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마이너스 ‘쇼크’…올해 성장률 1%대 추락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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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4월 25일 11시 3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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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GDP 성장률 -0.3% 금융위기 이후 최저…수출·투자 부진 원인
전문가 “소비부진 동반 디플레이션 진행 중”…정부 “모든 정책 총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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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부진에 따른 수출감소로 연초 한국 경제가 휘청거리고 있다.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10년 만에 최대폭으로 감소하며 ‘성장률 쇼크’에 빠진 것이다.

예상보다 낮은 분기 실적에 당초 정부 목표치인 2.6~2.7% 성장률은 고사하고 1%대 저성장을 기록할 것이란 우려가 전문가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다.

25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 1분기 우리나라 GDP는 전분기 대비 0.3% 감소했다. 분기 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지난 2017년 4분기(-0.2%) 이후 5분기만이다. 성장률 감소폭을 놓고 보면 글로벌 금융위기 시기였던 2008년 4분기(-3.3%) 이후 41분기만에 최저 수준이다.

1분기 성장률 추락은 수출과 투자 등 실물지표 부진에서 비롯됐다는 분석이다.특히 한국 수출을 이끌어 온 반도체 수출 부진이 큰 영향을 미쳤다.

지난 3월 우리나라 수출액(통관 기준)은 471억1000만달러로 전년동월 대비 8.2% 감소하며 지난해 12월부터 이어진 수출부진이 넉달째 이어졌다. 같은 기간 반도체 수출은 단가 하락으로 전년 대비 16.6%나 감소했다

수출이 줄자 산업 생산과 투자, 소비도 연쇄 부진에 빠졌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 2월 전산업생산은 전월보다 1.9% 감소했으며, 같은 달 설비투자는 전월 대비 10.4% 줄었다. 물건이 수출이 안되고 재고가 쌓이자 생산을 줄이고 기업들도 신규 투자를 꺼리게 되는 것이다.

소비상황도 좋지 않다. 한은에 따르면 올 1분기 민간소비는 전분기 대비 0.1% 증가하는데 그쳤다. 경제상황이 좋지 않자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은 것으로 풀이된다.

최배근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기저효과도 작용했다고 볼 수 있지만 지금 우리 경제 상황의 하방리스크 핵심은 수출”이라며 “수출이 2015년 수준보다 떨어지고 있다. 당시 2015년도에 수출이 부진하면서 경제성장률을 1% 깎아 먹었다”고 말했다.

최 교수는 이어 “수출은 제조업 생산과 설비투자로 직접적 연결된다. 우리나라는 수출 주력이 제조업이고 설비투자 대부분이 제조업이기 때문”이라며 “그 충격이 성장률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수출 부진을 경기침체의 원인으로 꼽으면서 정부의 경제정책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수출과 투자가 감소하는 가운데 소비도 증가하지 않으면서 정부가 내세운 소득주도성장의 궤도수정에 대한 명확한 신호를 보내고 있다”며 “노동비용 인상이 국내 소비여건의 개선보다는 수출의 가격경쟁력을 크게 악화시킨데다, 기업입장에서 고용부담과 위험을 증가시켜 투자의 불확실성을 높이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오정근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도 “잘못된 소득주도성장에 따른 최저임금 인상과 법인세 인상 등과 같은 정책기조를 바꿀 생각을 안하고 있다”며 “그런 가운데 수출이 안좋아졌다. 그동안 그나마 반도체 수출 호황으로 괜찮았는데 지금 그런 것도 줄면서 올해 타격이 클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실물지표 부진이 성장률 하락으로 이어지자 전문가들 사이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오 교수는 “경제가 직격탄을 맞고 있다”며 “리세션(recession) 가능성도 있다고 생각한다. (1분기보다)더 추락할 가능성도 크다고 본다”고 말했다. R의 공포로 불리는 리세션은 경제가 활력을 잃고 침체되는 것을 의미한다.

성 교수는 “심각한 실물경제 위기상황으로, 2017년도 4분기를 제외하면 유일하게 마이너스 성장을 했을 뿐만 아니라 글로벌 금융위기가 한국을 강타한 2008년도 4분기 이후 최저 수준”이라며 “연간으로 보면 1.8% 성장률 정도가 되는 것인데,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과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도 이후 가장 낮은 수치가 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성 교수는 이어 “소비도 0.1% 증가에 그치면서 안좋다. 경기침체는 엄청나게 진행되는데 국민들이 물가가 떨어졌다고 느끼기는 어렵다. 왜냐면 지금 노동비용을 비롯해서 비용이 올라서 지출에 부담을 느끼는 것이다. 기업도 비용증가로 투자를 꺼리게 되는 것”이라며 “현재 우리 경제는 경기침체 하에 디플레이션이 진행 중이라고 말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세종=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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