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52시간 근무제에 달라진 백화점 문화센터 풍경…‘워라밸’ 찾는 직장인 급증

  • 동아경제
  • 입력 2018년 8월 9일 13시 5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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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일 저녁 강좌 추가 개설…직장인 선호 강좌 유치 등

신세계아카데미에 젊은 직장인 고객이 접수를 하고 있는 모습.
신세계아카데미에 젊은 직장인 고객이 접수를 하고 있는 모습.
주 52시간 근무제가 시행된 지 한 달여가 지나면서 ‘워라밸(work and life balance, 일과 삶의 균형)’을 찾는 2030세대 직장인들이 백화점 문화센터로 몰리고 있다. 백화점 문화센터들은 저녁 있는 삶이 가능해진 직장인들을 겨냥해 평일 저녁 강좌를 강화하고, 젊은 직장인들이 선호하는 강좌를 대폭 늘리는 등 수강생 수요를 선점한다는 목표다.

8일 업계에 따르면 백화점 문화센터는 도심 한가운데 자리해 접근하기 쉽고 상대적으로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다.

롯데백화점은 문화센터를 찾는 2030대 고객들이 늘어남에 따라 2030대 직장인 대상 워라밸 강좌를 지난해보다 약 150% 늘렸다. 롯데백화점에 따르면올해 문화센터 수강생 중 2030대 고객은 전년 보다 15% 이상 늘었고, 젊은 엄마 고객을 제외한 2030대는 전년보다 30% 이상 증가했다.

특히 이번 봄 학기에 실험적으로 시행한 워라밸 테마 강좌 수강생은 지난해 봄 학기보다 37% 가량 신장했고, 여름 강좌 또한 워라밸 강좌 비중을 전체 강좌의 30%가량으로 강화했다.

신세계백화점은 이번 가을학기 아카데미 수강생을 모집하면서 워라밸 관련 강좌 비중을 10~15% 늘렸다. 강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와인 소믈리에 자격증 과정’ ‘베이직 드럼’ ‘1대 1 필라테스’ 등 직장인들이 좋아하는 취미 관련 강좌는 벌써 마감됐다.

젊은 층 수강생 역시 점점 늘어나는 추세다. 신세계 아카데미 관계자는 “지난해에는 20~30대 수강생 비중이 8%에 그쳤으나 지난 학기에는 20%에 달하는 등 두 배 이상 늘어난 셈”이라고 말했다.

신세계 아카데미측은 최근 야근과 회식을 줄이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52시간 근무 제도를 시행하는 기업이 늘어나면서 일찍 퇴근하는 직장인들이 문화센터로 몰리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이를 반영해 신세계 아카데미는 이번 가을학기에 드로잉·댄스·음악·운동 등 젊은 세대가 관심 있는 강좌를 다수 마련하고 수강 인원 역시 20%가량 확대하는 등 수요 선점에 나섰다.
현대백화점 문화센터에서 필라테스 수업을 듣고 있는 수강생 모습.
현대백화점 문화센터에서 필라테스 수업을 듣고 있는 수강생 모습.

현대백화점은 직장인 대상으로 평일 저녁 6시 이후와 주말에 진행하는 정규 강좌를 지난해 가을학기 보다 20% 가량 추가 개설한다. 유럽와인을 시음하는 강좌부터 ‘굿바이 곰손 메이크업’ ‘체형교정 필라테스’ 등 다양한 강좌를 진행할 예정이다.

또 직장인들이 선호하는 ‘원데이 특강’ 역시 1800여개 늘렸다. 원데이 특강은 1회 1~2시간만 진행해 직장인들에게 인기가 높다. 평일 오후 6시 이후에 진행하는 특강의 경우 직장인들이 좋아하는 미술·요리·실내운동 강좌들로 구성했다.

현대백화점이 지난달 24일부터 전국 15개 점포 문화센터에서 접수를 진행하고 있는 ‘2018년 가을학기 강좌’ 신청 고객을 분석한 결과 ‘원데이 특강’ 신청자 비중이 50.3%에 달했다. 특히 육아분야를 제외한 취미 특강을 접수한 고객 중 절반이 넘는 52%가량이 2030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정규강좌를 수강하는 고객들(20~30%)의 2배 수준이다. 또한 특강을 2개 이상 신청한 고객이 32.8%였는데, 이 중 76.8%가 20~30대 고객이다.

백화점들은 문화센터를 찾는 젊은 직장인 발길이 반가운 모양새다. 문화센터가 백화점의 문턱을 낮춰주면서 매출에도 도움을 주기 때문이다.

신세계백화점의 경우 일반 고객들이 백화점을 이용한 횟수가 월 평균 1.2회인 것에 반해 아카데미 회원이 이용한 횟수는 월 평균 약 8회로 6배가 넘는다. 연간 사용액이 2000만 원 이상인 VIP고객의 비중 역시 일반 고객보다 8배가량 높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여가 시간이 늘어난 젊은 직장인들 사이에서 ‘취미 찾기’ 바람이 불면서 ‘원데이 특강’을 2개 이상 신청해 들어보고 정규 강좌를 신청하는 고객이 늘어나고 있다”며 “백화점 문화센터의 특강은 유명 강사가 진행하는 양질의 강의를 저렴한 가격에 체험할 수 있어 특히 인기가 많다”고 설명했다.

동아닷컴 박지수 기자 jis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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