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방통위, 이통3사 ‘망 사용료’ 실태조사…정부 조사로는 처음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7월 31일 11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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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국내에서 인터넷 서비스 사업(ISP)을 하는 이동통신 3사에 대한 ‘망 사용료’ 실태조사를 벌인다. 이통사에 지급하는 망 사용료 부담이 과다하다는 정보통신기술(ICT) 창업자들의 지적을 받아들인 것이다. 정부가 이통사의 망 사용료 현황을 들춰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31일 방송통신위원회 관계자는 “이효성 방통위원장의 지시로 3분기(7~9월)에 이통사의 망 사용료 책정 체계에 대한 실태조사에 나설 것”이라면서 “대상 사업자 선정, 조사 기간 등 구체적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고 밝혔다.

방통위는 이통사가 거둬들이는 망 사용료가 얼마인지, 대기업과 스타트업에는 어떤 기준으로 망 사용료를 받고 있는지 등을 중점적으로 살펴볼 예정이다. 협상력이 우세한 대기업에 비해 스타트업이 부당하게 많은 사용료를 지불하고 있는지를 들여다보겠다는 것이다.

이통사는 현재 협상 대상자 간 영업비밀이라는 이유로 망 사용료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통신업계에 따르면 이통사가 콘텐츠 기업들로부터 받는 망 사용료가 연간 약 4400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방통위원장의 지시는 ‘인터넷 상생 발전을 위한 현장의 목소리’ 청취를 위해 13일 열린 국내 중소 콘텐츠 사업자(CP), 스타트업과의 간담회장에서 나왔다.

이날 행사에서 스타트업들은 “이통사의 과다한 망 사용료 청구로 인해 성장이 저해되고 있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많은 스타트업들이 국내 이통사의 데이터센터(IDC) 서버를 임차한 뒤 이와 연결된 통신사의 전용선을 이용하는 대가(망 사용료)를 내고 있다. 행사에 참여한 한 스타트업 대표는 “서비스 원가의 20~30%를 망 사용료로 지급하고 있다”고 했다.

스타트업 이익대변단체 코리아스타트업포럼은 “한국의 망 사용료는 미국에 비해서도 월등히 높다”면서 “이통사와의 협상력을 갖추지 못한 스타트업들은 과다한 망 사용료 부담으로 혁신과 아이디어를 시장에 내보이지도 못한 채 주저앉고 있다”고 주장했다.

신무경 기자 ye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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