, 이 부회장과의 회동은 협력을 창출할 기회로 여겨질 것”이라고 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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