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쁘고 화려하게… 女心 훔치는 고급시계들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4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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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계박람회 ‘바젤월드2018’

지난달 27일 스위스 바젤에서 열린 시계 주얼리 박람회 ‘바젤월드 2018’에서는 여성들을 공략한 제품들이 눈에 띄었다. 바젤=강승현 기자 byhuman@donga.com
지난달 27일 스위스 바젤에서 열린 시계 주얼리 박람회 ‘바젤월드 2018’에서는 여성들을 공략한 제품들이 눈에 띄었다. 바젤=강승현 기자 byhuman@donga.com
‘여심(女心)을 잡아라.’

지난달 27일 스위스 바젤에서 열린 시계·주얼리 박람회 ‘바젤월드(Basel World) 2018’ 현장에는 크기가 작고 장식이 화려한 시계들이 주조연 역할을 했다. 현장에는 여성 고객들을 사로잡을 만한 예쁘고 화려한 제품들이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오메가가 ‘바젤월드 2018’을 통해 첫선을 보인 여성 전용 라인 트레저(왼쪽)와 패션 브랜드 샤넬이 자체 개발 동력장치를 장착한 보이프렌드 스켈레톤. 각사 제공
오메가가 ‘바젤월드 2018’을 통해 첫선을 보인 여성 전용 라인 트레저(왼쪽)와 패션 브랜드 샤넬이 자체 개발 동력장치를 장착한 보이프렌드 스켈레톤. 각사 제공
지금껏 바젤월드는 남성 중심 제품들이 주인공인 경우가 많았다. 파텍필립, 위블로, 브라이틀링, 오메가 등 유명 시계업체들이 대거 참여해 ‘크고 기능적인 요소를 강조한’ 제품들을 주로 선보였기 때문이다. 전문 시계 브랜드의 단골고객 대부분이 남성이라 남심(男心)을 저격한 제품들을 앞다퉈 내놓은 건 어찌 보면 당연했다. 올해 바젤월드는 달랐다. 여성 고객을 겨냥한 듯 시계 크기가 직경 40mm 미만의 제품들을 여럿 선보였다. 스포츠시계로 잘 알려진 태그호이어 부스에는 ‘LADIES’라고 적힌 여성 제품 섹션이 따로 마련돼 있었다. 한 외국인 여성은 “태그호이어는 남자 시계라는 생각이 있었는데, 생각보다 많은 여성 제품이 전시돼 있어 놀랐다”고 말했다.

날개 모양의 브랜드 로고로 잘 알려진 브라이틀링도 여심 사로잡기에 적극 뛰어든 모습이었다. 파일럿 시계로 유명한 브라이틀링은 올해부터 브랜드 로고를 날개 모양에서 알파벳 B 모양으로 바꿨다. 과거 클래식 모델에 한해 B 로고를 혼용한 적이 있긴 하지만 브라이틀링의 상징인 날개 모양 로고를 포기한 것은 업계에 꽤 큰 충격이었다.

브라이틀링 관계자는 “날개 모양 로고가 남성적 이미지가 강해 소비자층을 확대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면서 “앞으로 여성들을 공략한 제품들을 계속 내놓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브라이틀링은 이날 베스트셀링 모델인 내비타이머1의 직경 38mm 모델도 공개했다. 지금까지 40mm 미만 크기의 모델을 출시한 적이 없었지만 올해는 크기가 작은 남녀 공용 제품을 처음으로 선보인 것. 올해 하반기(7∼12월)에는 여성들만 공략한 제품 라인을 최초로 선보이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상대적으로 남성 제품이 많은 오메가도 올해는 작심한 듯 여성 전용 라인인 ‘트레저’를 선보였다. 미(美)적 측면을 강조한 트레저는 직경 36, 39mm 모델로 시계 뒤쪽에는 여성 고객들을 의식한 듯 거울을 장착했다.

시계업체의 한 관계자는 “고급 시계 브랜드 대부분이 남성을 타깃으로 한 제품들에 집중했지만 최근 하이엔드 시계에 대한 여성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여성 라인을 확대하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한편 하이엔드 시계에 관심을 갖는 여성 소비자들이 많아지면서 그동안 동력장치(무브먼트)를 빌려와 제품을 생산했던 까르띠에, 샤넬 등 명품 패션 브랜드들도 시계 개발에 직접 뛰어들고 있다. 샤넬은 2016년 브랜드 최초로 자사 동력장치를 장착한 제품을 출시했고 올해 세 번째 제품을 선보였다. 까르띠에는 이보다 앞선 2010년 자사가 개발한 동력장치 제품을 내놓으며 전통 시계 브랜드의 영역에 발을 들여놓았다.

바젤=강승현 기자 byhu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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