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의 역사 쓰신 분”…25년간 그룹 이끈 ‘오너 2세’ 구자경 LG 명예회장 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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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12월 17일 09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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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부터 1995년까지 25년간 LG그룹에서 2대 회장을 지낸 ‘상남’(上南) 구자경 명예회장의 발인이 서울 모 병원에서 유족과 LS·GS 등 ‘범LG가’ 총수들, LG그룹 주요 계열사 임직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17일 치러졌다.

LG그룹은 평소 소탈한 성품의 고인의 뜻을 기려 서울 모 병원 장례식장에서 비공개 가족장을 치렀으며 별도의 영결식을 진행하지 않고 발인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이날 발인 예정 시간인 오전 8시보다 앞서 빈소에는 고인의 마지막 길을 추모하기 위해 생전 가까이 지냈던 재계 인사들과 LG그룹 관계자들이 모였다. LG그룹 임직원 중에선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을 비롯해 권영수 ㈜LG 부회장, 정도현 LG전자 사장 등이 아침 일찍부터 빈소를 지켰다.

이후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 허동수 GS칼텍스 명예회장, 허광수 삼양인터내셔날 회장, 허윤홍 GS건설 사장, 허세홍 GS칼텍스 사장 등 동업관계로 LG에서 계열분리됐던 GS그룹 총수 일가도 모습을 드러냈다.

사촌집안인 LS그룹에서도 고인의 사촌동생인 구자열 LS그룹 회장과 구자균 LS산전 회장이 일찌감치 발인식에 참석했다.

오전 8시에 시작된 발인식은 구 명예회장의 아들 내외, 딸 내외, 직계손주, 구씨 가족들 순서로 자리잡은 상태에서 고인의 마지막을 기리는 묵념과 추도사, 헌화 등으로 진행됐다.

추도사는 이문호 LG공익재단 이사장이 맡았다.

이문호 이사장은 추도사를 통해 “회장님은 곧 대한민국 산업의 역사를 쓰신 분이고 LG의 역사셨다”면서 “LG의 20만 임직원이 가슴에 새기고 있는 ‘고객을 위한 가치 창조’와 ‘인간 존중의 경영’이 바로 회장님의 경영사상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공장과 연구 현장에 가기를 즐기시고 현장의 사원들과 같은 눈높이에서 말씀하시며 너털웃음을 나누시던 큰형님 같은 경영인이셨다”고 고인을 회고하며 “회장님은 우리 모두가 존경하고 사랑했던 큰 별이었다”고 했다.

발인식은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30여분간 진행된 이후 마무리됐다. 장지는 유족의 요청에 따라 외부에 공개되지 않았다.

구 명예회장은 LG그룹 창업주인 연암 구인회 초대회장의 6남 4녀 중 장남으로 1970년 45세의 나이에 2대 회장에 올랐다. 이후 1995년 장남인 고 구본무 전 회장에게 자리를 물려줄 때까지 25년간 LG그룹을 이끌었다.

구 명예회장이 회장으로 재임한 기간 LG그룹은 전자와 화학을 주력으로 삼아 성장을 거듭, 취임 당시 260억원이었던 매출은 30조원대로 약 1150배 증가했고, 임직원 수는 2만명에서 10만명으로 늘었다.

항상 ‘기술’의 중요성을 강조해온 구 명예회장은 현재 LG의 주력사업인 화학과 전자부문에서 소재, 부품 사업으로의 영향력을 확대하며 오늘날 LG그룹이 재계 4위 대기업으로서 성장하는 발판을 다진 인물로 평가받는다.

유족과 LG그룹은 비공개 가족장을 치르기로 했으나 4일간의 장례식 동안 고인의 넋을 기리기 위한 재계의 조문 행렬도 이어졌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비롯해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 수석부회장 등 주요기업 총수들이 모두 빈소를 찾았다.

또 정몽규 HDC그룹 회장,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허태수 GS그룹 회장, 최정우 포스코 회장,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 이명희 신세계 회장,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이웅열 전 코오롱그룹 회장, 정기선 현대중공업 부사장 등도 고인을 애도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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