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홈쇼핑, 업계 첫 새벽배송

  • 동아일보

10일부터 신선식품 서비스 시작
마켓컬리 새벽배송 성공에 자극… 식품-유통업체들 경쟁적 뛰어들어
주 52시간제-1인가구 증가 영향… 시장규모 커져 올 4000억원 예상

현대홈쇼핑 직원이 경기 군포에 있는 물류센터에서 상품 배송을 준비하는 모습. 현대홈쇼핑 제공
현대홈쇼핑 직원이 경기 군포에 있는 물류센터에서 상품 배송을 준비하는 모습. 현대홈쇼핑 제공
식품·유통 업체에 이어 홈쇼핑 업체도 신선식품의 새벽배송 시장에 뛰어든다.

현대홈쇼핑은 10일부터 업계 최초로 현대H몰 내 식품 코너인 ‘싱싱 냉동마트’에서 유제품 등 일부 품목의 새벽배송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8일 밝혔다. 현대홈쇼핑 측은 CJ대한통운과 새벽배송 전문 업체인 ‘하루로지스’와 손잡고 새벽배송 시스템을 구축해 서울 전 지역에서 시범 운영할 계획이다. 현대홈쇼핑 관계자는 “배송 가능 품목을 현재 400여 개에서 연말까지 1000여 개로 확대하고 배송 대상 지역도 분당, 위례 등 수도권 신도시 지역으로 넓힐 것”이라고 밝혔다.

○ 시장규모 4000억 원, 쑥쑥 크는 새벽배송


새벽배송은 전날 특정 시간까지 주문한 상품을 다음 날 아침까지 배송해주는 서비스다. 스타트업인 ‘마켓컬리’가 2015년 국내에서 처음으로 ‘샛별배송’을 선보였다. 그동안 신선식품의 새벽배송은 식품에 대한 재고 및 품질 관리가 까다롭고, 높은 인건비로 배송 원가가 비싸진다는 이유 등으로 기존 유통업체들이 진출하지 않던 영역이었다.

하지만 마켓컬리가 서비스 시작 3년 만에 월 매출 100억 원을 달성하는 등 성공을 거두자 국내 식품기업과 유통업체들이 최근 1년 새 새벽배송 서비스를 경쟁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지난해 6월 GS리테일이 온라인몰을 통해 ‘GS프레시’를 도입한 데 이어 올해 이마트, 롯데마트 등 대형마트와 현대백화점이 새벽배송 서비스를 잇달아 선보였다. 한국야쿠르트는 지난해 7월 가정간편식 브랜드 ‘잇츠온’의 새벽 정기 배송 서비스를 도입했다. 편의점인 CU도 SK플래닛이 인수한 신선식품 업체 ‘헬로네이처’에 투자하며 새벽배송 서비스 시장에 뛰어들었다. 쿠팡은 최근 특허청에 ‘로켓 새벽배송’ 상표를 등록하며 신선식품 새벽배송 서비스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도 식품을 온라인상으로 판매하는 ‘푸드 O2O(온·오프라인 연계)’ 업체들이 새벽배송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2015년 100억 원대에 불과했던 새벽배송 시장규모는 올해 40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 주 52시간제, 1인 가구 증가로 수요 늘어

새벽배송 시장이 커지는 이유는 1, 2인 가구 및 맞벌이 가족이 늘어나고 주 52시간제 도입으로 집에서 식사를 하는 가정이 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현대H몰 식품 매출에서 20, 30대가 차지하는 비중이 지난해 처음 50%를 넘어섰다. 이들의 월평균 객단가(1인당 구매액)는 20만 원대로 현대H몰 전체 월평균 객단가보다 2배가량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평소 새벽배송 서비스를 자주 이용하는 맞벌이 직장인 박모 씨(38)는 “일찍 퇴근하는 날이 많지만 직접 장을 보는 게 번거로워 신선식품은 주로 온라인 구매를 통해 새벽에 물품을 받는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홈쇼핑의 홍성일 e영업전략팀장은 “아직까지 신선식품은 온라인 판매가 덜 이뤄진 분야일 뿐만 아니라 패션 및 생활용품과 달리 재구매율이 높아 향후 잠재력이 높다”며 “배송 및 결제 편의성을 높이고 온라인상에서 차별화된 신선식품을 판매하기 위한 업체 간의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염희진 기자 salthj@donga.com
#현대홈쇼핑#새벽배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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