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유급휴일 포함땐 최저임금 33~55% 오른다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2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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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정방식 바꾸는 시행령 개정안, 대기업까지 임금 대폭 올려야 해
洪부총리-장관들 23일 보완 논의… 24일 국무회의서 수정 의결 가능성

근로시간에 실제 일하는 시간뿐만 아니라 유급휴일까지 포함해 직장인의 최저임금을 산정하면 내년 기업들에 적용되는 최저임금 인상률이 최고 55%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최저임금 산정 방식을 무리하게 변경하려 함에 따라 소상공인과 중소기업뿐만 아니라 LG전자, 대한항공 등 상당수 대기업도 최저임금법을 위반하지 않으려면 임금을 대폭 올려야 하는 비정상적인 상황에 몰렸다.

정부는 23일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고용노동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등이 참석하는 ‘녹실 간담회’를 열어 최저임금법 시행령 개정안을 보완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이날 결론은 나지 않았지만 24일 국무회의 심의 과정에서 시행령을 일부 수정해 의결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23일 자유한국당 추경호 의원실이 내놓은 ‘최저임금법 시행령 개정안 분석’ 자료에 따르면 정부의 최저임금법 시행령 개정안이 확정될 경우 실질적인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률은 유급휴일 반영 일수에 따라 33∼55%에 이른다. 올해 최저임금위원회가 정한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률(10.9%)도 감당하기 힘든 폭인데 이 수치의 3∼5배에 이르는 인상 효과가 나는 정책이 국회 논의도 없이 정부 시행령으로 추진되는 것이다.

현행법에서 최저임금은 월급을 소정근로시간으로 나누도록 규정돼 있다. 이 소정근로시간을 실제 일하는 시간인 월 174시간으로 하느냐, 유급휴일까지 포함해 산정하느냐에 대해서는 명확한 기준이 없었다. 고용노동부는 행정해석으로 유급휴일까지 포함하고 있었지만 최근 대법원에서는 월 174시간을 기준으로 하라는 판례가 나오고 있다. 정부는 내년부터 소정근로에다 실제 일하지 않았지만 돈을 주는 유급휴일까지 합해 계산하는 것으로 법을 명확히 하겠다는 것이다.

추 의원실에 따르면 주휴수당을 포함해 146만 원의 월급을 주는 기업은 현재 기준으로는 최저임금법을 위반하지 않는다. 하지만 유급휴일이 근로시간에 포함되면 대다수 기업이 이를 위반하게 된다. 유급휴일이 주당 12시간이어서 최저임금 산정 때 월 근무시간이 226시간으로 늘어나는 기업은 월급을 42만7000원 정도 추가 지급해야 최저임금법 기준을 맞출 수 있다. LG전자, LG디스플레이,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등 상당수 대기업이 유급휴일을 12시간으로 정하고 있다. 유급휴일이 주당 16시간인 기업은 근로자에게 월 56만9100원을 더 줘야 한다.

정부는 최저임금법 시행령 개정안을 일단 원안 그대로 24일 국무회의에 상정할 예정이다. 고용부는 일단 시행령을 원안대로 의결한 뒤 최저임금법 위반에 대한 계도기간을 주고 처벌을 면제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무회의에 앞서 이낙연 국무총리는 홍 부총리와 별도로 만나 관련 내용을 논의할 예정이다.

세종=이새샘 iamsam@donga.com·유성열 기자
#유급휴일 포함#최저임금 3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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