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지는 전자소자 개발… 물에 녹여 분해시점 조절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6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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첩보영화처럼 암호전달뒤 자동파괴

첩보영화에서는 중요한 메시지를 전달한 뒤 자동으로 파괴돼 사라지는 암호 전달 장치가 등장한다. 증거를 남기지 않고 보안을 유지하기 위해서다. 이런 장치에는 ‘일정 시간 뒤에 스스로 파괴되는 반도체 소자’가 필수인데, 최근 국내 연구팀이 이 소자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윤진수, 한정민 국민대 전자공학부 연구원팀은 물에 잘 녹는 특성을 지닌 플라스틱(폴리비닐알코올)을 3차원(3D) 프린터로 인쇄해 편평한 회로 기판을 만들었다. 그 뒤 반도체 신소재인 ‘탄소나노튜브’로 회로를 구성해 폴리비닐알코올 기판 위에 심었다. 이렇게 완성된 트랜지스터는 원할 때 물만 가하면 기판이 사라지며 분해된다. 마치 피자에서 빵(도) 부분을 제거하면 위에 얹은 토핑이 뿔뿔이 흩어지는 것과 비슷하다. 연구팀은 3D 프린터로 기판의 밀도와 두께를 조절해 트랜지스터가 분해되는 시점을 바꿀 수 있다는 사실도 발견했다. 연구 공동책임자인 최성진 국민대 전자공학부 교수는 “사용자 의도에 따라 분해 시점을 조절할 수 있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윤신영 동아사이언스 기자 ashilla@donga.com
#전자소자#자동파괴#반도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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