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주 삼성전자의 ‘귀환’…외국인 한국증시 긍정적, 반도체 하반기 회복 전망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2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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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 3만7450원 추락했지만 한달새 19% 뛰어 12일 4만6050원
18년만에 주가 상승률 최대 기록
무역분쟁 완화-금리속도 조절에 외국인 ‘바이 코리아’도 영향

지난해 4분기(10∼12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주요 반도체 업체들은 ‘어닝 쇼크’를 냈다. 올해 상반기(1∼6월)도 반도체 경기는 전망이 밝지 않았다. 이에 지난달 4일 삼성전자 주가는 3만7450원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주가는 곧바로 반등해 한 달여 만인 12일 4만6050원까지 올랐다. 지난달에만 19.3% 올라 1월 상승률로는 2001년 1월(39.2%) 이후 최대였다. 이로써 글로벌 증시에서 삼성전자 시가총액 규모도 21위(11일 기준)까지 회복했다.

이처럼 코스피의 대표 격인 삼성전자의 분위기가 갑자기 반전했다는 것은 한국 증시 전반에 대한 외국인의 시각도 그만큼 긍정적으로 변했다는 것을 뜻한다. 미중 무역 분쟁에 대한 불확실성이 완화되고 각국 중앙은행이 긴축 기조를 접었다는 점, 하반기(7∼12월)부터는 반도체 경기가 회복된다는 기대감이 커진 점도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 삼성전자의 상승, 한국 증시 전체 분위기 반영

삼성전자의 주가를 끌어올린 것은 외국인이었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들은 1월 한 달간 삼성전자 주식(보통주) 2조3352억 원어치를 순매수했다. 1999년 이후 월간 역대 최대 순매수 폭이다. 올 초부터 이달 11일까지는 2조5010억 원어치를 순매수했다. 반면 같은 기간 개인투자자들은 1조5755억 원을 팔며 반대로 움직였다.

외국인들은 최근 신흥국 투자 비중을 늘리며 ‘바이 코리아’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올 초 미중 무역협상이 순조롭게 전개되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 인상 속도를 조절하겠다고 밝히자 위험 자산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진 것이다. 지난 연말 증시 침체를 겪으면서 한국 주식이 상대적으로 싸진 점도 영향을 미쳤다. 연초 애플의 실적 하향 조정 여파로 코스피가 바닥을 찍자 외국인들은 그때부터 ‘바겐세일’ 중인 한국 주식을 집중적으로 사들이기 시작했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외국인들의 상당수는 상장지수펀드(ETF) 등 패시브 펀드(전체 시장의 흐름을 따라가는 펀드)를 통해 투자한다”며 “결국 외국인의 투자는 코스피 시총 비중이 20% 안팎인 삼성전자 주식을 사는 효과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 하반기 반도체 수요 회복 전망… 투자는 조정기에

외국인들이 반도체 경기를 일각의 우려와 달리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는 점도 주가 상승의 촉매가 됐다. 증권가에서는 2분기(4∼6월) 이후 인텔이 새 중앙처리장치(CPU)를 출시하고 하반기 글로벌 통신업체들도 5G(5세대) 투자를 재개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반도체 가격이 1분기(1∼3월)나 상반기 저점을 찍고 회복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반도체 기업들이 그동안 신규 투자를 충분히 줄였기 때문에 치킨 게임에 대한 우려가 어느 정도 해소됐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이 밖에 삼성전자가 2분기 실적을 발표하는 7월에 추가 주주환원 정책을 발표하겠다고 밝힌 만큼 배당에 대한 기대감도 커졌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당장 대량으로 추격 매수에 나서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 등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은 아직도 반도체 시장을 부정적으로 보고 있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센터 기업분석부 이사는 “당분간 반도체 시장에는 호재와 악재가 반복되며 숨 고르기 장세가 이어질 것”이라며 “1분기 실적 발표 전까지 주가 조정기에 분할 매수하는 것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강유현 기자 yhk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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